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목은 변함없이 표선민속촌 도예실로 향합니다. 날씨는 더할나위없이 화창하고 민속촌을 빛내고 있는 들꽃에 가까운 화단꽃들은 본 적이 드문 자태와 빛깔입니다. 민속촌 방문객들을 위해 일부러 심었겠지만 무리져서 있으니 마치 옹기종기 걸어가는 유치원생같은 귀염, 상큼, 발랄, 호기심, 반짝거림, 희망가득 등등 딱 그런 분위기입니다. 혼자보기 아까워서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수국도 이제 꽂을 피우려 움찔움찔거리는데, 오늘 접시 하나 무사히 완성한 준이에게 박수를!
민속촌 오는 날은 어쩔 수 없이 전 직장선배의 왕수다 대상이 되어야하니 일방통행식 경청에 기氣 빨리는 듯한 어질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국내 최고의 지식인들의 집합소격 언론기관이라 저마다 뛰어나고, 잘났고, 머리 속 든 것들이 가득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았었고, 어느 자리든 주연역할이었기에 그게 몸에 배여있기도 합니다.
민속촌 직장선배의 신신당부 함구령이 있기에 같은 직장출신 절친한 대학동기에게도 전혀 발설하지 않았지만 이 놈의 대학동기도 손절해버릴까 고민 중입니다. 네잎클로버 사건의 불똥이 이 친구에게 튀었다고나 할까요?
상당 수의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는 그걸 자랑했더니 그냥 축하한다 정도로 넘겨도 되는 것을 부득불 부정적 사족들을 달아대는데 정말 인간적 오만정이 다 달아납니다. 이게 네잎클로버 맞냐? 이렇게 상태 안좋은 네잎클로버는 첨본다, 네잎클로버는 기형일 뿐이니 의미를 두지말라 등등 아이고 아무래도 사회성 떨어지는 성격 그냥그냥 받아준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사회적 뇌를 좀 바꾸어야 할 것 같다고 톡 쏘아붙이고 더이상 대화를 안했지만 엘리트들이 모여있던 직장문화의 부작용이 심각한 듯 합니다. 이제는 피곤한 것이 힘들어집니다. 피곤한 대화는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득 돌이켜보니 가까운 교류가 단절되었다시피 했던 몇 년간의 세월이 오히려 편한 듯 싶습니다.
아주 유용한 책, '기氣빨리는 인간성'이란 책의 파트2에 나오는 전형적인 인간성인 듯 해서 오랜 세월 쟁겨두었던 마지막 의리를 버려도 좋을 듯한 기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상대방을 부정하고, 자기의 우수성이 우선되어야 하고, 지배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놈의 성격이 통했던 직장문화가 문제인지, 그 문화에 적합한 인간성이라야 버텨내는 것인지...
암튼 속편하게 그저 자연을 즐기며, 좀 모자란 아들과 마냥 즐기는 삶을 택한 지금에서야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도 눈을 부릅뜨고 잠시 시간을 들였을 뿐인데 열댓 개의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으니 제게 와준 이런 행운들의 정체가 있다면 그게 무엇일까?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행운이 있다면 저는 글을 쓰고 책을 엮어야 할 것입니다. 자연을 즐기는 삶에의 보답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려 제게 기회를 자꾸 주려는 것은 아닐까?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맑고 밝은 봄날을 즐기고 있습니다!
첫댓글 열다섯개는 정말 어마무시한 양입니다. 연속적으로 예사롭지 않습니다.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접시를 들고 있는 준이씨의 눈빛에서 어쩜 제가 상상했던것보다 훨 많은 인지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뿌듯함과 인정해달라는 욕구가 서려 있는 눈빛이 참 반갑습니다.
직장선배 그분은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남성의 수다는 여성의 수다와 비교할 순 없고 개인적인 거겠죠.
기 빨아가는 대학동기분은 슬슬 멀리하셔야겠어요.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빨아가면 안되죠.
똑똑하다고 다 좋은건 아니구나 함서
묘한 위안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