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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행복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이해인 지음 | 해그린달 그림 | 샘터(샘터사) | 2017년 12월 22일 출간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이 책의 주제어
#산문집 # 위로 # 일상
모두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은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인사!
2008년 여름부터 암투병을 시작하고 이를 극복해내며 꾸준한 집필 활동을 해온 이해인 수녀가 2011년 펴낸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후 6년여 만에 새롭게 펴낸 산문집 『기다리는 행복』. 기다림이라는 말 속에 담긴
설렘과 그리움, 영혼을 맑게 해주는 삶의 지혜와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단상들을 담아낸 책이다.
정제된 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저자만의 솔직하고 잔잔한 감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책의 1부에서는 일상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 스쳐가는 사물 하나까지도 글의 소재로 다루어 따스한 인사와 안부에도 행복을 느끼는 저자의 일상을 만나본다. 2부에서는 사랑과 배려의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몇 가지, 좋은 환자가 되기 위한 십계명 등 오늘을 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담았다. 3부는 지은 죄를 뉘우치고 신부를 통하여 하느님에게 고백해 용서받는 고해성사처럼 나지막하게 되뇌는 기도 이야기를 담고 있다.
4부는 희미해져가는 기억 속에서 마주한 새로운 인연과 행복 그리고 삶에 대한 다짐을 보여주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5부에는 이별의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편지 글을 모아 엮었다. 2010년 입적한 법정 스님의 옛 편지, 해마다 1월이면 이름만 불러도 늘 그리운 여운은로 다가오는 고 박완서 작가에게 전하는 메시지, 세월호 1주기에 쓴 추모시 ‘슬픈 고백’ 등을 만나볼 수 있다. 6부에는 1968년 5월 첫 서원 이후 일 년간의 단상 140여 편을 담았다. 이를 통해 20대 젊은 수녀의 순수함과 풋풋함까지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2018년이면 수도 회원이 되기로 맹세하는 ‘수도서원’의 50주년을 맞게 되는 이해인 수녀는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보낸 반세기를 새롭게 감사하며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저자가 쓴 다양한 글과 함께 저자가 서랍 속에 고이 간직해온 과거 사진을 담아 추억에 의미를 더했고 ‘민들레의 영토’로 시작된 시의 산실이며 기도의 못자리였던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 자리한 ‘해인글방’을 다녀간 방문객들이 남긴 삼십여 권의 방명록 가운데 의미 있는 글 일부를 발췌하여 그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
저자소개
저자 : 이해인
저자가 속한 분야
종교인/종교작가 > 수녀
문학가 > 현대문학가>시인
이해인 저자 이해인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 일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필리핀 성 루이스대학 영문학과,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 제5회 〈천상병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작은 위로》, 《희망은 깨어 있네》 등의 시집과 《두레박》,《꽃삽》,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등의 산문을 펴냈다.
