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프로야구에 크지는 않지만 많은 야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이슈가 있었다. 이것은 바로 갓 제대한 상무출신 예비역병장들의 맹활약이었다. 2003년 신인왕 현대의 이동학, LG의 차세대 에이스 김광삼, 그리고 롯데의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손인호 까지 이들 3총사의 깜짝 활약은 돋보이는 것이었다.
이들을 이어 2004년 시즌에도 제 2의 상무 출신 3총사가 프로야구계에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2001년 11월 9일 입대하여 2003년 12월 24일에 제대한 정원석(두산), 장교성(현대), 이상현(한화)이 그 유력한 주인공들이다.
정원석은 제대한 후 더욱 이를 꽉 아물고 있을 것이다. 그는 휘문고 시절 당시 초고교급 유격수 손지환과 최강의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2차지명 2순위라는 높은 순위로 두산에 지명을 받았다. 프로 대신 동국대 진학을 한 그는 4년 뒤 2000년 계약금 1억원에 입단을 하였지만 이미 그의 자리 2루수에는 안경현이라는 넘볼 수 없는 산이 있었다. 2년 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상무에 입단한 그는 제대할 때쯤이면 노쇠기미를 보일 안경현을 제치고 송원국 등과 주전 2루수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가 군에 있는 동안 안경현은 더욱 더 커진 산으로 변하였다. 또한 교통사고로 이탈한 송원국 대신 나주환이라는 유능한 어린 선수와 경쟁도 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도 상무에 있는 동안 많이 성장하였다. 지난 20회 전국실업선수권대회에서 홈런왕에도 오르는 등 취약했던 공격력이 좋아졌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정원석이다.
장교성에게도 여전히 박진만이라는 넘기 힘든 큰 산이 가로 막고 있다. 건국대 재학 시절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동기 홍세완(당시 성균관대)을 제치고 대학 랭킹의 유격수로 명성을 날렸다. 졸업 후 홍세완의 계약금(4천만원)보다도 훨씬 많은 1억1천5백만원을 받고 현대에 입단했지만 그 곳에는 프로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한 인천고 1년 선배 박진만이 버티고 있었다. 틈틈이 박진만의 대타 역할과 3루 백업 요원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그는 결국 2년 후 상무에 입대를 하였다. 상무의 내야 한자리를 튼튼하게 지킨 그는 제대와 동시에 선배 박진만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길지는 미지수이지만 확실한 것은 그의 가세로 우승팀 현대의 철벽 내야진은 더욱 더 견고해졌다. 박종호의 이적으로 비어버린 2루수로의 이동도 현재로서는 유력해 보인다.
이상현은 벌써부터 한화 팬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팀 내 유망주들도 많이 빠진 전지훈련 명단에 그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 2차지명 최하위인 12순위로 한화에 지명 받은 그는 휘문고 시절 청소년 대표, 중앙대에서는 국가대표를 달았던 외야수이다. 중앙대 시절 이승준(두산), 한규식(LG)과 막강 타력을 자랑한 그였지만 프로의 커다란 벽을 실감하고 아무 활약없이 상무에 입대를 하였다. 그러나 상무 입대 후 2003년 2군 북부리그에서 타율 0.295, 홈런 6개, 타점 33개라는 좋은 성적을 내며 큰 활약을 하였다.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데이비스와 이영우 외에 비어있는 한화 외야 한자리를 그가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외야 시절 이 세 명의 선수들은 나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의 높은 벽 앞에서는 모두 좌절하고 말았다. 실패를 뒤로 하고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이 2004년 신판(新版) 예비역 3총사로 불리게 될지 그 결과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