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36년의 질곡과 고통은 반만년 우리 역사에 가장 슬프고 아픈 것이었다. 찬란한 문화와 과학의 꽃을 피워 지금 세계에 손색없는 자랑을 내세우는 우리에게 뼈아픈 시간이었다.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대일 투쟁과 전쟁 참여가 최상의 효과를 보이지는 못했을지라도 선열들은 가열차고 용감하게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그 열매로 우리는 우방의 도움을 받아 독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승만 정권의 신정부 수립과 이후의 독재정치로 4.19란 또 한 번 민중의 피의 혁명을 맞게 되었다. 그 후 덜 준비된 민주당 정권과 5.16쿠데타와 긴 군사독재정권의 시간을 겪었고, 1980년 서울의 봄을 맞나 했으나 다시 신군부 등장과 5.18이란 전대미문의 역사적 혼돈을 겪고 6월 항쟁으로 6.29와 5공화국을 열어왔다. 이후로도 민주화의 역행과 북핵 등 남북긴장과 내부의 보혁 갈등으로 우리는 촛불과 탄핵으로 새 정부를 탄생시켰으나 다시 혼돈과 갈등의 현장에 있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빠른 기간에 성공적으로 달성한 드문 나라로 평가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오늘 산업화에 방점을 찍으며 민주화를 평가절하 하려는 집단과 산업화는 우리 민족의 역량과 시대적 조건으로 자연적인 것이며 오히려 민주화를 더 강조를 하는 집단이 공존하고 있다. 산업화와 경제 발전의 강조는 불균형 성장과 재벌 및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진전되어 보수화, IMF 사태 및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낳는 경제사회구조를 강고하게하며 이를 지향, 신봉하는 세력으로 발전되고, 다른 한편으로 민주화와 분배와 공존과 동반성장 등의 가치를 지향하여 평등과 진보가치를 지향하는 경향성을 보이는 세력으로 이 시대를 양분하는 틀로 이해되고 있다.
근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와 인권은 수많은 시민혁명과 민중의 피의 희생으로 쟁취되었다. 오늘의 우리 사회의 민주화도 많은 민중과 지도자의 희생과 투쟁으로 이루어졌다. 우리 민주화를 위해 억압받고 옥에 갇히고, 고문 받고, 살해당하고, 자결하기도 한 많은 민주투사와 다수 대중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피와 땀과 눈물의 산물인 것이다. 산업화를 위해서도 많은 땀을 흘렸다. 우리는 정보화의 시대를 살고 있고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엄청난 기술변화와 생활 기본 틀의 구조적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세계는 이러한 경쟁과 협력의 틀 속에 자원경쟁, 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과 소재 및 정보와 빅 테이터로 상징되는 다양한 정보자원의 확보와 이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정치, 경제적 리더십의 확장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과 NATO 등 민주자유 진영과 러시아, 중국, 북한 및 이란 등의 반대진영의 논리와 이해가 충돌하는 세계질서의 재편과 변화의 시기에 처해 있다.
78년여의 분단과 양극화의 심화로 남북한은 어느 때 보다 어려운 국내외적 여건에 처해 있다. 통일의 문제는 더 어렵고 난해하다. 상대가 있으며 주위의 여러 다른 입장을 갖는 강대국들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분단이란 먼 원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더 어려운 것은 우리가 동족상잔이란 세계사에 유래 없는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민족의 상처를 때로는 싸매기도 했으나 더 많이 그것을 헐뜯고 생채기 내는데 골몰했다. 남북체제의 온존과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단체제의 고착화와 심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보수, 진보정권을 이어 우리는 평화와 통일을 얘기하며 난관을 만나기도 하나 남북간의 공존, 평화, 통일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대화해 오고 있다.
한반도 통일은 평화적으로 우리민족의 주체적 결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 결정의 핵심 주체는 남북한 국민들이다. 남북한의 정치 지도자들의 영향력이 더 크고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남북한 국민의 다수의 뜻과 결정이 더 우선하며 강한 힘을 갖는다. 우리 주변국들도 우리 민족의 결집되고 일치된 통일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남한의 국민의 결정과 같은 무게와 중요성으로 북한 국민의 자주적 결정도 중요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남북대화와 이를 토대로 한 남북미의 대화, 협상의 끝은 성공적이지 못했으나 나름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미국 현 대선에서 트럼프의 강력한 도전과 당선 가능성이 점고되고 있다. 중국, 일본 및 러시아도 트럼프를 전제로 한 다양한 외교, 국방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윤정부는 단순한 바이든의 북,중,러 대 한,미,일의 구도의 미국중심 전략에 집착하며 이념의 맨 선봉에서 자국의 외교, 정치, 경제적 실리와 무관하게 과도하게 편향된 정책을 지난 2년여 유지해오고 있다고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9.19 남북합의를 파기하고 DMZ에서의 대북방송과 전단 살포로 북한의 상응하는 대처와 오물 공중 살포 등 긴장을 높이는 행위들을 진행하고 있다. 소위 힘에 의한 평화를 말하며 한미(일) 연합 훈련의 강화, 미국의 첨단 무기로 바다와 한반도 상공에서 시위하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며 미국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식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혼돈과 갈등의 시기에도 향후 우리정부의 평화통일정책은 다음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우리의 영향력에 일정한 한계가 있으나 미중관계의 경쟁 완화와 협력의 복원과 이를 통한 기존의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의 완화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국, 일본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을 고려하는 균형외교로의 전환이 적극 고려,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등장에 대한 대응을 미리 준비하고 필요한 전략과 network 구축과 확보가 요청된다.
셋째, 북한과의 실효성 없는 긴장과 DMZ에서의 갈등을 지양하고 다양한 채널로 남북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
넷째, 9.19 남북 군사합의 등의 평화의 기본조건들을 회복하고, 한반도 비핵화, 핵동결 등의 논의를 남,북,미,중간 심도있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남북한 내부여건 차원에서 남북한사회가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한 소통. 교류 등의 제도를 확립하고, 특히 내부에서의 정보 왜곡, 상호비방 등을 지양하며 남북관계 차원에서는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모든게 혼돈과 갈등의 시기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