이해인님의 최근작
사랑할 땐 별이 되고(3판)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아우름 22)
이해인 수녀 사랑 기쁨 문고 세트(전2권)
사랑은 외로운 투쟁
기쁨이 열리는 창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풀꽃단상
민들레의 영토(3판)
민들레의 영토(전2권)
선물 우체통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밭의 노래(양장본 HardCover)
목차
여는 글ㆍ‘순간 속의 영원’을 살며│4
추천 글ㆍ은근하고도 절묘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글의 향기 _김정자(시인, 문학평론가, 부산대 명예교수)│8
1부 일상의 행복
일상의 길 위에서 _세 편의 단상│20
기차를 타면│26
사랑 가득한 ‘언니 수첩’│30
아픈 날의 일기│35
충실히 살다 보면 참 기쁨이 피어나죠│41
또다시 새봄을 맞으며│45
길 위의 어떤 만남│50
아름다운 순간들│54
나를 울린 분홍빛 타월│59
사랑의 무게를 동백꽃처럼 _제주도에서│64
2부 오늘의 행복
사랑의 길 위에서│74
나를 깨우는 글씨│80
시간에게 쓰는 편지│86
내 일상 언어의 도움 메뉴판│90
잘 보고 잘 듣고 잘 말하는 이가 되도록!│96
새해 결심 세 가지│101
좋은 환자 되기 위한 십계명│105
꽃 시간을 만들고 꽃 사람을 만나며│110
우정의 꽃을 가꾸는 열 가지 비결│115
사람꽃도 저마다의 꽃술이 있다│120
3부 고해소에서
아름다운 마무리│128
힘을 빼는 겸손함으로│132
다시 새해를 맞아│137
묵주기도의 향기│142
수도원의 종소리를 들으며│146
순례자의 영성│154
시간을 사랑하는 영성│157
평상심의 영성│161
판단보류의 영성│164
기쁨발견의 영성│169
사순절을 맞이하여│173
내가 먼저 변할 수 있어야만│177
스타치오의 아름다움│180
언제나 떠날 준비를│186
4부 기다리는 행복
책방 골목에서│194
모르는 이웃과의 친교│199
비워내고 단단해진 저 조가비처럼│204
나의 ‘국수 사랑’ 이야기│210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입니다│216
《누구라도 문구점》이 선물한 우정│219
언제라도 앞치마를 입으면│224
봄이 오는 길목에서│230
휴가에 대한 단상│236
느티나무 아래서│241
12월의 반성문│245
5부 흰구름 러브레터
법정 스님의 옛 편지│254
또다시 새해를 맞이하며 _박완서 선생님께│259
그리움 익혀서 사랑으로 만들게요 _어머니 선종 10주기에│264
이별 연습 _‘성바오로 가정 호스피스 센터’ 가족들께│271
잘 읽어야 행복한 삶의 길에서 _장재안 수녀님께│275
고운 말 학교의 주인공이 되세요! _통영 용남초등학교 학생들에게│281
우리의 푸른 나무 친구들에게 _소년원 아이들에게 쓴 편지│285
시를 사랑하는 선한 마음으로 _신창원 형제에게│289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295
어서 오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님│301
기도 항아리를 채우는 기쁨 _허금자 수녀님께│305
《죽음과 죽어감》을 읽고 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님께│310
어여쁜 달항아리로 받아주십시오 _언니 데레사 말가리다 수녀님을 위하여│318
슬픈 고백 _세월호 추모시│323
6부 처음의 마음으로 _기도 일기
1968년 5월 23일 첫 서원 후 일 년간의 일기 모음│332
수록 시 색인│397
해인글방 방명록에서│398
책 속으로
이런저런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나는 느끼는 게 많았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정말로 위독한 순간의 나를,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좀 더 자주 그려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예측 불허이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사랑을 많이 받는 만큼 갚아야 할 빚 또한 그만큼 많다는 깨달음과 함께! _p39 〈아픈 날의 일기〉 중에서
봄 햇살이 하도 따사로워서 한참 동안 그 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햇빛을 두르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투명한 푸름에 눈이 부시어 황홀한 기쁨을 그대로 안고 낮기도에 갔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봄 햇살 속에 ‘좀 더 웃자. 좀 더 명랑해지자’ 하고 두 손 모으니 절로 웃음이 피어났던 오늘. 나는 기쁨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싶어 하얀 돌멩이와 조가비에도 기쁨이란 단어를 적어서 책상에 놓아둔다. _p45 〈또다시 새봄을 맞으며〉 중에서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도 되고 울고 싶으면 혼자 있을 때 조용히 울어도 된다고 지인들은 권유했지만 나는 자신의 병 때문에
울지 않는 것을 늘 자랑삼아 이야기해오곤 하였다. 그런데 항암 치료를 받던 어느 날인가 내가 서울 성모병원에 갈 때면 들르는 분원(경기 의왕시 성라자로 마을 수녀원)에서 나는 왈칵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내가 머무는 방의 서랍장을 열다가 나온
분홍빛 커다란 타월을 보고 나서였다. 이건 전혀 예기치 않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_p60 〈나를 울린 분홍빛 타월〉 중에서
지난 수십 년간 모아둔 다른 좋은 글귀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도 내가 특별히 아끼는 두 가지 글씨 선물이 있다.
