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youtu.be/RZQzubm_NjM?si=U0FeRnlvdjTInQa4
Bizet - Carmen, « Les voici ! Voici la quadrille » - COGE
Choeur Les voici! Voici la quadrille! Le quadrille des toreros. Sur les lances, le soleil brille! En l'air toques et sombreros! Les voici, voici la quadrille, Le quadrille des toreros! (Le defile commence) Voici, debouchant sur la place, voici d'abord, marchant au pas, L'alguazil a vilaine face. A bas! a bas! a bas! a bas! (Entree des chulos et des banderillos.) Et puis saluons au passage, Saluons les hardis chulos! Bravo! viva! gloire au courage! Voyez les banderilleros, Voyez quel air de cranerie! Quels regards, et de quel eclat Etincelle la broderie De leur costume de combat! (Entree des picadors) Une autre quadrille s'avance! Voyez les picadors! Comme ils sont beaux! Comme ils vont du fer de leur lance Harceler le flanc des taureaux! L'Espada! Escamillo! (Parait enfin Escamillo ayant pres de lui Carmen radieuse et dans un costume eclatant.) C'est l'Espada, la fine lame, Celui qui vient terminer tout, Qui parait a la fin du drame Et qui frappe le dernier coup! Vive Escamillo! Vive Escamillo! Escamillo, bravo! | 합창 투우사들의 집단인 쿠아르디아가 도착했네. 태양이 창과 모자와 솜브레로를 위해 빛나네. 투우사의 집단인 쿠아르디아가 도착했네. (쿠아르디아의 행진) 자, 못생긴 보안관이 광장으로 들어오는구나. 무엇보다도 보조를 맞추어라. 쫓아내라, 쫓아내. (슈로와 반데리에로 등장) 그럼 환영하자. 그들이 지나갈 때 용감한 쥬로들을 환영하자. 만세! 만세! 그들의 용감성 만세! 반데리에로를 보라! 보라, 그들의 멋있는 모습과 눈빛을, 그들 싸움옷의 장식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가를. (피카도르들의 등장) 또다른 쿠아드리아가 다가온다. 피카도르를 좀 봐, 참 잘들 생겼네! 그들은 창끝으로 황소 옆구리를 찌를 거야! 검객이다! 에스카미요다! (에스카미요가 최후에 나타난다. 바로 옆에 카르멘이 화려한 옷을 입고 행복하게 서 있다) 투우사다. 능숙한 검객이고, 모든 것을 마무리짓는 사람이다. 그는 경기 마지막에 등장해 최후의 일격을 가하지. 만세! 에스카미요 만세! 에스카미요 만세! |
The Opera Carmen
카르멘은 세계에서 인기있는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친숙한 선율과 관능적인 열정이 넘치는 음악, 스페인적인 색체에 각기 개성이 뚜렷한 등장 인물들이 펼치는 여실한 인간극은 한 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다. 「카르멘」상연에는 크게 두 가지 경향이 있다. 오페라 꼬미끄 형식과 그랜드 오페라 형식이다. 1875년 3월 3일 파리의 오페라 꼬미끄 극장에서 초연한 것은 대사를 곁들인 오페라 꼬미끄 형식의 오리지널 판이었다.
그 후 이 명작 오페라는 갖가지로 손을 대서 조금씩 변모하는 과정을 겪는다. 먼저 초연 직후에 비제 자신이 제 3 막의 호세와 에스카미요의 대결 장면을 단축하는 등, 에스카미요의 성격이 좀 모호하게 바뀌었다. 같은 해 10월에 비엔나에서 그랜드 오페라 형식으로 고쳐 상연하기로 했으나 그 동안에 그만 작곡가가 죽어, 그의 친구 작곡가인 기로(Ernest Guiraud, 1837 - 92)가 대사 부분을 아주 간단한 레치타티보로 바꾸었다.
그 결과, 준 주연급 인물과 조역의 존재가 약화되어 극 속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부분이 생겼다. 또 기로는 제 2막의 술집 장면에 비제의 다른 작품을 써서 발레를 추가했다가 곧 마지막 막(본래는 제 3 막 2장) 서두로 옮기고, 대신 비제가 쓴 장사꾼들의 합창을 빼버리는 공연을 관용화시켰다.
