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여름 봉사 및 연합 수련회를 마치고
우리 자오나눔선교회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소록도 구북리와 남생리에 대대적인 봉사를 한다. 봉사 본부를 소록도 구북리에 있는 북성교회에 차리고 봉사 및 연합 수련회가 시작된다. 다른 봉사 단체와 다른 점은 낮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소록도 주민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하고, 밤에는 소록도 주민의 간증도 듣고 귀한 강사 목사님의 설교도 듣고, 영성이 살아나는 공연도 보고, 가슴 속에 있는 뜨거움이 다시 살아나는 찬양 집회를 통해 기도회까지 이어지는 수련회까지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교회가 오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처에 있는 자오나눔선교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여 함께 해 주신다.
해마다 젊은이들 참여도가 점점 줄어들어 기도하는 순간에도 마음이 아프다. 어릴 때, 젊을 때 봉사와 수련회를 동시에 체험해 보는 귀한 순간을 통해, 어른이 되어서도 소중한 추억을 안고 살아갈 수 있고, 나눔과 섬김의 의미를 알게 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함의 의미를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62명의 참가자 중에 9명의 학생과 청년이 참석했다는 것이 감사했다.
소록도 북성교회의 외벽이 이끼가 끼고 페인트가 벗겨지고 우거진 편백나무 숲으로 인하여 햇볕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에 교회당이 점점 낡아가고 있었다. 예배드리는 성도님들이 300여 명에서 62년의 세월이 흘러서 15명으로 줄었다. 소록도 북성교회는 소록도에서 장자교회다. 102년 전에 구북리에 최초 세워진 북성교회는 성결교단이었다. 그러다 장로교회로 바뀌게 된다. 62년 전에 산 중턱에 있는 땅을 소록도 병원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현재 북성교회를 건축하게 되었다.
소록도에 개인 부동산은 없다. 모두 정부 재산이다. 그래서 마을 주민의 집에 비가 오면 빗물이 새더라도 개인이 수리할 수 없다. 모두 병원 측에 허락받아서 수리하거나 병원 측 담당자가 수리해 주어야 한다. 왜냐면 소록도 주민의 공식 명칭은 환자이기 때문이다. 소록도 중앙 병원의 환자이기 때문이다. 환자는 병원 측의 말을 들어야 한다. 듣지 않고 개인적인 생각대로 행동했을 때는 소록도 병원에서 퇴원해야 한다. 그 말은 곧 소록도에서 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부족하지만 의식주는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 집을 주고 전기와 물을 공급해 주고, 부식을 배급해 준다. 옷은 사 입으라고 얼마의 돈을 입금해 준다. 모두 기초생활 수급자이지만 의식주가 제공되기에 육지에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보다 1/2정도 수급비를 받는다. 그렇게 생활을 하기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다르다. 교회는 정부의 도움이 크게 없다. 단지 건물을 짓도록 땅을 주었고, 통제는 받지만, 전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 성도들이 연약하고 교회 재정은 바닥이라 교회당 건물이 낡아서 망가져 가도 외부의 도움이 없이는 수리할 수가 없다. 정부에서 교회는 수리해 주지 않는다.
현충일에 소록도에 답사를 갔었다. 나와 아내 이희욱 목사님과 백석총회 광주 노회장 한기평 목사님 부부와 우리 자오쉼터 교회의 오헌주 부목사님과 이학우 안수집사님, 유지환 집사님과 김신원 청년, 그리고 내 친구 유복동 안수집사와 나태현 누리보듬 봉사회원이 참석했었다. 이곳저곳 봉사해야 할 곳들을 점검하고, 연합 수련회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을 파악했었다. 모두의 의견은 교회 건물 외벽이 너무 낡았고 이끼가 너무 끼었다는 것이었다. 여름 봉사 및 연합 수련회 우선으로 봉사할 것은 교회당 건물 외벽 수리와 도색이었다. 6월 27일~28일까지 이희욱 목사님과 나와 아내, 이학우 안수집사님과 김신원 청년이 pt 비계 세트를 싣고 내려가 이희욱 목사님 장비인 고압세척기로 교회 외벽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왔었다.
