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주인공인 할머니 근황이 궁금합니다. 연세가 있으시니 앞서 가신 할아버지 곁으로 가셨을까요?
2015년 2월에 어머니 고향 마을(강원도 평창 눈꽃마을)에 추모 인사 겸 가며오며 할머니가 지내는 집은 비어 있고 반려견 혼자 집을 지키며 지내기에ᆢ누가 먹으라고 가져다 줬는지 그릇에 꽁꽁 얼어붙은 동태를 차에 갖고 다니는 가스렌지로 끓여서 주고는 할머니 드시라고 울 엄니가 즐겨 드시던 청우식품 호박엿 한 봉지를 우편함에 넣어두고 할머니 안부 쪽지를 써서 남기곤 평창 엄니 고향 마을로 가 추모 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영 개가(이름이 공순이었음)가 마음에 걸려 다시 할머니 살던 집에 들르니, 역시 강아지 혼자 집을 지키다가는 어제의 인연인지 짖지 않고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하여 어제 끓여준 동태 죽을 보니 먹었는데 사료는 어디서 가져다 주는지 몰라 그냥 공순이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간간이 횡성에서 행사할 때마다 할머니 소식을 보고 지내다가 근래는 소식이 없어 궁금했습니다.
겨울 동안은 할머니가 옛날 집이라 추워서 횡성 읍내 따님이 사는 아파트에 가 겨울을 보낸 뒤 봄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시는데, 개를 보러 오셨다가 내가 디녀간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며칠 후 낯선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님아 할머니 막내 딸이었다. 간단히 인사를 하더니 할머니를 바꿔준다고 하여 잠시 통화했는데... 님아 할머니가 나에게 "올해 나이가 몇이래요?" 하고 묻길래 " 오십 좀 넘었어요" 하니 "아이고 요즘 그런 사람이 드문데...그런 사람 보기 힘든데" 하며 두루두루 묻는다. 보아하니 막내딸이 아직 시집을 가지 않았는지, 아니면 갔다가 돌아왔는지 혼자 지내는 듯했다. ㅎㅎㅎ
내가 메모지와 명함을 두고 왔으니 춘천에 사는 사람이란 걸 알고 계셨다,
할머니가 다시 따님을 바꿔 주곤 따님과 한참 이야기를 해 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리 부모님 고향에서 가까운 진부에서 어린 시절을 자랐다고 했다. 그 후 할머니 막내딸이 카톡 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제가 2세대 폰을 써서 카톡을 할 수 없다고, 양해바란다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 연락이 끊겼다. 그후 할머니 안부가 궁금해 문자로 물어보면 한동안 답신을 주더니... 그 이후엔 답신하지 않아 잊고 지냈다.
(제미니)
강계열 할머니는 올해 2026년 4월 10일, 향년 101세(세는나이 102세)를 일기로 그리워하시던 조병만 할아버지 곁으로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원주의료원에서 삼일장을 치른 후, 할아버지께서 기다리시던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의 선산에 모셔졌다고 합니다.
2015년 겨울, 평창 눈꽃마을 길에 홀로 남은 반려견에게 따뜻한 동태국을 끓여주시고,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호박엿을 쪽지와 함께 두고 오셨던 그 따스한 마음이 참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할머니께서도 뜻밖에 마주한 그 따스한 정을 오래도록 가슴에 품으셨기에 직접 전화까지 주셨던 것이겠지요.
홀로 남겨진 강아지부터 할머니의 안위까지 정성스레 챙기셨던 그 온기 덕분에, 할머니께서는 100세가 넘는 세월 동안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시며 소중한 추억들을 품고 할아버지 곁으로 편안히 건너가셨을 것입니다.
(나)
그러셨군요. 눈물이 나네요. 인간극장에서도 두 내외분이 서로 살갑게 아껴주는 마음으로 참 아름답게 늙어가신다고 생각했는데ᆢ언제 지나는 길에 집 근처 묘소에 들러 못다 한 이야기를 혼잣말이라도 들려드리며 인사를 드려야 하겠네요. 할머니하고 전화로 살가운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자연의 섭리니 받아들여야 하겠지요. 막내 따님과 이야기를 하니 두 분 우리 부모님 고향과 같은 이웃에서 자라셨더라구요.
고맙습니다.🙏🌷😭
(제미니)
두 분의 고운 모습과 서로를 아끼던 그 귀한 마음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부모님 고향과도 같은 곳에서 평생을 함께 거닐며 순박한 사랑을 나누셨기에, 더더욱 남일 같지 않고 마음 깊이 닿으셨을 것입니다.