하나는 법정 스님께서 어느 날 한지에 붓글씨로 적어 보내주신 것이고, 또 하나는 내가 인도 콜카타에 마더 데레사를 뵈러
갔을 적에 받은 뜻깊은 영문 글판이다. 두 분 다 세상을 떠나신 지금 그 글귀는 나에게 새로운 기쁨과 감동을 준다.
_p82 〈나를 깨우는 글씨〉 중에서
어느 수도원이나 마찬가지일 테지만 우리 집에서도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세 번은 삼종기도를 위한 큰 종을 치고 아침기도 낮기도 저녁기도 끝기도를 위한 작은 종을 매 기도 시간 5분 전에 친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공동 독서를 듣다가 이야기해도 좋다는 신호로, 성당에서 퇴장하는 신호로, 중요한 공지가 있다는 신호로 원장 수녀가 종을 치곤 한다. 이승에서의 수도 여정을 마치고 어느 수녀가 임종했을 때에는 수련수녀가 성당 앞에서 아주 오랫동안 특별한 모양의 징으로 천천히 서른세 번의 조종을 친다. _p150 〈수도원의 종소리를 들으며〉 중에서
“국수 한 그릇 먹고 가실래요?” 늘 이렇게 초대하며 이웃을 불러 모을 아담한 국숫집을 하나 갖고 싶다. 기쁘면 기뻐서 슬프면 슬퍼서 부담 없이 들어와 누구라도 위로받을 수 있는 국숫집의 작은언니가 되고 싶다. 이름은 ‘시가 있는 국숫집’이라고 해야지. 국수를 먹고 나서 짬짬이 시도 읽고 편지도 쓸 수 있는 초록 책상도 준비하리라. 낯선 이들끼리도 금방 정겨운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편안히 쉬어 갈 수 있는 조그만 국숫집을 상상 속에 짓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_p215 〈나의 ‘국수 사랑’ 이야기〉 중에서
진정한 의미의 ‘프란치스코 효과’, ‘프란치스코 특수’는 외적인 행사에 있지 아니하고 당신을 뵙는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탄생할 새로운 희망과 사랑에 있음을 당신의 그 백만 불짜리 미소가 미리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교황님, 한 손에는 성모님의 백합을, 또 한 손에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들고 기도하며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_p304 〈어서 오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님〉 중에서
구름 아가씨 들어보세요. 나의 얘기를. ‘사람들의 마음 깊이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보화가 숨어 있는가를 당신은 순간마다 발견해야 합니다. 사람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 사람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나는 모든 이의 작은 친구가 되고 싶고 산새였으면 합니다. 아직 언어를 배우고 있는 은하 아기의 목소리를 멀리서 들었습니다. 그의 엄마는 내게 고운 그림을 보냈습니다.’ _p336 〈처음의 마음으로_기도 일기〉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여럿보다 혼자가 익숙한 일상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 따스한 말 한마디가 그립고 절실하다. 그런 현실에서 종교를 초월해 이해인 수녀가 전하는 따스한 시어는 많은 사람에게 진심 어린 위로로 다가온다.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로 시작된 독자들의 아낌없는 사랑은 이해인 수녀가 2008년부터 암 투병을 시작하고 이를 극복해내며 꾸준한 집필 활동을 하는 데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런 독자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보답하고자 이해인 수녀는 2011년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출간 후 6년여 만에 신작 산문집 《기다리는 행복》을 펴냈다. 이 책의 출간을 준비하던 지난 가을, 수도 생활에 큰 영향을 준 가르멜 수도원의 언니 수녀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언니의 빈자리를 통해
언젠가 자신도 그렇게 떠날 날이 있음을 절감하며 더욱 충실히 ‘순간 속의 영원’을 위해 살고 있는 이해인 수녀는 영혼을 맑게 해주는 삶의 지혜와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단상들을 책에 담았다.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는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위로의 선물로 다가갈 것이다.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 _이해인의 시, 〈기다리는 행복〉 전문
메마른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향기로운 글 모음
《기다리는 행복》에는 정제된 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이해인 수녀만의 솔직하고 잔잔한 감성이 오롯이 녹아있다.
