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해마다 대입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들 숫자가 큰 폭으로 줄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100만 수헙생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60만 정도로 얘기할 만큼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해마다 수능 시험감독을 나가는 교사들도 줄고 있습니다. 저야 뭐 이젠 줄지 않았아도 나갈 수가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동안 감독으로 차출되던 기간제 교사들은 거의 쉬는 날이 되었습니다. 정말 밖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일이 현장에서는 피부로 느낍니다.
어제 시험을 보다가 부정행위로 걸린 학생 얘기가 있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수능시험을 볼 때에 미리 계획적으로 부정행위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응시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가 없겠지만 이것은 상당한 부담을 안아야하기 때문에 정말 막가는 판이 아니라면 생각하기 힘들 겁니다.
보통은 잘 모르고 부정행위자로 걸려서 1년을 시험을 보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데 어제도 그런 사건이 나와서 가슴이 아픕니다. 작년도 부정행위로 걸린 학생의 45%(86명)가 4교시 선택과목 응시방법 위반이었습니다.
보통 세 과목, 혹은 두 과목이나 네 과목을 응시하게 되는데 시험지를 받아서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안 되고 순서대로 책상 아래에 놓았다가 종소리와 방송 안내에 따라서 한 과목씩 올려 놓고 풀은 다음에 다시 그 시험지는 미리 준 봉투 속에 넣어야 합니다.
말이 조금 복잡하지만 3학년 때 모의고사가 여러 번 있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면 다 아는 내용인데 이것을 착각하여 시험지를 전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풀거나, 순서를 바꿔 풀다가 걸리면 부정행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한 시간에 네 과목, 세 과목, 두 과목 등 본인 선택에 따라 복잡하기 때문에 감독교사가 세 분이 들어가서 아이들을 돕는데 어제 우리 학교에서 생각지도 않은 사고가 난 것입니다. 재수생이 아닌 고3 학생이었다고 하는데 많이 울어서 본부 선생님들이 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아주 오래 전에 학교 시험시간에 부정행위로 걸린 학생을 처벌하고는 그게 마음에 걸려 지금도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는데 어제 그 학생을 감독한 선생님들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감독교사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고, 아이도 잘못을 한 것은 분명한데 이런 일이 사전에 발견이 되어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미 시간이 지난 뒤에 어떤 결과로 나오게 되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제 현장이 있지 않았던 것이 제 마음은 편하지만 그 학생과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괜히 저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