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에도 온도가 있다는 말을 믿게 된 건,
수많은 인연을 지나온 뒤였다.
처음에는 뜨겁게 다가오는 사람이 좋았다.
반갑다고 크게 웃어주고, 보고 싶다고 자주 말해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확인해주는 사람이 따뜻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너무 뜨거운 온도는 쉽게 식기도 했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세상 누구보다 다정하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는 날에는 낯설 만큼 차가워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순간 멀어지고,
영원할 것 같던 관계도 계절처럼 변해갔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얼마나 뜨거운 사람인가’보다
‘얼마나 일정한 사람인가’를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늘 같은 목소리로 안부를 묻고,
내가 잘났을 때도 못났을 때도 태도가 달라지지 않고,
조금 멀어진 시간에도 서운함보다 이해를 건네는 사람.
그런 사람 곁에서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하다.
감정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불안해서 상대의 온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해보면 오래 보고 싶은 사람은
특별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나 비슷한 온도로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이다.
따뜻함은 순간의 열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리고 살아갈수록 깨닫는다.
인생에서 가장 귀한 인연은
나를 들뜨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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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