1부 〈일상의 행복〉에서는 일상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 스쳐가는 사물(단추ㆍ수첩ㆍ타월) 하나까지도 글의 소재로
다뤄 따스한 인사와 안부에도 행복을 느끼는 이해인 수녀의 일상을 만난다.
수도복 안에 입는 검은 블라우스에 떨어진 단추 두 개를 달며 내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 금방 달아도 될 것을 왜 그리도 미루었는지! 게을렀던 나 자신에게 눈을 흘기다 마음을 진정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단추를 달았다. 다시는 단추 다는 일을 미루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_〈아름다운 순간들〉 중에서
2부 〈오늘의 행복〉은 ‘사랑과 배려의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몇 가지’를 비롯해 ‘일상 언어의 도움 메뉴판’, ‘좋은 환자가 되기 위한 십계명’, ‘우정의 꽃을 가꾸는 열 가지 비결’ 등 오늘을 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묻는다. 올 한 해는 또 어떤 다짐과 결심을 했느냐고! 나는 대답한다. 늘 해오던 것에 그냥 새 옷을 입혀서 노력하는 결심과 다짐이 있을 뿐이라고. 정작 새로운 것은 없지만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것은 그만큼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나는 내 고운 말 쓰기 차림표,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의 메뉴판에 몇 가지를 더 보태어 사무실 게시판에 걸어두고 나의 친지들과도 나누고자 한다. 딱히 새로울 것 없는 평범한 메뉴들이지만 성심껏 사랑을 넣어 실천한다면 새로운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_〈내 일상 언어의 도움 메뉴판〉 중에서
3부 〈고해소에서〉는 지은 죄를 뉘우치고 신부를 통하여 하느님에게 고백하여 용서받는 고해성사처럼 나지막하게 되뇌는 기도 이야기가 중심이다. 작가로서 아름다운 동화를 한 편 쓰고 싶은 이해인 수녀는 삶이 한 편의 시가 되고 그림이 될 수 있도록 순간순간을 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더 단순하고 투명하게 남들 날들이 채워지길 원한다. 수도원의 일상과 묵상은 비가톨릭 신자도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어느새 인생의 오후를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새로 오는 시간이 고맙고 소중하고 다시 한번 사랑할 기회를 선물 받은 기쁨에 새삼 설렐 적이 많습니다. 게으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없지 않지만,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오늘의 나를 지탱해주는 힘입니다. _〈시간을 사랑하는 영성〉 중에서
4부 〈기다리는 행복〉은 희미해져가는 기억 속에서 마주한 새로운 인연과 행복 그리고 삶에 대한 다짐을 보여준다.
이해인 수녀는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회를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하며 ‘한 번 간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한다.