그리하여 파리에서 오리지널 판이 "바그너의 아류"라는 까닭없는 혹평을 받은 것과는 달리 그랜드 오페라 판은 절찬을 받고 세계적인 인기 작품으로 뻗어 나가는 길잡이가 되었다. 1964년에 외저(Fritz öser)가 교정판을 낸 뒤부터 오페라 꼬미끄 형식의 원전판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져 오늘날에는 그 공연이 거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주요등장인물 카르멘(집시, 메조 소프라노) 돈 호세(하사, 테너) 미카엘라(돈 호세의 약혼녀, 소프라노) 에스까미요(투우사, 바리톤 ) 모랄레스(상병, 바리톤) 주니가(소위, 베이스) 당까이르(밀수꾼, 바리톤 또는 테너) 레멘다도(밀수꾼, 테너) 후라스키타(집시처녀, 소프라노) 메르세데스(집시처녀, 소프라노) |
오페라 줄거리
전주곡
아마 웬만한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들어 본 일이 있는 유명한 곡이다. 발랄한 생기가 넘치는 도입부 안에 에스카미요의 밝은 행진곡풍 주제와 아주 대조적인 호세의 어두운 운명의 주제를 교차시키면서 뒤에 전개될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교묘하게 모아 엮은 걸작이다.
제 1 막
[세빌랴의 광장. 오른 쪽에는 담배공장이, 왼쪽에는 군대 위병소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모랄레스 상병과 부하 위병들이 길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곧 미카엘라가 조심스럽게 찾아와 모랄레스에게 돈 호세 하사를 면회왔다고 말한다. 모랄레스는 교대시간이 되면 곧 돈 호세 하사가 올테니 기다리라고 했지만 그녀는 수줍은 듯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난다.
멀리서 교대시간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병사들이 정렬하면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교대 위병 행렬이 대장 주니가 소위와 돈 호세 하사의 인솔아래 나타난다. 모랄레스가 호세에게 방금 전 아가씨가 찾아왔다 갔다고 알리고 역시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 대원을 인솔하고 퇴장한다. 그 말을 들은 호세는 기뻐하며 좀전에 찾아왔다는 고향의 아가씨 미카엘라를 사랑하고 있다고 대장 주니가에게 말한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거리의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담배공장의 여공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면 젊은 군인들이 환성을 지르며 그녀들을 맞는다. 여공들과 함께 카르멘이 등장하고 그녀는 문득 호세에게 이끌린다. 왜냐하면 다른 군인들과는 달리 호세는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호세에게 호기심을 품으며, "사랑은 변덕스런 새, 아무도 길들이지 못해. 거절하려고 마음 먹은 그를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어!"하고 유명한 하바네라(Havanaise: L'amour est un oiseau rebelle)를 노래한다. 다른 남자들이 카르멘에게 접근하여 군침을 흘리며 그녀의 환심을 사 보려고 수작을 부리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호세에게 들고 있던 붉은 장미꽃을 던진다.
곧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 자리에 혼자 남은 호세는 어느새 카르멘의 매력에 사로잡힌 채, 그녀가 던진 꽃을 줍는다.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전 카르멘의 강렬한 눈빛과 선정적인 자태가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마침 그 때 미카엘라가 찾아와 호세는 다시 정신을 차린다. 두사람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고, 미카엘라는 호세에게 그의 어머니의 편지와 돈을 건네주고 어머니가 전하는 말을 들려준다. 둘은 함께 감격하며 고향 생각에 잠기지만 호세의 머리속엔 방금 전의 카르멘의 모습이 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미카엘라가 돌아간 후,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나서 호세는 자신이 순간 카르멘의 유혹에 홀렸으며, 어머니의 소원대로 미카엘라와 결혼하리라 다짐한다.
