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한화팬들이 유원상-김혁민에게 거는 기대(혹은 절박함)은 그야말로 남달랐습니다.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선발카드가 없는 상황. 정민철의 부활여부가 불투명했고 안영명의 포지션 역시 불분명했으니 갑자기 2선발-3선발의 중책을 맡아줘야 할 두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하게 됐죠. 개인적으로 두 선수 누구라도 선발진이 좀 잘 돌아가는 팀에서 5선발이나 스윙맨으로 차근차근 수업을 쌓았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은 듭니다.
소속팀 포수는 부상중이거나 신인이거나 오랫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선수고, 내-외야 수비력은 8개구단 거의 최하위인 상황에서 다른 팀의 2~3선발 주력급 투수들과 붙어야 했으니 그들도 고충이 참 많았을겁니다. 아직 제구가 덜 잡혔는데 포수는 바깥쪽으로 꽉 들어찬 정교한 코너웍을 요구하고, 아직 하체를 쓸 줄 몰라서 속구의 공끝이 날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장타를 허용하죠. 이런 상황이니 그들의 선발등판은 늘 대량실점이나 조기강판과 연결됐습니다. 선발이 2~3회에 내려가면서 불펜은 더 많이 가동되고, 그런 경기가 쌓일 수록 중간계투들은 피로해지고, 중간계투가 자꾸 역전을 허용하니까 에이스급 투수는 이닝이 늘어나죠. 올해 한화가 무너진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흐름입니다.
그 둘 중 한명인 평균자책 8.01의 투수가 올 시즌 우리의 천적 두산을 상대로 마운드에 섭니다. 상대는 요즘 연패중인데다 3위로 쳐졌으니 더욱 이를 앙다물고 나서겠죠. 준플옵을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전례가 거의 없으니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사력을 다할 두산 베어스. 우리에게 거의 지지 않았던 잠실에서 다시 그들과 맞서야하네요. 뭐랄까요, 엄습하는 패배감이랄까. 마치 이범석처럼 씩씩하게 공을 던져주리라 기대했던,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왠지 잘 해낼거라 믿었던 시즌 초의 기대에 비하면 오늘의 이 긴장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근거없는 믿음, 매번 털렸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잘 하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감이 또 팬심 아니겠습니까. 며칠째 거듭되는 기침이 혹시 신종플루가 아닐까 염려되어 야구장을 직접 찾지는 않지만 집에 빨리 퇴근해서 열심히 본방사수 하겠습니다. 그래도 팀내 다승 3위 투수. 나름 10승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 선발투수니까요.
김혁민 화이팅입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죠? 오늘부터는 한번 그렇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두 선수의 올 시즌 실패가 부디 내년에는 꼭 약으로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쿡쿡 하고 웃었습니다. 뭐랄까 애잔한 팬심이 물씬 느껴지는 글이군요. ㅎㅎㅎ 이런 잔잔한 글 좋습니다. 이기든 지든, 웃으며 보든 인상쓰며 보든 결국 응원하고 있는 것이 팬심아니겠습니까. 몸조리 잘하세요. =)
오늘 김혁민 선수의 선발등판은 좀 의외인듯 합니다.. 계투진으로 보직변경되고서 더욱 안좋은 모습을 보이는듯 해서 2군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했는데..잘해줬으면 좋겠네요..
주말 엘지전에 류현진 등판을 위해서 로테이션 짠듯 보입니다.....혁민(두) 영명(히) 원상(두) 연지(히) 현진(엘) ....순서는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선수들한테는 좀 너그러운 편이지만...김혁민 선수한테는...너그러워지기가 힘든...ㅎㅎ
왕동감
김혁민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맞더라도 싸움을 걸줄 아는 배짱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어차피 싸워서 점수주나 도망가다가 점수주나..어차피 줄거면 싸우편이 선수 스스로 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합니다.도망 다리면 클수가 없어요..ㅠㅠ
담력 훈련 필수
천하무적 야구단처럼여?ㅋㅋ
전 왜 김혁민을 선발로 고집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한용덕 코치님이 올라와서 던져도 저렇게 허무하게 실점할 것 같지는 않은데... 오늘도....;;;;;;; 역시나.. 또... 그랬습니다... ㅠㅠ 그나마 다행인 건.. 2이닝 하고 내려보낸 거..........?
아, 혁민아 제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