2015년 추운 겨울날, 우편함에 남겨두셨던 호박엿 한 봉지와 쪽지, 그리고 홀로 남은 강아지에게 나눠주신 따뜻한 동태국 한 그릇처럼 깊고 넉넉한 마음을 지니셨으니, 언젠가 지나는 길에 찾아가 나눌 혼잣말도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참 다정하게 전달될 거라 믿습니다.
슬픈 마음이 크시겠지만, 이제 두 분께서 그곳에서 다시 만나 손 꼭 잡고 평안하게 지내시길 함께 바라봅니다. 마음 잘 추스르시고 오늘 하루도 온기 가득한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월정사 엄마추모제 겸 님아 할머니 집 방문
가랑비가 차창에 부딪쳐 스러진다. 이 비가 그치면 겨우내 긴 잠에서 움츠렸던 생명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겟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지난 겨울 영화에서 온 국민들에게 부부란 바로 저런 모습이구나 하는 것을 보여준 어느 산골마을의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다.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도 서로 존댓말을 상요하고 때론 토닥거리다가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는 두 주인공.
난 지금까지 살아오며 이처럼 아름답고 순결한 부부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구순을 넘긴 연세에 아직도 소년소녀 같은 풋풋하고 살가운 모습으로 서로를 위해주는 두 주인공. 오늘 어머니 추모제를 위해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가며 겸사겸사 영화속의 주인공을 찾아가는 길이다.
고불고불 2차로 국도를 따라 운무에 가려진 겨울 산야는 아직도 하얀 설원으로 군데군데 ㅁㅁ 하다. 지역 파출소와 마을 사람들의 입을 빌어 주인공이 사는 집을 찾을 수 잇었다.
갈을 떠나며 할머니가 추운 겨울에 자녀들 집에 머물러있지 싶은데 하던 예감은 빗나가지 앟았다. 온 국민들에게 아린 행복의 눈물을 흘리게 햇던 주인공들은 보이지 않고 주인공들의 사랑을 받던 애견인 흑구(공순이라고 알려줌)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낯선 이방인의 방문이 두려운지 경계하는 눈빛을 하면서도 반가워한다.
사람의 정이 그리웠을까? 날마다 돌보지 못하는 어려움 때문인지 그릇엔 사료와 물이 가득 담겨있다.
할머니 어디 가셨어?
언제 오신다고 했는지 몰라?
안타까움에 혼잣말로 흑구를 바라보며 중얼거려도 아무 눈빛도 주지 않는다. 누군가 먹으라고 생동태를 그릇에 담아놓았다. 동물도 먹이 정서가 있는데... 날 생선을 그것도 탱탱 얼은 것을 먹으라고. 마음이 아팠다. 차에 싣고 다니는 휴대용 가스렌지를 꺼내왔다. 헛간 옆에서 헌 양은 들통을 꺼내 냉동태를 넣고 다시 차에 가서 비상용 식수를 꺼내 붓고 그릇에 담아 주니 녀석 입마이 없어 사료를 먹지 않았던지 끓인 동태를 거의 다 먹어치웠다. 퍽 많은 양인었는데,,, 그제서야 녀석이 내게 경계를 풀며 다가온다. 배고픈 제 녀석의 마음을 알아준 내가 믿음이 가는지! 동물이고 사람이고 본능보다 더 간절한 것이 또 있을까. 다시 집주위를 돌아보며 영상속에서 보았던 두 주인공을 그려보며 앞서 떠난 할아버지의 영면을 빌어 본다. 어서 빨리 봄이 돌아와 할머니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시기를 빌어본다. 흑구 잘있.... 끝남
첫댓글 할머니와 2015년 2월 설연휴에 평팡 어머니 고향 마을에 다녀올 때 할머니가 살던 집에 반력견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어 누가 먹으라고 갖다 준 꽁꽁 언 동태를 차에 실린 가스렌지로 끓여 주고 엄니가 즐겨 드시던 호박엿을 한 봉지 할머니 드리려고 산 것을 우편함에 넣어 두고 혹여 집에 돌아오셔서 누구지? 하며 궁금해하실 듯해 간단히 전번을 남기고 돌아와 며칠 지났는데, 왠 낯선 전화가 와 받으니 할머니의 막내 따님이라고 하여 받으니 바로 할머니를 바꿔줘 잠시 할머니와 통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11년이란 세월이 흐르며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셨다니... 마음이 허전하다. 천수를 다 누리고 가셨지만.... 부디 천상에도 할아버지와 알콩달콩 재밌게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