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의 심심산골
조그만 庵子의 기와지붕.
새로 와송이 비집고 나와 있으며
손바닥만한 마당엔 雜草가 우거진것도 모자라
칡넝쿨이 階段까지 기어 올라와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자
法堂 마루에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으며,
게으른 黑雲 處士가 法堂에 모시고 있는 神은
부처님도 아니고.. 관운장도 아니고..옥황상제도 아닌, 삼신 할미다.
아기를 못낳는 여인이 삼신당에서 기도하면
달덩이와 같은 아들을 낳는다고
흑운처사가 이동네 저동네 탁발을 다니면서
소문냈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가뭄에 콩나듯 하였다.
가끔씩 삼일기도나 십일기도를 하고
돌아간 여인들도 약발이 없어서 암자의
삼신당에는 바람소리와 여러가지 새소리
그리고 게으른 흑운처사의 코고는 소리뿐이다.
어느
스산한 밤에... 꿈속에서 산돼지 한마리가
내려와서 조금 전에 흑운처사가 누어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똥을 맛있게 먹고
돌아갔으며 흑운처사는 ㅣ자신의 무릎을 쳤다.
돼지꿈만 꾸어도 대박인데, 똥꿈까지 꿨으니 아니나 다를까 그날 점심나절이 지나자
말을 탄 대인뒤로 하인들이 따르고
사인교
가마가 올라와서
삼신당 마당에 앉았다.
말고삐를 잡았던 마부가 엎드리자
두루마기자락을 펄럭이며 나이지긋한
대인이 내려서 흑운처사에게 합장을 했으며~
천석꾼 부자인 권대인이 딸을 가마에 태워왔다.
무남독녀가 십년이 지나도 태기가 없자
친정 아버지가 손수 딸을 데려왔으며,
흑운처사는 요사채에 손님들을 모셔놓고
심마니 총각이 홀로 사는 너와집으로 달려갔다.
흑운처사는 심마니에게, 하수오와 산양삼을 외상으로 가져와서, 권대인에게 대접했으며
이튿날
권대인이 하인들을 데리고 하산하자
딸과 몸종이 백일기도에 들어갔다.
몸종이 잠에 곯아떨어진 사경에서 오경까지
흑운처사와 권대인 딸은 삼신당에서
기도를 드렸고,
일에지쳐 피곤한 몸종이 초저녁부터
깊은잠에 빠져버린 날 밤이었다.
삼신당에 꿇어앉아 기도를 드리던
권대인의 딸이 한숨만 내쉬고
흐느끼며 흑운처사에게 사연을 털어놓았으며
시집을 간지 십년이나 지나도 태기가
없다고 울먹였다.
"밭만 자꾸 일구면 뭐 합니까?
씨를 제대로 뿌리지 않는데..."
권대인의 무남독녀가 털어놓은 사연을 듣고
흑운처사가 그녀에게 씨를 뿌려주겠다 하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흑운처사의 말을 알아차리고 옷고름을 풀었다.
흑운처사가 권대인 딸의 고쟁이까지 벗기자
그녀는 알몸으로 반듯이 드러누워
가쁜숨을 몰아쉬며 흑운처사를 독촉하였다.
"처사님~ 어서 저를 안아줘요."
돌처럼 단단한 흑운처사의 물건이
그녀 깊숙이 미끌어져 들어가자
그녀는
신음을 토해내며 흑운처사를 팔로 힘껐 끌어안고 울부짖었다.
그녀는
흑운처사 목을 힘껏 끌어안고 허리를 감았으며
흑운처사 품속에 안긴 채 뒹굴면서 그녀의 자지러지는 감창이~
암자의 골짜기에 메아리가 되어서 울려퍼졌다.
"처사님~
오늘밤 맘껏 안아줘요.”
그녀의 뜨거운 옥문속에서 봇물이 터져나오자
그들의 운우는 계속되었다.
밤새도록 삼신당이 요동을 쳤으며,
백일기도 마치고 권대인 딸은 시집에 돌아가
아홉달 후 아들을 낳았으며 흑운처사는
권대인이 보낸 자금으로 암자를 새로 지었다.
불임 여인들이 소문듣고 구름처럼
삼신당에 모여들었으며,
총각 심마니는 흑운처사에게 하수오와 산양산삼
외상값을 받으러 암자의 삼신당에 갔다가
깜짝놀랐다.
삼신당이
새로 지어졌으며 외상값을 받아서
너와집으로 가는 심마니 발걸음은 무거웠고
그는
진짜 산삼은 못 캐고, 산양삼을 길러서
진짜 산삼이라고 속여 팔았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매일같이 술만 퍼마시고
움막에서 들병이 꼬쟁이를 벗기느라,
아직도 장가를 못갔으며
노총각 심마니는
왜 돼지꿈 똥꿈을 왜 못 꾸는지 한숨이 나왔다.
올무를 놓아 산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부엌에 걸어놓고 매일 산돼지 고기를 먹으며
길가의
똥이란 똥은 일부러 밟고다니자
어느날 밤에
산돼지 대신 산신령이 나타났다.
이튿날
아침에 심마니는 망태를 메고 산으로 달려갔고,
지난밤 꿈속에서 산신령이 가르쳐 주신
불암바위 아래의 숲을 헤쳐가자
꿈인지 생시인지 산삼밭이 펼쳐진 것이다.
백년근 산삼 서른여섯 뿌리를 캐내
한약방에 팔아서 거금을 손에 쥐었고
논 100 마지기를 사고 기와집을 지었으며~
선녀같은 강진사의 딸과 혼례를 올리고
하인을 부렸다.
"여봐라~!!!"
•••
흑운처사와 심마니 총각은 장터에서 만나서
대낮부터 주막으로 들어갔으며,
고함소리에 놀라서 흑운처사가 먼저 일어났으며
이어서 일어난 심마니는 비몽사몽 이었다.
•••
"이 사람아~!!!
꿈속에서 사또라도 된 게야?"
•••
그들은
주막에 가서 코가 비뚤어지게 낮술을 마시고
소백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이름모를 묘지의 잔디 위에 누워서
곤하게 잠들었다가
그렇게
꿈속을 해맸던 것이었다.
•••
정신이 들자 갈길은 먼데...
다리는 후들거리고
만산에
진달래가 불타며,
새들은 목청을 높여 울어대고,
봄바람은....
목덜미를 간지럽혔으며~
지금까지 모든게
一場春夢 이었다.
♠漢字/無心
첫댓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