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1:11]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기업이 되었으니 - '기업이 되었으니'의 헬라어 '에클레로데멘'은 '제비를 뽑아 지정하다' 혹은 '기업이 되다'라는 의미의 동사 '클레로오'의 단순 과거 수동태이다. 이것은 우리가 단순히 하나님께 어떤 기업을 받는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하나님의 소유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주권적인 뜻대로 우리를 택하시고 소유하셔서 자기의 기업을 주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보호하며 돌보신다 또한 '에클레로데멘'이 수동태인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의 기업이 된 것이 우리의 공로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이시기 때문이다.
[엡 1:12]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 본절은 6절에서 언급한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의 반복이다. 하나님께서 창조와 섭리 그리고 선택을 통하여 얻고자 하신 것은 자신의 영광을 그들로 하여금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것은 단순히 예배의 목적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목적이다.
한편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의 헬라어 '투스 프로엘피코타스'에서 접두어 '프로''전부터'에 대해 혹자는 본서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가 된 전체 공동체에 대해 언급하기 때문에 그것은 '모든 믿는자'를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스도가 오시기 이전에 메시야를 기대했던 유대인을 가리킨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은 이방인들보다 먼저 복음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엡 1:13]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너희'는 앞절에서 '유대인'을 지칭한 '우리'와 대조되는 인칭 대명사로 이방인 그리스도인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구원은 유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이방인에게도 구원의 복음이 전하여졌다. '복음'은 다른 곳에서 '주의 말씀', '하나님의 말씀', '그리스도의 말씀', '생명의 말씀', '화해의 말씀'이라고도 불리어진다.
이런 '구원의 복음'과 동일시되는 '진리의 말씀'은 하나님의 구원목적을 계시하는 사도의 복음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구원 계획을 사도들은 이방인에게까지 전파하였으며 그 결과 이방인들도 복음을 받아들여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구원을 얻게 되었다.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
'인치심을 받았으니'의 헬라어 '에스프라기스데테'는 소유권을 나타내거나, 어떤 문서나 서신의 신빙성을 보증할 때 사용되었다. 이러한 '인을 받는 것'에 대해서 혹자는 '세례'를 가리킨다고 주장하나, 그것은 복음을 받아들일 때 수반되는 성령의 영접을 가리킨다(Lincoln). 성령의 영접은 하나님께서 소유주가 되시는 내적 확증이며, 이런 내적 확증을 공동체 안에서 외적으로 표시하는 것이 '세례'이다.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 되며, 하나님은 그들의 소유주와 보호자가 되신다. 이런 관계 변화를 확증하고 보증하는 것이 '인침'이다. 한편 '약속의 성령'은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성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성령을 받음으로 주어질 신령한 축복을 암시한다.
[엡 1:14]
이는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 '보증'의 헬라어 '아르라본'은 '에라본'('보증')에서 차용한 것으로 당시의 상업 용어이다. 이것은 어떤 계약을 할 때의 계약금을 가리킨다. 바울은 본절에서 '성령의 인침'을 그리스도인의 기업의 보증에 비유하고 있다. 이는 약속의 성령이 성도의 마음 속에서 보증을 해주시므로 구속의 그 날까지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해주심을 시사한다.
한편 '기업'은 성령이 그리스도인의 현재 삶속에서 보증해 주신 것으로 미래의 영적인 부활체를 가리킨다. 이는 미래에 주어질 완전한 구원을 시사한다.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 '얻으신 것'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1) 혹자는 그리스도인에게 약속된 축복이라고 주장한다. (2) 혹자는 '그리스도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하나님이 그리스도인의 소유주이심을 시사한다고 주장한다.
두 견해 중 후자가 타당하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의 소유주로서 그리스도인들을 미래에 완전히 구속하신다.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 -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속하시는 궁극적인 목적을 나타낸다. 미래에 하나님이 그리스도인들을 완전히 구속하시고 소유하실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엡 1:15]
이를 인하여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나도 듣고...."
이를 인하여 - 이것은 바울이 새로운 언급을 하기 전에 종종 사용하던 것으로 '앞서 언급한 전체로 인하여'라는 의미이다.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나도 듣고 - 바울은 에베소교인들의 믿음과 사랑에 대해 들었음을 밝히고 있다.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1) 에베소 교인들이 주 예수를 믿는 믿음, (2)에베소 교인들이 주 예수 안에서 보인 믿음의 행위). 두 견해 중 후자가 타당하다. 왜냐하면 본절은 골로새 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한 믿음과 같은 것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에서 비롯된 행함은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났다
[엡 1:16]
너희를 인하여 감사하기를 마지아니하고 내가 기도할 때에 너희를 말하노라...."
너희를 인하여 감사하기를 마지 아니하고 내가 기도할 때에 너희를 말하노라 - 바울은 기도할 때마다 에베소 교인들의 믿음과 사랑에 대해 감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감사는 에베소 교인들의 믿음과 사랑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하나님의 사역으로 인해서 생겨난 것임을 암시한다. 한편 '말하노라'로 번역된 '므네이안 포이우메노스'는 단순히 '기억하다'라는 의미 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명확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사도 바울이 기도할 때에 기도 대상자의 성품과 인격 그리고 신앙의 정도와 처해 있는 환경을 기억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그의 이름을 불러가며 간구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바울의 기도는 에베소 교인들이 성숙을 향해 성장해갈 수 있도록 간구하는 중보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