올해 소록도 여름 봉사 및 연합 수련회는 62명이 참석했었다. 참가비 7만 원씩 내는 회원이 29명이었다. 난감한 상태에서 기도만 하고 있었는데, 참가할 목사님들이 후원해 주기 시작했다. 참가한다며 회비를 내신 분이 참석을 못하게 된 일도 있었다. 숨겨진 하나님의 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만 원에서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5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이 후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섬겨야 할 소록도 주민과 봉사자들 맛있게 먹으라며 삼계닭 200마리도 완도 출신 형님 목사님인 박종현 목사님의 사랑이 후원으로 들어왔다. 사강 정형외과 우용환 원장님도 쌀 100kg을 후원해 주셨고, 붕어빵으로 섬기고 싶다며 전화를 주시고 참석한 완도에서 오신 박금숙 전도사님과 길인숙 목사님, 그리고 전주에서 내려오신 박현철 목사님으로 구성된 붕어빵 팀은 가장 인기가 있었다. 놀라우신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부식과 봉사 물품을 사는데 800만 원 정도 들었다. 북성교회에 500만 원 감사헌금을 드릴 수 있었다. 북성교회는 너무나 열악하여 1년 예산이 600만 원 정도로 교회 살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여름 봉사 및 연합 수련회 때 500만 원씩 감사헌금을 할 수 있도록 하신 하나님께서 일해 주셨다. 소록도 주민 간증 사례비와 강사 사례와 순서를 맡아서 인도해 주신 모난돌 선교회와 찬양팀에게 선교비를 지출할 수 있었다. 거기에 특별상을 세팀에게 줄 수 있었다. 아직 결산을 내지 못했지만 부족하다면 아마 몇십만 원 정도 부족할 것이다. 지출이 대략 1,400만 원 정도 될 듯하다. 이 큰일을 하나님께서 해 주셨다.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부식과 봉사 물품을 사는데도 작년보다 갑절로 들었다. 부식비도 장난이 아니게 올랐다. 교회당 외벽 도색하는 데는 높은 곳은 기계와 전문가가 필요했다. 장비를 대여할 수 없어서 전문가와 기계를 하루 사용했었다.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은 봉사자들이 했다. 교육관 지붕에서 비 새는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작년에 실내를 중심으로 공사를 했었다. 올해는 제대로 방수 작업을 하고 산뜻한 색으로 페인트를 칠해주기로 했었다. 이번엔 방수액만 발랐다. 방수액이 다 마르지 않아서 수일 내로 이희욱 목사님과 한기평 목사님이 내려가 페인트 작업을 하기로 했다.
교회 주변과 마을에 제초 작업을 하고 연막소독을 해 주고, 6번이나 양손에 가득 부식과 식료품을 주민에게 전달해 줄 수 있었음도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원래 계획은 인사드리러 갈 때와 삼계탕과 냉면과 반찬을 배달해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4번에서 6번으로 늘어났다. 찬양과 기도회를 인도하실 괴산의 새 찬양교회 김창호 목사님이 내려오면서 카니발 차량에 가득 부식을 싣고 오셨다. 나에게 가져가도 되느냐고 전화를 주셨기에 얼마 되지 않는 줄 알고 가져오시라 했는데 엄청났다. 이 많은 부식을 어디에 저장하느냐고 난리가 났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주민들께 배달할 수 있도록 배분하세요. 가장 신선하고 가장 맛있을 때 나누는 겁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체험하는 순간이다.
소록도 사역은 한센병력자가 단 한 분만 살아계셔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한 분을 보고 몇십 명이 참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봉사가 아닌 수련회로는 더 많은 인원도 참석해도 좋으리라. 이 사역을 위해 기도로 물질로 물품으로 도와주신 엘리야의 까마귀들, 함께 해 주신 스태프진, 주방조, 특별조, 자오쉼터 삼촌들, 광주에서 아이스크림 사주러 오신 전순종 목사님, 각종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쓰레기 배출장으로 옮겨주신 우리 이학우 안수집사님, 이학우 안수집사님은 주방장인 오헌주 목사님과 주방조인 안영란 회원과 민계화 권사님은 이번 소록도 봉사 및 연합 수련회에 참석한 내 친구들이다. 그리고 참석해 주신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024년 소록도 여름 봉사 및 연합 수련회도 하나님께서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