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갈까? 계곡으로 갈까?
여름 여행지 선택에 있어 첫 번째로 갈림길이다. 하지만 바다만큼 매력적인 곳이 여름철 계곡이라 생각든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빛, 살랑대는 바람과 어우러진 계곡은 더없이 아늑하고 시원한 휴식처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맑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을 좋아하거나 등산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평 조무락골을 추천한다.
'산새들이 조무락거린다(재잘거린다)' 해서 조무락골이다. 온종일 해가 들 틈이 없을 만큼 빽빽하게 숲이 우거진 어두컴컴한 협곡에서 수십 미터 높이의 폭포가 암벽을 타고 굴러 내린다. 폭포를 에워싼 가암절벽과 고목들도 온통 물기와 이끼를 뒤집어쓰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름부터 정감 넘치는 조무락골이지만 옛날에는 호랑이들 세상인 무시무시한 골짜기였다. 저 머나먼 옛날의 태고적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조무락골은 한여름에도 더위와는 담을 쌓고 지낼 수 있는 일급 피서지며, 아무 때나 찾아도 매력이 넘치는 계곡이다.
화악산과 석룡산(1153m) 사이에 숨어 있는 ‘조무락골’은 다른 곳에 비해 찾는 사람이 뜸하고 식생이 좋아 연중 차고 맑은 물이 콸콸 흘러넘친다. 약 6㎞에 이르는 계곡에는 소와 담, 폭포가 상류에서 하류까지 고르게 발달해 전체가 비경 지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년대까지 60~70호의 화전민들이 조무락골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살았으니, 화전민들이 다니던 산길이 지금도 곳곳에 있어 온기가 전해질 뿐 아니라 그들의 삶은 이제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등산로를 따라 2시간 가량 오르면 석룡산 정산을 밟아볼 수 있으며, 오르는 길 중턱에 있는 복호등폭포도 놓쳐선 안될 볼거리다. 복호동폭포는 폭이 좁고 그리 높지 않은 작은 폭포처럼 보인다. 하지만 높이가 약 20m에 이르는 5단 폭포로 정면에서 보면 상단은 보이지 않는다. 폭포 왼쪽의 바위 지대에 오르면 물보라를 일으키며 맹렬하게 떨어지는 숨은 2단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복호동폭포는 조무락골의 아름다움을 대표하고 있다.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 등 쟁쟁한 산들이 포진한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가 부럽지 않은 산국(山國)이다. 이곳에 1000m가 넘는 산들이 몰려 있는 것은 한북정맥(한강 북쪽을 잇는 산줄기)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평은 산이 높은 덕분에 물도 많다. 익근리계곡, 용추계곡, 백둔계곡 등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찾아가는 길
46번(경춘) 국도 - 가평 - 75번 국도 - 목동을 거치다. 목동 삼거리에서 왼쪽 75번 국도로 21km 가량 달리면 조무라골 초입인 38교를 건넌다.
□주변 숙소,식당
*하늘마루펜션: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300-3 (031-582-2366)
*훼미리하우스: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489-4 (031-582-6891)
*산촌여행송어횟집: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320-7 (031-581-0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