수도자라는 이유만으로 내 인간적인 부족함과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벗이 되고 애인이 되고 가족이 될 수 있는 특혜. 오랜 세월 시를 쓰는 덕분에 모르는 이웃을 많이 알게 되고 때로는 가족 못지않은 우정의 친교가 이루어지는 신비. 이 모두를 선물로 받아 안으며 나는 새삼 행복하다. _〈모르는 이웃과의 친교〉 중에서
5부 〈흰구름 러브레터〉에는 이별의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편지 글을 모았다. 2010년에 입적한 법정 스님의 옛 편지, 해마다 1월이면 이름만 불러도 늘 그리운 여운으로 다가오는 고(故) 박완서 작가에게 전하는 메시지, 어머니 선종 10주기에 바치는 글, 언니 수녀님을 떠나보냄에도 앞에서 눈물 흘릴 수 없었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추모시, 세월호 1주기에 쓴 추모시 ‘슬픈 고백’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찡한 여운으로 남는다. 아울러 초등학교 학생들, 소년원 아이들, 젊은이들에게 쓴 편지 글을 비롯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축하 글은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수도원에서 보낸 반세기를 새롭게 감사하면서……
이해인 수녀는 2018년이면 수도 회원이 되기로 맹세하는 ‘수도서원’ 50주년을 맞이한다.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보낸 반세기를 새롭게 감사하면서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기다리는 행복》을 출간했다.
‘6부 처음의 마음으로 _기도 일기’에는 1968년 5월 첫 서원 이후 일 년간의 단상 140여 편을 수록했다. 이해인 수녀는 오랜 세월 충실한 ‘애인’이 되어준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 일기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오래전 기록이지만, 독자들은 20대 젊은 수녀의 순수함과 풋풋함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당신……. 태양이여, ‘괴로움’을 보내주시면 즐거워하겠습니다. 갈수록 더욱 기뻐하겠습니다. 때로 감정이 용납하질 않더라도 그 아픈 괴로움에도 기뻐하는 푸른 의지를 키우겠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게 하십시오.
저를 부디 잊히게 하십시오. 그래야 저는 더욱 작아질 수 있습니다. 7. 10
이 밖에도 이해인 수녀가 서랍 속에 고이 간직해온 과거 사진을 삽입하여 추억에 의미를 더했다.
‘감사 더 깊어지고, 사랑 더 애틋해지고, 기도 더 간절해지게’ 만들어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은 이해인 수녀에게
‘민들레의 영토’로 시작된 시의 산실이며 기도의 못자리였다. 그 수도원에 자리한 ‘해인글방’을 다녀간 방문객들이 남긴 삼십여 권의 방명록 중에서 의미 있는 글 일부를 발췌하여 책에 실었다.
《기다리는 행복》을 읽는 독자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해인 수녀는 오늘도 겸손히 두 손을 모은다.
북로그 리뷰 (11)
독서의 이유 su**ell | 2018-01-27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지난해 여름이었던가 보다. 피서 겸 고민상담 겸 겸사겸사 찾곤 하는 강원도 한 사찰의 스님께 어쭙잖은 질문을 드렸다가 혼쭐이 난 적이 있다. 사건의 전말인 즉, 언제부턴가 유행처럼 떠도는 '미니멀 라이프'나 '내려놓기', 혹은 '소박한 삶'이나 '비우는 삶' 등에 대해 스님은 어찌 생각하느냐 여쭈었던 것인데 살면서 집착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대답과 함께 이러이러하게 살아라 하는 충고의 말씀이 돌아오리라 기대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정색을 하고 나무라시는 스님 말씀에 나는 일순 어찌할 줄 모르고 얼굴만 벌겋게 달아올랐었다.
스님 말씀인 즉 '속가인의 삶과 종교인의 삶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방향에 있어서는 극과 극이라는 것'이었다. 사람의 육체가 음식을 통하여 에너지와 활력을 얻듯 우리의 영혼은 욕심을 통하여 에너지를 얻는 법이라며 다만 속가에서는 삶에 필요한 돈과 재물을 취하고자 하는 욕심을, 출가인은 속가에서 배웠던 욕심을 하나씩 하나씩 털어버리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되며 그런 것들이 개인의 영혼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었다. 재물에 대한 큰 욕심이 없거나 그만 한 능력도 되지 않는 사람이 어쭙잖게 욕심을 내려놓게 되면 영혼의 에너지만 고갈되어 절망과 우울감 속에 빠지게 된다는 충고와 함께 현대인의 병은 주로 그런 절망감에서 비롯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반면에 수도자는 집착과 욕망을 하나씩 하나씩 털어버리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들을 내려놓기를 염원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 이쯤이면 된 게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 자신의 원(願)을 내려놓으면 그 순간 영혼을 지탱하던 삶의 동력을 잃게 된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속가인은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수도자는 속가에서 배웠던 욕심을 내려놓고자 하는 갈망으로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우며 속가인이 출가도 하지 않은 채 수도자의 삶을 모방하거나 출가인이 파계도 하지 않은 채 속가의 삶을 탐하게 되면 탈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말씀하셨다.