갑자기 무대 뒤에서 요란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공들이 뛰쳐나와 두 편으로 나뉜다. 한쪽은 카르멘을 옹호하고 또 한쪽은 다른 여자를 옹호하고 있다. 소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온 대장 주니가는 누구말을 들어야 할 지 난감해 진다. 그는 호세를 보내 진상을 조사해 보도록 지시한다. 잠시 후 호세는 싸움의 장본인으로 카르멘을 지목하고 그녀를 끌고 나온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주니가가 묻자, 카르멘은 "트랄라라! 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지."라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딴전을 피운다. 주니가는 그렇다면 감옥에서 실컷 노래나 부르라고 호통치며 호세에게 카르멘을 지키고 있으라 지시한 뒤 자신은 영장을 가지러 나간다. 카르멘은 두 팔이 묶여 있다. 호세와 단 둘이 남게 되자 그녀는 은근한 어조로 말을 건다. 호세가 입다물라고 일축해 버리자 카르멘은 '세기디야(Pres des remparts de Seville)'라는 노래를 부르며 친구가 경영하는 술집에 가서 화끈한 사랑이나 나누자고 유혹한다. 순진한 호세는 카르멘의 '세기디야'가 흘러나오는 동안 처음에는 그 유혹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에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만다. 그는 카르멘에게 되묻는다. 이 사랑이 진정이냐고. 진정 그대는 날 사랑하느냐고. 호세의 이 물음에 카르멘은 "YES"해 버리고, 호세는 순간적으로 다른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카르멘의 팔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고 그녀를 도망치도록 돕는다. 주니가가 영장을 갖고 왔을 때, 틈을 보아 카르멘이 호세를 떠밀테니까 쓰러지라고 귓속말을 하고는 곧 그를 밀어제친 뒤 혼란을 틈타 도망가 버린다.
제 2 막
[릴랴스 빠스티야의 주점]
그동안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껏 불쌍한 호세는 카르멘을 풀어준 죄로 대신 영창신세를 져야 했고, 도망나온 카르멘은 술집에서 남자들과 노닥거리고 있다. 이 술집에서 주니가 대위도 놀고 있다. 그녀는 술집 호스티스와 다를 게 없는 분위기다. 술집의 뿌연 담배연기 속에서 집시 여자들이 탬버린들 들고 춤을 춘다. 저편에서 노닥거리고 있던 카르멘과 다른 두 집시 친구들도 어느덧 함께 춤을 추고, 그러면서 장면은 자연스럽게 카르멘의 노래 '신나는 트라이앵글 소리(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로 이어진다. 문 닫을 시간이 되자 주니가는 카르멘을 풀어준 죄로 대신 감옥에 들어갔던 호세가 풀려났다고 카르멘에게 알려준다. 이 말을 들은 카르멘의 눈이 반짝 빛난다. 호세가 반드시 오늘 이 곳에 올 것임을 확신하는 그녀는 몹시 들떠 있는 모습이다. 이때 투우사 에스카미요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술집에 나타난다. 에스카미요는 등장과 동시에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 '토레아도르(토레아도르는 투우사를 지칭하는 일반명사) 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를 열창한다. 노래가 시작되자 술집의 여자들은 너무 좋아 완전히 맛이 가버린 분위기다. 여자들이 한번 만나보기만 하면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잘생긴 미남에다 돈과 명예, 남자다운 매력까지 겸비한 만인의 연인인 에스카미요. 이런 그를 지켜보면서 열광하는 팬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이렇듯 대단한 상대가 카르멘한테만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도 그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호세가 오늘 감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호세가 오늘 밤 이 술집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있다. 사람들이 모두 가고 난 뒤 술집 주인 겸 밀수업자인 당까이르와 레멘다도가 들어와 카르멘이 반했다는 호세를 자기네 일당에 끌어들이자고 의논한다. 카르멘은 일단 그 제안을 거절하지만 밀수업자들의 끈질긴 설득에 곧 생각을 바꾸어 버린다. 드디어 기다리던 호세가 나타나고 카르멘을 남겨두고 모두가 자리를 피해준다. 카르멘은 캐스터네츠를 울리면서 '그대와 함께 춤을 추리 je vais danser'라는 노래를 불러 그를 위로한다. 호세는 카르멘의 이 유혹적인 노래에 넋이 나갈 지경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멀리서 부대 귀환시간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는 마음이 초조해진다. 호세가 착잡한 심경으로 부대로 돌아가야 되겠다는 말을 하자 카르멘은 호세에게 날 사랑하지 않는게 분명하다며 성질을 버럭 내버리고 정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라고 쏘아 붙인다. 그러자 호세는 카르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노래한다. '당신이 내게던진 이꽃은 La fleur que tu m'avais jetee..' 이 노래 속에서 호세는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 지를 고백한다. 그는 감옥살이를 하면서도 카르멘이 처음 자기에게 던져 주었던 꽃을 간직하고 있었노라고 말한다.
