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통과 항변의 목소리 「윤씨 자기록」의 페미니즘적 시각: 최은희, 「윤씨 자기록」
나는 왜 살아있나, 피맺힌 항변 소리
지난날 응어리가 겹겹 쌓인 책갈피에
윤씨가 청상으로 산 세월들이 묻어난다
가문을 앞세우는 비릿한 여인의 삶
뜬구름 가득하던 가슴팍 열어보면
피딱지 뭉쳤던 자국 흉터로 남아있다
발만 동동 굴렀던가 창살 없는 감옥에서
투생(偸生)인지 투쟁인지 목젖에 우겨넣은
한 숟갈 밥알의 반기 그마저도 못 누르고
그날을 비추며 일어서는 문장 속에
막혔던 혈맥들이 눈물로 터져날 때
옛 여인 한숨의 내력 화인으로 남아있다
-최은희, 「윤씨 자기록」 전문(《시조문학》, 231호 게재작)
「윤씨 자기록」은 조선 후기 사대부 여성의 삶과 생존기를 담은 회고록으로, 2022년에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귀중한 기록유산이다. 이 회고록은 윤씨가 평생 수절하며 겪은 온갖 어려움을 생생하게 기록하여, 당시 여성들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직면했던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인 고통이 기록되어 있다. 윤씨의 일상, 가족 관계, 정치적 격변기에 대한 개인적 해석과 반응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공식 역사 기록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준다.
최은희 시인의 시조 작품 「윤씨 자기록」은 조선 후기 사대부 여성인 윤씨를 소환하여 쓴 작품이다.
첫째 수에서 "나는 왜 살아있나"라는 자문은 삶의 무게와 고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이는 '피맺힌 항변 소리'로 이어진다. '피맺힌 항변 소리'는 억울함과 원통함을 상징하며, '지난날 응어리가 겹겹 쌓인 책갈피'는 윤씨의 억울한 삶이 기록된 세월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억눌린 감정의 축적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강하게 전달한다.
둘째 수에서 '가문을 앞세우는 비릿한 여인의 삶'은 사대부 여성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뜬구름 가득하던 가슴팍 열어보면'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피딱지와 같은 고통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나타낸다. 여기서 피딱지는 억압과 상처의 흔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셋째 수에서는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표현으로 당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가정적 억압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투생인지 투쟁인지'라는 구절은 생존과 저항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갈등을 나타낸다. '한 숟갈 밥알의 반기'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은 삶의 어려움을 부각시킨다.
마지막 넷째 수에서는 '그날을 비추며 일어서는 문장 속에'라는 구절로 회고록의 기록이 당시의 고통과 억압을 비추어 줌을 나타낸다. '막혔던 혈맥들이 눈물로 터져날 때'는 억눌린 감정이 눈물로 터져 나오는 순간을 강렬하게 묘사한다. '옛 여인 한숨의 내력 화인으로 남아있다'는 당시 여성들의 한숨과 고통이 세월을 지나며 여전히 잊히지 않고 남아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시조는 감정이입 기법을 통해 독자가 윤씨의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한다. 독자는 시인의 시선을 따라 윤씨의 억압과 고통을 체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여성들의 역사적 억압을 공감하게 된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의 전달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당시 여성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고통을 기억하도록 유도한다.
시조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매우 생생하고 강렬하다. "나는 왜 살아있나, 피맺힌 항변 소리"라는 구절은 시인의 존재에 대한 깊은 의문과 항변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는 이어지는 "피딱지 뭉쳤던 자국 흉터로 남아있다"와 같은 표현을 통해 청상 여성의 삶 속에 내재된 고통과 상처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이미지는 독자로 하여금 윤씨의 고통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시조의 정서는 전반적으로 비극적이며, 억압된 삶 속에서의 투쟁과 항변이 주요 감정으로 드러난다. "투생(偸生)인지 투쟁인지 목젖에 우겨넣은 / 한 숟갈 밥알의 반기 그마저도 못 누르고"라는 구절은 생존과 투쟁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윤씨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감정은 넷째 수에서 극대화되어, "막혔던 혈맥들이 눈물로 터져날 때"라는 표현을 통해 감정의 폭발과 해방을 느끼게 한다.
