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소나기
그녀의 목소리가 흠뻑 젖어 있었다
언젠가, 불현듯, 날 다녀간 그녀가 따귀를 후려치고 도망가던
그녀가 널 믿지 못하겠다며 퍼붓던 그녀가 폭염 사이로 내뱉던
짧은 말들이, 벼랑으로 몰아붙이던 맵디매운 말들이,
어느새 내 몸속으로 스며들던 말들이
지독한 열병 속으로 투명하게 갇힌다
- 이송희, 시조 ‘소나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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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구촌 최대 문제는 이상기후로 생기는 자연재해일지도 모릅니다
이상 고온, 이상 태풍, 폭설, 해일 등등 끊이지 않는 재해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숲에 들었을 때 갑자기 온 나무들이 바람을 일으킬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후드득 비를 쏟을 때, '소나기는 피하고 보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 아래서 가만 기다리고 있으면 이내 잠잠해지기도 합니다
어느덧 유월도 중순을 지나는 중입니다
소나기처럼 반가움이 오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소나기처럼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당황하거나 호들갑 떨지 않고 기다리다 보면 평소처럼 슬쩍 지나갑니다
국회의원들이 내뱉는 온갖 현실진단도 그런 요란한 소나기 같지 않나요?
'메뚜기도 한 철, 소나기도 잠깐'이란 우스개처럼 잘 지나가길 바라는 아침입니다
하룻길 천천히 걸으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