이해인 수녀님의 <기다리는 행복>을 읽으며 나는 그때의 일을 곱씹어 생각했다.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여 1968년 첫 서원 이후 일 년간의 일기가 수록된 이 책은 1부 '일상의 행복', 2부 '오늘의 행복', 3부 '고해소에서', 4부 '기다리는 행복', 5부 '흰구름 러브레터', 6부 '처음의 마음으로 -기도 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녀님이 쓴 시와 일상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열혈 애독자는 대개 그렇듯 나 역시 1976년에 발간된 수녀님의 첫 시집 <민들레 영토>에서부터 수녀님을 향한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일상의 쉬운 단어들을 그저 평이하게 옮겨놓은 듯한 수녀님의 시는 이상하게도 수녀님의 따스한 체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내가 믿는 종교의 수도자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작가로서의 순수한 영혼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수도자라는 이유만으로 내 인간적인 부족함과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벗이 되고 가족이 될 수 있는 특혜. 오랜 세월 시를 쓰는 덕분에 모르는 이웃을 많이 알게 되고 때로는 가족 못지않은 우정의 친교가 이루어지는 신비. 이 모두를 선물로 받아 안으며 나는 새삼 행복하다. 사랑받는 그만큼 더러는 오해도 받고 구설에 오르고 예기치 않은 힘든 일이 생길 때도 없진 않지만 이미 내가 받은 선물만으로도 나는 모든 어려움조차 축복으로 받아안으리라 기쁘게 다짐해본다." (p.203)
1, 2, 3, 4부가 수녀님의 일상과 사물에서 얻은 지혜의 글이라면 5부는 편지 글들이 모아져 있다. 법정 스님이나 박완서 작가, 이해인 수녀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이런 저런 사연으로 알게 된 사람들의 편지. 그 중에는 탈주범 신창원의 편지도 있다.
이와 같은 편지 글들을 읽다 보면 내가 왜 수녀님의 글을 좋아하는지, 수녀님의 글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조금쯤 알 것 같기도 하다. 수녀님의 글이 수도자로서의 한 차원 높은 곳에 있지 않고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구분이 없는 것이다. 1968년 5월 23일에 첫 서원을 하여 2018년 5월 23일이면 수도서원 50주년이 된다는 수녀님. 1969년 4월의 어느 날에 쓴 수녀님의 일기는 다음과 같았다.
