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충주·김천서 서울까지 1시간 반~2시간… '생활 수도권' 넓어졌다
경춘선 전철·KTX개통 등 교통수단 곳곳으로 뚫려
강원大 춘천 캠퍼스 지원자 64%가 수도권
충북 청주에서 근무하다 지난 9월 서울로 발령난 전모(37)씨는 요즘 청주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아침 7시 출발해 오송역까지 승용차로 20분, 오송역에서 KTX로 서울역까지 40~50분,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10분을 합쳐 8시 30분쯤이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전씨는 "11월 KTX 오송역 개통 이후에는 별로 불편한 것을 모르겠다"며 "서울 근교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보다 더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영서·충청 북부도 90분
KTX·전철·고속도로 등 교통 수단이 곳곳으로 뚫리면서 서울을 생활권으로 하는 '생활 수도권'이 대폭 넓어졌다.
전문가들은 1시간30분 이내 거리는 같은 생활권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쇼핑·문화·직장 등 생활 관점에서 보면 막히지 않는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30분 이내는 서울을 생활권으로 하는 생활 수도권"이라고 말했다.
분석 결과 강원도 춘천·철원 등 영서지역, 대전과 충남 천안·아산·연기·예산, 충북 청주·청원·음성·증평·진천 등 충청 북부지역도 1시간30분 이내에 서울에 닿을 수 있다. 2시간 이내로 확대하면 원주(100.2분), 횡성(104.7분) 등 강원 영서와 충주(107.5분) 등 충청지역 대부분이 들어오고, 경북 김천(117.2분)도 2시간 생활권에 있었다.
교통연구원 김찬성 국가교통DB센터장은 "영서지역은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라, 충청 북부지역은 KTX 개통과 수도권 전철 연장,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 직원 58%가 서울~오송 출·퇴근
서울이 가까워지면서 지난 11월 충북 청원군 오송으로 옮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직원 1200명 중에서 58%(700여명)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1200명 중 200여명은 출·퇴근 버스로, 180여명은 KTX로, 300여명은 승용차 등으로 출·퇴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오송까지 KTX로는 40~50분, 승용차로는 1시간50분 정도 걸린다.
강원대 춘천캠퍼스의 경우 2011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자 1만3846명 중 63.9%가 서울 등 수도권 출신이었다. 강원대는 서울에서 38분 거리(고속전동차 기준)에 있는 '수도권 대학'이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강원대는 이번 신입생의 30%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통학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원거리 지역구에서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들도 많다. 강원도 원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박우순 의원은 일주일에 나흘은 버스로 지역구에서 출근하고 있다. 박 의원은 "우등고속 요금 1만원에 지하철 요금 1000원 등 1만1000원이면 2시간15분 만에 원주에서 국회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강원도 홍천에서 출·퇴근하는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강원도 홍천·횡성)도 "아침 5시 30분 출발하면 승용차로 1시간10분 만에 국회에 도착할 수 있다"며 "충분히 다닐 만한 거리"라고 말했다. 전북 정읍이 지역구인 무소속 유성엽 의원도 매일 KTX를 이용해 지역구와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용산역에서 정읍까지 KTX로 걸리는 시간은 2시간 15분이다.
조선일보 김민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