그 꽃은 이미 시들었지만 내겐 아직도 그 향기가 변치 않고 남아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카르멘은 호세의 이 고백에 감동은 커녕 오히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한다. 호세는 이러한 카르멘의 태도에 기가 막혀 어쩔 줄 몰라해 한다. 이때다싶은 카르멘은 비로소 속내를 드러낸다. "그대 사랑이 진정이라면 군대 따위는 잊어버리고 나와 함께 산 속으로 가서 자유롭게 살아요." 호세는 거의 카르멘에게 넘어가기 직전 순간적으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그는 단호하게 카르멘의 제안을 거절한다. 겨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카르멘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호세 앞에 주니가 대위가 나타나 카르멘 보고 "저런 사람은 당신 같은 여자를 상대할 자격이 없지. 나 같은 장교를 놔두고 지위도 형편없는 병사와 놀아나다니. 아무래도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값싼 선택이야."라고 말한다. 이말에 격분한 호세는 먼저 칼을 빼들고 주니가 대위와 싸움을 벌인다. 옆방에서 듣고 있던 무리들이 와서 싸움을 말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호세는 이제 자신의 상관에게 칼까지 빼들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좋든 싫든 카르멘과 함께 산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제 3 막
[세빌랴 근처의 바위투성이 산 속. 한밤 중]
어쨌든 밀수꾼의 소굴에서 사랑의 보금자리(?)를 틀게 된 호세는 이런 산속에서 밀수나 하는 자신의 처지가 싫다. 자식이 아직도 군대에서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 카르멘 역시 호세가 영 못마땅하다. 도대체 그가 무엇때문에 매사에 시큰둥하고 맥빠진 꼴을 하고 있는지 한심하기만 하다. 멍청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 호세에게 카르멘이 무얼 생각하냐고 묻자 호세는 어머니를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카르멘은 그렇다면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포악을 떤다. 호세는 어처구니가 없다. 그가 무엇 때문에 군인의 신분을 벗어 던졌는가.
불쌍한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 산속으로 들어온 것이 다 카르멘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떠나라니. 세상을 다 버리고 선택한 여자. 어떻게 하다보니 그녀는 호세에게 살아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되어 버렸다. 카르멘이 아무리 매정하게 굴어도 호세는 카르멘을 저버릴 수 없다. 그럴수록 카르멘의 가슴속에는 차가운 얼음 꽃이 피어난다. 한번 싫어지면 다시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카르멘의 사랑이다. 카르멘은 호세가 점점 싫어지고 호세는 그런 여자의 마음을 되돌려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니 점점 싸움이 잦아질 수 밖에.
장면이 바뀌면 호세의 고향 여자친구인 미카엘라가 그를 만나기 위해 산속에 등장한다. 그가 떳떳한 군인이었던 시절 한 마리 비둘기처럼 날아왔다 간 순진한 처녀 미카엘라는 어두컴컴하게 해가 진 산속을 헤매며 호세를 찾아다닌다. 그녀는 무서움을 참으며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네 je dis que rien'을 노래한다. 마침 이때 다른 밀수꾼들은 자리를 비우고 호세 혼자 망을 보고 있다. 그녀가 막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호세는 다른 사람의 인기척을 듣고 총을 쏴버린다. 그 바람에 미카엘라는 화들짝 놀라 몸을 숨긴다. 이때 술집에서 멋있게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던 에스카미요가 등장한다. 호세는 이 남자가 카르멘이라는 집시 여자를 찾아왔다고 하자 질투로 속이 끓어 오른다.
남루한 밀수꾼 차림인 호세와 늠름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투우사. 가뜩이나 자존심이 구겨진 마당에 에스카미요가 호세의 질투심에 또 한번 불을 붙인다. 호세를 향했던 카르멘의 애정은 이제 다 식었다는 에스카미요의 말에 호세는 격분하여 칼을 뽑아든다. 둘이 싸우는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온다. 싸움을 말리는 사람들 뒤에는 카르멘의 모습도 보인다.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며칠 뒤 열릴 자신의 투우 경기에 초대한다. '토레아도르'의 선율이 여유롭게 흐르는 가운데 카르멘은 에스카미요의 초대에 응한다.