"본당 미사에 가는 길. 라일락이 많이도 피었다. 때가 되면 자기를 꽃피우고 또 때가 되면 살며시 자신을 감추는 그 온갖 식물들은 얼마나 정직한 것일까. 해가 좀 길어진 것 같다. 주일에는 평온한 마음으로 내 영신 생활이 윤택하도록 기름을 부어주어야 한다. 스크랩북 위한 신문을 좀 오리고 조금 쉬었다. 참된 예술인이 되고 싶다. 창조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 (p.383)
여전히 바람이 차다. 하루 하루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삶이지만 우리가 죽음을 잊고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삶이 목표가 아닌 과정을 즐기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정을 즐기는 방법을 자신의 인생 전체를 통해 배우고 익힌다. 그러나 목표만 중시했던 사람은 별 탈 없이 평생을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아무것도 배운 게 없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되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 나는 수녀님의 기다림 속에서 그것을 배운다. 스님은 내게 죽기 전까지 욕심을 부리라 했다. 다만 타인의 삶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리 하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런 지혜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과정을 즐기며 이웃을 돌아보는 지혜, 나는 그것을 배우기 위해 쉼 없이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기다리는 행복 rm**l7827 | 2018-01-26 | 추천: 0 | 5점 만점에 1점
작년 한 해, 샘터를 통해 수녀님의 글을 자주 접했다.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글은 거부감을 느끼는 편인데 수녀님의 글은 이상하게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소담스러운 내용들이라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고 신앙을 드러내기보다는 수녀님 주변의 사건들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본인은 나이가 드셨다고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해인 수녀님은 여전히 소녀 같은 분인 것 같다. <기다리는 행복>이란 이 책은 그동안 수녀님이 쓰셨던 일기 같은 글들과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글과 시가 담겨 있는 책이다. 수도자로서 사는 삶이면 완벽하고 늘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그런 분이실 것 같은데 이 글을 읽다 보면 오히려 인간미 있는 분인 것 같다. 보통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끼시고 때론
그 마음을 주체 못 해 실수도 하시고 반성하시는 모습은 직업 불문하고 누구나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다스리는 수녀님의 일상을 보면서 긍정의 힘은 무엇인지도 느끼게 된다. 지나친 긍정은 되려 가까이하기 힘든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실천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맞아, 나도 저렇게 느끼는 순간이 있어'라고 공감도 하게 되고 주변 하나하나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꽤 두꺼운 분량이라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었는데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게 하는 에피소드가 많아 좋았다.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바다 보는 것을 좋아하고..... 수녀님이 좋아하는 것 모두 소박하다. 아직까지도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시는 것 같아 나도 나이가 든다면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좀 더 고운 생각, 예쁜 말,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책을 읽으며 느낀다.
Book-re* : 기다리는행복-이해인 ek**ms97 | 2018-01-25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부제 :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눈물 나게 추운 날.
저녁놀을 향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보다 눈이 부셔 고개를 드니
마른하늘에 무지개가 보였다.
비 내리는 날의 둥근 무지개가 아니라
하늘에서 천이 내려오는 것 같은
똑 고르고 하늘하늘한 무지개였다.
마음이 정화되는 책을 읽었더니
별 게 다 보이는구만.
저 낮은 언덕 너머에는
지금 무슨 일이 있는 걸까하며
무지개를 바라보느라 책을 덮었다.
이해인 수녀의 글에는
어려운 말과 허례허식이 없다.
그의 시 또한 쉬운 말로 되어있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다정하다.
그럼에도 자주 책장을 덮게 되는 이유는
별 것 아닌 평범한 것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타인의 뒷말을 했을 때의 괴로움,
상대방에 대한 돌려 말하는 배려 같은
고운 말의 중요성에 더해
구름수녀의 오랜 투병생활이 투영된
이번 책에는 살아있는 나날의 소중함도 돌아보게 한다.
수녀의 젊은 날의 일기와
소중한 인연들과의 편지들과 코멘트를 보며
그의 죽음에 대한 사색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언제나 글로 마음을 주는 산타 같은 구름수녀,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을
더 많이, 오래오래 적어 나가시길...
