콩을 꺾어 놓고
자주 오는 비에
엎어 놓고 맞추고 제쳐 놓고 맞추다
또 비가 온다기에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좀 덜 마른 걸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우격다짐으로 다 털어 치웠어요.
이틀을 급하게 훌 볶은 탓에
이틀 아침을 못 일어나 엉금엉금 가어 다니긴 했지만
몸은 고돼도 마음이 편하니 좋잖아요.
그전엔 많으나 적으나 다 도리깨로
두드려 털어서 힘이 배로 들었지만
지금은 저렇게 통에다 넣기만 하면
털어져 나오니 늙어 힘 빠진 사람들도 콩 털기는 좀 수월해 졌어요.
또 풍구에 부치고 말려서 골라야 하지만
일단 콩 섶에서 알만 빼놓으면
손질하는 건 집안에서 하니 걱정 없어요.
깨끗이 손질해 잘 말려 놓으면
또 어느 고운님들 밥상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예쁜 자태를 뽐내겠지요.^^
콩 부자~~
뿌듯~~!
11시부터 비가 온다더니 정말로 딱 11시 되니 비가 내리네요.
따뜻한 아궁이 불 앞에 앉아
줄콩 썩은 알을 골라내며
"쫙쫙 더 쏟아져라 ~우린 콩 다 털었다~~^^"
슬금슬금 불때는 옆에 들어와 쭈그리고 앉았던 남편이
"맘뽀를 그렇게 쓰면 안 돼~"
"뭔 맘뽀~?"
"저 아랫집은 콩이 아직 밭에 있는데~"
"똑같은 날에 똑같은 비 오는데 누구는 뭐 손 네 개씩 달렸나~?"
맘뽀든 심뽀든 아무튼 비 오기 전에 콩 다 털어 들여놓으니
아주아주 홀가분하고 기분 좋아서
별 그지 같은 소리를 다 들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첫댓글
올 콩농사는 잘 되였군요.
남들보다 먼저 일을 끝내면 홀가분하지요.
이젠 좀 쉬셔야 하는데
조청 다시 만들고 일거리가 끝나지를 않는군요.,
돈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
올 여름 콩 꽃필때 비가 많이 내려서
빈 꼬투리가 많아요.
그래도 저만큼이라도 나와준게 대견하더라구요.
쉬어야 하는데
올해 이상하게 조청 주문이 많아서 쉴새가 없네요.
그러게..
이젠 뒤란에서 조청하는일만 남았겠네..
올한해도 너무너무 수고했어..
겨우내내 건강잘 지키고 있다 내년봄에 또...
겨울이 시작이다..
언제 12월이 가고 1월. 2월이 가니?
나이먹는건 생각않고 겨울 가기만 기다린다 ㅎ
어제 오늘 많이 춥다.
오후엔 눈발도 풀풀 날리더니..
멀리 보이는 치악산 정상엔 눈이 하얗게 왔드라..
감기 조심하고..
올해는 화천 여자가 조청을 좀 많이 파네?
쉴시간이 없었어,
이제 한 서너번만 더 하고 정말 쉬려고
이젠 점점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일은 잘 못 할거 같아
그전에 봐서 알지만 나 겨울에 속에 긴팔 답답해 못 입고 다녔잖아.
이젠 내복 입어야 나가 움직이겠더라고
올 한해 수고 했다는 친구의 인사를 받으니 고맙네~
"쫙쫙 더 쏟아져라 ~우린 콩 다 털었다~~^^" 빙고, 으2그 ㅎ
이젠 뭐 콩밥을 먹던지 두부를 하던지 오야맘 이네요 ^^
많으셨어요. !!!
딱 그 기분이었으니까요 ㅎㅎㅎ
콩밥.. 맛있어요 강낭콩 먹어본지도 ?? 운제인지. ?? 편히 쉬세욤
강낭콩밥 싫어 하는 사람도 있어요.
지니 누님!
도리깨질은 제가 조금 잘 해요...ㅋㅋ
늘 건강 하세요..
그럼 진작좀 와서 해줬어야지요.^^
고생하셨네요
부자시네요 누님
전 도시가 고향이라서 잘몰라요
그냥 시골가서 보기만 했지요
무척 따뜻한 날씨네요
항상 건강하시고요
감사합니다
콩떠는 날은 놀지도 못합니다
옛날엔 마당에다 콩을 도리깨로 떨려고 잔뜩 깔아놓습니다 .
저는 그 콩을 밟고 학교로 가고 .
오후에 집으로 돌아 오면 콩은 벌써 다 떨고
옆집 아저씨랑 바람개비 돌리고 있었지요.
아버지는 저를 기다렸다는듯이 바가지룰 주시며 울타리 쪽으로
튀어나간 콩을 주우라고 하네요.
그때만 해도 그거 하기 진짜 싫었는데
그런 기억이 아직 생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