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이 출마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검찰총장을 하셨던 분, 감사원장을 하시던 분, 도지사를 하는 분, 전직 총리였던 분, 국회의원이었던 분, 국회의원이신 분들이 출마선언을 하였습니다.
대통령은 한국이라는 배를 운항하는 선장과 같습니다. 선장에게는 냉철한 판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지도력이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을 화합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수도자와 같은 고결함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가와 국민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언론은 후보자들이 하였던 말과 행동이 사실인지 검증하려고 합니다. 토론을 통해서 후보자들의 능력과 지도력을 검증하려고 합니다. 후보자들은 지지자들과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거운동을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운전할 수 있는 선장을 선택할 것이고,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는 한바탕 축제가 될 것입니다. 선출된 대통령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낼 것이고,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위로의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 1987년부터 이어온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의 전통과 결과입니다. 저는 7번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하였습니다. 제가 투표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기뻤고, 낙선하였을 때는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전진하였습니다. 배를 운전하는 것은 선장이지만 노를 젓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지혜와 열정 그리고 겸손과 정직을 겸비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도 국민의 몫입니다. 이런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국가는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만들어 도약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과 꿈이 없는 후보, 개인의 욕심을 먼저 챙기려는 후보를 선택하는 국가는 위기의 순간이 다가오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선택 받을 수 있는 길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바오로 사도는 용서를 이야기합니다. 감사를 이야기합니다. 동정과 호의 그리고 겸손과 온유를 이야기합니다. 그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느님께 선택받는 길은 업적과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 선택받는 길은 성공과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선택받는 또 다른 길을 이야기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라고 하십니다.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라고 하십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십니다. 이 길은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길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기에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