부드러운 선율은 에스카미요와 카르멘 사이에 모종의 감정 교류가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에스카미요는 질투심에 치를 떠는 호세를 남겨 둔 채 유유히 사라지고, 호세는 카르멘을 다그치기 시작한다. "어떻게 날 두고 딴남자에게 한눈을 팔 수 있어!"라고.. 하지만 변덕스럽고 또한 용감하기까지 한 카르멘은 호세가 아무리 협박을 하고 애원을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호세는 그럴수록 카르멘에게 너무도 절실하게 사랑을 구걸한다. 그러던 중 숨어있던 미카엘라가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끌려온다. "저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요." 이렇게 애원하는 미카엘라의 말에 카르멘도 그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빈정댄다. 하지만 호세는 절대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심산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미카엘라의 말 한 마디에 어쩔 도리가 없이 일단 어머니를 뵈러 산을 내려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호세는 떠나면서도 카르멘에게 곧 너를 다시 볼것이라고 외친다. 에스카미요가 산을 내려가다 말고 혼자 부르는 '토레아도르'의 한 구절이 호세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제 4 막
[세빌랴의 투우장 밖 공터]
투우가 있는 날이어서 엄청난 군중이 모여들어 북적대고 있다. 잠시 후 경기에 참여할 투우사들이 도착한다. 터져나오는 군중의 환호와 박수소리. 대열의 마지막에 오늘 경기의 주인공인 에스카미요가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카르멘이 팔짱을 끼고 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호세가 산을 내려온 그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안 봐도 확연하다. 둘은 이제 애인 사이.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을 얻은 것이 못내 자랑스럽다.
카르멘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떠돌이 집시 티는 씻은 듯이 없어지고, 여배우처럼 화려하고 세련되게 변한 것이다.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에스카미요를 따라 사람들도 모두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경기장 밖에 혼자 남은 카르멘은 집시 친구들에게서 호세가 찾아올 것이니 도망가라는 귀뜸을 받지만, 카르멘은 말을 듣지 않는다.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여자, 그녀는 자기가 버린 남자를 직접 대면하고 상황을 종결시키려 한다. 끝까지 카르멘답게..
곧 호세가 나타난다. 어머니는 기어이 세상을 떠났고, 그는 이제 변심한 애인의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 보려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아왔다. 그는 카르멘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하지만 한번 식은 카르멘의 마음은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것 같다.
이 답변을 들은 호세의 마음에 불길이 치솟는다. 이때 에스카미요의 투우를 구경하는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카르멘 앞에 매달리는 호세의 절규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호세는 느낀다. 카르멘에게는 이제 호세라는 존재가 더이상 남아 있지 않는다는 것을. 호세의 머릿속은 어지럽게 흔들린다. 그의 심장은 지금 경기장 저편에서 곧 칼에 찔려 죽게 될지도 모르고 붉은 깃발을 보고 미친 듯이 뛰어드는 황소처럼 뛴다. 이런 호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르멘은 예전에 호세가 끼워준 반지를 땅바닥에 던져버린다. "이 따위 것 이젠 도로 가져가!" 느닷없이 호세의 가슴에 분노의 방아쇠가 당겨진다. 카르멘은 이제까지 호세에게 사랑의 불을 지폈지만 이제는 죽음의 불을 지핀다. 투우장 쪽으로 몸을 돌리는 카르멘에게 그가 단도를 들고 달려간다. 잠시 후 들리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카르멘은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 앞에서 호세는 죽은 카르멘을 움켜잡고 울부짖는다.
"오, 카르멘, 나의 사랑..."
멀리서 투우사의 노래가 들려오며 막이 내린다.
참조:'이 한 장의 명반 오페라' - 안동림 著 / '오페라를 읽어 주는 남자' - 김학민 著
글출처: 웹사이트
https://youtu.be/LgS5AesrSdA?si=81s5GcpmDCzvZOiT
XVI Georges Bizet Carmen, Les voici! voici le quadri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