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저녁 기도회
예배 마치고 식사 초대를 받았다.
창밖에 봄꽃 화사한 2층에 앉아 해물찜을 먹었다.
낙지, 전복, 갑오징어, 아귀, 왕새우, 곤이를 김에 쌌다.
볶음밥도 별미였다.
입원 중인 아내의 미치지 못한 한 끼의 식사가 컸다.
나오면서 ‘오늘 장로님 찬양도 좋았고,
목사님 말씀도 힘이 넘쳤고,
점심도 너무 맛났어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연마을 전통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황토 방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밥값에 버금가는 쌍화차, 더덕 차도 집사님이 섬겼다.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운 개인택시 받은 축하할 자리였다.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고 들어와 말씀 일기와 기도하고 잤어요.
얼마 벌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했어요.
취객들 피해 술집 골목은 근처도 안 갔어요.
하나님이 마음 주신 대로 운행하면 채우셨어요.
늘 부족한 잠에 비몽사몽 나서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17:1)
시작하는 말씀 암송으로 버텼어요.
힘든 과정 통과하며 대출금과 퇴직금을 보태 마련했네요.
번호는 8849! 열심히 일해 갚을 요량으로 신차 구입 신청했어요.
그동안 기도해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폐기종이 염려되지만 하나님께 맡겼어요.
기억하고 기도해 주세요.
무엇보다 예배 참석하는데 부담 없어 좋네요.’
감격하여 눈물 흘린 모습에 돕지 못한 미안한 생각이 앞섰다.
택시 앞자리에 앉아 기도하며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눅1:79)하시길 간구했다.
감사 문자에 답을 보냈다.
‘감사할 일.. 감동적인 사연.. 간증이 될 열매..
내 일처럼 기쁘고 힘이 됩니다.
낙숫물이 바위 뚫듯 지속이 능력임을 깨달았습니다.
안전 운행하시고 행복한 만남 이어 가세요. 기도하겠습니다.’
짬을 내서 주일 예배에 불참한 장모님 심방을 갔다.
항상 문은 열어 놓았다.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 일세/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 있네’
홀로 찬양하고 계셨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통이 어려웠다.
화장실 물도 안 내렸다.
요양사가 밥상 차려 두면 밥통에 있는 밥 떠서
밥 먹는 일 밖에 못하다고 혼잣말을 하셨다.
손잡고 기도하는 도중에 아멘소리는 놓치지 않았다.
참 신기한 모습 보고 일어서자 ‘잘 가요’ 손을 흔들었다.
영육 간의 강건함이 최고의 삶이기에 마지막 날까지
남의 도움 없이 씻고, 먹고, 떵 싸고, 외출하며
자식 짐 되지 않게 기도할 마음 가졌다.
그날 저녁부터 열흘간 ‘새롭게 하소서‘
봄날 저녁 기도회로 십여 명이 모였다.
소중한 분들인데 전부 약한 자로 삶에 지쳐 도움이 필요했다.
하나님이 채우시고 해결하실 줄 믿었다.
기도가 영혼의 호흡이요 생명줄이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정녕히 내가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21)
말씀을 선포하고 광야의 길과 사막의 강을 내시는 하나님을 높였다.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 찬양을 반복하여 불렀다.
새 일은 기도하는 사역이었다.
부르짖는 기도에 작은 불씨가 일어나 점점 달아올랐다.
일일이 안수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하나님께서 채우심을 믿었다.
처음 기도회 나온 분이 힘써 기도한 분위기에 젖었다.
영적 기쁨을 맛보았다.
메마른 심령에 은혜의 약비가 내렸다.
환한 얼굴로 예배당 문을 나섰다.
부르짖는 기도 열매였다.
‘목사님! 백 명이 모여서 기도한 것 같아요.
목사님께서 넘 힘드실 것 같아요. 목 좀 아끼세요.
주일 예배 설교도 못하시겠네요.’
‘우리 목사님은 슬렁슬렁하는 법이 없어요.’
격려하는 응원에 새 힘이 솟고 가슴 벅차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날이 갈수록 샘솟는 기쁨이 넘쳤다.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장래의 소망을 품었다.
하나님께 구한 기도의 끈만 놓지 않는다면
어떤 일도 헤쳐 나갈 태세였다.
매일 기도는 인내와 고통이 따르지만 기대와 소망을 품었다.
난 성령의 도우심으로 매시 매사에 썩지 않을 것을 앙망했다.
저녁에 낙도 사역 20년 기사를 보고 취재 기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박용미 기자님, 낙도 사모님 기사 잘 봤습니다.
외진 곳에서 말없이 헌신한 분들의 이야기는 보는 사람의 감동이었습니다.
실제 복음의 현장에서 섬기는 손길은 뜨겁습니다.
이재라 사모님 경우 화평 선교선을 타고 매주 눌옥도 방문하여
예배드리고 주민들 생필품을 공급하는 사랑의 전달자입니다.
기회 되어 현장 취재하시면 감동이 더 할 것입니다.
박 기자님, 좋은 기사로 좋은 기자 상 받으심 축하합니다.
명성 있는 목사님들의 추천에 의한 상이라 뜻깊게 여겨집니다.
바라기는 박 기자님께서 섬기실만한 교회와 잘 연결하셔서
수고한 조도 사모님들 서울 나들이 위로의 모임을 주선하다면
더 좋고 아름다운 이야깃거리 아니 후속 기사가 나올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희 신문 관심 있게 봐주시고 또 격려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모님들 취재하면서 참 감동적이었고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사모님들 덕택에 상까지 받게 됐네요. ㅎㅎ
좋은 아이디어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가능하게 되면 연락드릴게요. 기도해 주세요^^’
사소한 관심이지만 수고한 사모님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이 일, 또한 봄날 저녁 기도 제목으로 삼아 간구하고 있다.
2023. 3. 2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