w.80 성철스님 <공부노트> 중에서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
밖으로는 모근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
어려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
옳고도 지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
남의 허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서평]기다리는 행복 hy**ho0305 | 2018-01-25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얼굴만 봐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선(善)함이 그대로 느껴져 크게 잘못한 일이 없음에도 앞에만 서면 부끄럽게 하는 사람! 이해인 수녀님이 그런 분이 아닐까요? 종교를 넘어서 그 분의 글을 보면 순수함과 선함과 사랑이 철철 넘어서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곤 합니다.오랜 수행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수녀님은 오래전 여고시절 이미 전국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할 만큼재능이있던 시인이었습니다. 수녀님의 언니 역시 같은 수행자로서 평생 성모님의 품에 있다가 선종하셨다고 하니 아주 특별한 사랑을 받은 집안인 듯 합니다.그동안 수녀님의 시나 에세이를 많이 접하지 못한 독자였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그녀의 지나온 시간들을고스란히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독실한 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또한 인내의 시간들이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낡은 수녀복을 아끼면서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합니다. 광안리에 있다는 수녀원은 가본적이 없음에도 느티나무의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고 그전에는 보였다는 바다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아파트가 들어섰음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집니다. 어린아이처럼 바다와 나무를 보고 사랑하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삶이라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읽는내내 그동안 넘쳤던 욕심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하지만 늘 맑게 살아가고 계시는 수녀님도 늘 자신을 다독이고 마음을 다잡는 생활을 하셨네요.'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표현이나 막말을 하지 않기''누구를 험담하는 자리에 있게 될 적엔 슬쩍 화제를 바꾸거나 자진해서 변호인 역할 하기'무심코 누구의 험담에 동참했다가 한참을 힘들었다는 고백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져서 더좋던데 말이죠.
왜 이런 분들의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모두 보이는지...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꽃에서도우주를 보고 사람을 봅니다. 다가가기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사실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누구도따를 수 없는 지혜와 분별력의 예리한 꽃술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시니 참 득도하신 분이다 싶습니다.
암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음에도 주변을 배려하고 밝게 지내시는 모습에서 어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랜시간 같이
지내다가 먼저 하늘로 떠나간 분들을 그리워하고 남은 흔적으로 그리움을 대신하는 마음은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진솔한 마음이지요.그저 모든 글이 아름답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에세이입니다.특히 새해에 읽으면 올 한해 선한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게해줄 좋은 책입니다.'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행복하게 한다'수녀님 좋은 분 곁에 있는 우리들이 더 행복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이해인] 기다리는 행복 ap**emin35 | 2018-01-24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혜민스님이 고민이 있을 때에는 이해인 수녀님께 상담한다는 글을 보았다. 스님과 수녀님은 종교가 달라 왕래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꽉 막혀있었던 것 같다. 나도 종교는 불교이지만 법륜스님 책과 이해인 수녀님의 책을 읽고 루게릭병으로 불편한 몸으로 구두 닦는 봉사를 하시는 김정하 목사님의 삶을 보고 감동하기도 한다. 종교를 떠나 좋은 사람은 다 마음으로 통하는 것 같다. 작년 여름, 수녀님의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를 읽고 너무 좋았는데 올겨울에 <기다리는 행복>이라는 책이 나와서 반가웠다. 일상의 행복, 오늘의 행복, 고해소에서, 기다리는 행복, 흰 구름 러브레터, 처음의 마음으로 _ 기도 일기총 6부로 나뉘어 구성이 되어있다. 책 제목인 기다리는 행복은 4부. 대장암 투병생활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투병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군데군데 묻어 나온다.게다가 사망했다는 오보까지 나와서 놀라셨을 법도 한데 오히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면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갚아야 할 빚도 많다는 것을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한다. 산문집이고 뒤에는 일기가 쓰여있어서 그런지 뭔가 내가 수녀님 곁에서 함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었다.p.79어두울수록눈물 날수록나는 더걸음을 빨리한다p.89시간은 만남과 이별의 문입니다.내가 이 세상으로 나올 때 문을 열어주었듯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죽음을 향해 문을 열어주고 닫아줄 침묵의 성자!당신과 다시 만날 수가 없음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날이 언제가 되든 기쁘게 순명할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 영원한 이별조차 앞당겨 묵상하게 해주시는 당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p.99우리 모두 안팎으로 침묵이 그리우면서도 생각만큼 절제하지 못하고 날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좀 더 말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심하게 다른 사람들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판단하는지요.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가 깨진 적이 얼마나 많은 지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