최은희 시인의 시조 「윤씨 자기록」은 단순히 개인의 고통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억압적 구조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가문을 앞세우는 비릿한 여인의 삶을 통해 시인은 여성의 억압된 위치와 그들이 겪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청상 여성의 삶과 그들의 항변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최은희 시인의 시조 「윤씨 자기록」은 페미니즘적 시각을 통해 여성의 억압된 삶과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윤씨의 삶을 통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과 불평등을 비판하며, 이는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추구하는 페미니즘의 핵심 가치와 일치한다. 작품은 윤씨의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억압을 기록하여 여성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독자로 하여금 여성의 경험에 감정이입하게 한다. 이를 통해 최은희 시인의 「윤씨 자기록」은 역사적 ․ 문학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며, 페미니즘 문학의 중요한 예로 평가된다. (리뷰: 김태균)
“Ms. Yoon's Autobiography” is a memoir of the life and survival of a woman in the late Joseon Dynasty, and is a valuable documented heritage that was designated as a Gyeonggi-do Cultural Property in 2022. The memoir vividly records all the hardships Yoon faced throughout her life, documenting the social oppression and personal suffering that women faced in the patriarchal society of the time. Yoon's personal interpretations and reactions to her daily life, family relationships, and political upheavals shed new light on historical events and fill in gaps in the official historical record.
Choi Eun-hee Choi's eponymous work, “Ms. Yoon's Autobiography,” was written by summoning Ms. Yoon, a leading woman in the late Joseon Dynasty.
In the first stanza, the question “Why am I alive?” directly reveals the weight and pain of life, which leads to the “bloody sound of pleading. “The sound of a bloody plea” symbolizes injustice and resentment, and ‘a bookmark with layers of past resentment’ is a metaphor for the years of Yoon's unhappy life. This strongly conveys the accumulation of pent-up emotions and the pain they cause.
In the second stanza, 'the life of a bitter woman who puts the family before herself' emphasizes her role and duty as a woman of the family. 'When I open my chest full of floating clouds' indicates that even though she looks calm on the outside, there are traces of pain like crusts on the inside. The crusts are a metaphor for traces of oppression and hurt.
In the third stanza, the phrase 'prison without bars' is used to metaphorically reveal the social and domestic oppression of women at the time. The phrase 'whether to fight or struggle' blurs the line between survival and resistance, indicating the conflict between life and death. The inability to enjoy even 'half a spoonful of rice' emphasizes the difficulties of life.
In the fourth and final stanza, the line “in a sentence that stood up in the light of the day,” indicates that the memoir's account sheds light on the suffering and oppression of the time. 'When the clogged veins burst into tears' is a powerful description of the moment when pent-up emotions burst into tears. “Remains the painter of the old woman's sigh” symbolizes that the sighs and pain of the women of the time still remain unforgotten over the years.
The poem uses the technique of empathy to make the reader feel Yun's pain vividly. The reader follows the poet's gaze to experience Yun's oppression and suffering, and in doing so, empathizes with the historical oppression of women. By conveying these emotions, the poet encourages the reader to understand the plight of women at the time and to remember their suffering.
The imagery in the eponymous poem is very vivid and intense. The line “Why am I alive, the sound of a bloody plea” strongly conveys the poet's deep questioning and plea for her existence. This is followed by phrases such as “I remain a scar, a scar of blood clots,” which specifically reveal the pain and hurt inherent in the life of a young woman. These images make the reader feel Yun's pain more directly.
The mood of the eponymous poem is overall tragic, with struggle and protest in the face of oppression as the main emotions. The lines, “Whether it's survival or struggle, / I can't press down the half-life of a spoonful of rice grains, / Stuck in my throat,” realistically depict Yun's life as he struggles on the edge of survival and struggle. These emotions are maximized in the fourth stanza, where the phrase “when the clogged veins burst into tears” creates a sense of emotional outburst and release.
Choi Eun-hee's eponymous poem, “Mr. Yoon's Autobiography,” does not simply describe individual suffering, but also critically examines the traditional values and oppressive structures of Korean society. Through the life of a woman who puts her family name forward, the poet realistically depicts the oppressed position of women and the suffering they endure. This leads the reader to deeply sympathize with the lives of the Cheongsang women and their pleas.
Choi Eun-hee's eponymous poem “Ms. Yoon's Autobiography” vividly depicts the oppressed life and suffering of women through a feminist perspective. Through her life, Yoon criticizes the various forms of oppression and inequality that women face in a patriarchal society, which is in line with the core values of feminism, which is the pursuit of women's rights and equality. By documenting Yoon's personal suffering and social oppression, the work restores women's voices and empathizes with their experiences. In this way, Choi Eun-hee's “Ms. Yoon's Autobiography” has both historical and literary value, and is considered an important example of feminist literature. (Reviewed by Kim Tae-gyun, Translated by Dee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