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와 함께 바캉스 시즌이 찾아왔다.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일찌감치 기승을 부린 탓에, 딸. 사위. 손주와
강릉으로 떠나는 2박 3일은 생각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신다.
강릉시 구정면에 있는 힐링 캠프 ⌜예서원蘂墅苑」에 도착한 시각은 8월
1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예서원 정국정 원장님 부부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일찍이 박성균 사범(아마 7단)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예서원’은 친구 분
이라 했는데, 타이젬 5~6단을 두는 애기가여서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
을 터였다.
발효효소연구원 예서원은, 흙과 나무로 꾸민 아담한 2층짜리 펜션과 카
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일행은 ‘목향이 은근한’ 방과 ‘별빛 내리는’ 방에 여장을 풀고 원장님이
연신 숯불에 구워 내주는 삼겹살로 낯선 곳에서의 저녁 만찬을 즐겼다.
배를 불린 후에,
풍접화가 방문객을 유혹하는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 일행을 유혹하는 카페 앞 풍접화.
카페 입구에는 ‘삶이란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깊이 들어가는 것’이란 글귀가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내 마음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
발효차인 와송차와 오미자차에서 은은하게 우러난
차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마 ‘식은 커피잔 속에서
그리움의 알갱이들이
굴러다니는 시간’ 이어서 그럴 거다.
바둑 가족이 피서를 왔으니 참새 방앗간 아닌 가요.
큰 사위(아마7단) 대 7살 손자의 9점 바둑.
작은 사위(프로9단) 대 5살 손녀의 9점 바둑.
바둑 마니아인 원장님이 운영하는 예서원에 와서 지도바둑이 빠진
다면 섭섭할 일.
작은 사위와 정국정 원장님간의 넉 점 바둑.
자연 속에 파묻힌 오로삼매경은 그렇게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
오전 6시에 기상하여 밖으로 나오니 몸과 마음이 단순해지고 가뿐하다.
쉼표를 찾아서 떠나온 강릉.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 그렇게도 찾아다니던 행복인지도 모른다.
텃밭에는 직접 재배하는 ‘와송’ 밭이다.
와송은 항암에 좋고 변비예방, 피부미용, 무엇보다 면역력 증강에 그만
이다.
와송밭 옆에는 석류가 아침햇살을 머금고.
아침밥상은 연잎밥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연잎에 대추, 잣, 밤 등을 얹어 싸
서 만든 것이니 밥이라기보다는 완전 영양식이다.
대형 비닐하우스는 천연염색. 효소체험장이면서 바둑행사도 할 수 있는
장소다.
예서원 카페는,
작년 12월, ‘분당시니어배’를 오래 동안 주최해 왔던 백정훈 회장님의
초청으로 ‘초청전’을 가졌던 곳이다.
해서,
바둑판이 늘 준비가 되어 곳이다.
매화차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낯선 곳에서의 두 번째 밤의 수담手談이
이어졌다.
5살 손녀와 김은선 5단, 정국정 원장님과 7살 손자 대국
남녀노소, 바둑人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 바둑 아닌가.
필자와 담소 중인 정국정 원장(모자)님과 정계천 사모(뒤에 앉아 있는)님.
수수한 멋과 함께 감동을 자아낼 때, 가치가 더 커지기 때문이리라.
제비꽃
겨우
제비꽃
한송이
피워놓고
기타가 놓여있는 작은 무대 옆에 세워진 멋들어진
詩다.
한없이 겸손할 일이다.
예서원 연가
홍경희
뭉게구름 몇 점이 대문 앞에서 서성이는
이곳
학은 학이 되고 사람들은 꽃이 된다.
푸른 바람의 영혼이 콩들의 몸을 삭힌다.
화장기 없는 야생차들
연밥은 풍월을 노래하며 몸을 말고
접시엔 와송(瓦松)이 좌불로 앉아 있다.
하지만(....)
도시의 인스턴트 향기가 배어있는 나는
발효되지 못한다
천원짜리 햄버거 속에 묻혀
앉은뱅이 호박꽃을 잊은 지도 오래다
멀리서 저녁 연기처럼 피어나는
독경소리
창문틈에 내가 나를 슬쩍 끼워 둔다
벌써 다녀간 詩人이 아름다운 ‘예서원’을 시로
융화시켰구나.
강릉 예서원에는 바둑을 사랑하는 정국정 원장님
부부가 열정을 가득 쏟고 있는 중이다.
남다르게 사는 것도 행복입니다.
찬란하게 빛날 당신을 응원합니다.
☻ 발효효소연구원 예서원
정국정 033)647-0343 010-2898-1489
-타이젬 5~6단
-학마을 농촌문화커무니센터
-강릉농촌관광협회
-강릉시바둑협회
☺ 발효효소연구원 예서원
정계천 033)647-0343 010-3044-2957
-학산공방/서각/낙관/캘리그라피
-강릉천연발효식초연합회
☛ 강릉시 구정면 구정옥봉길 161
(학산 테라로사 다리건너)
첫댓글 바둑가족의 강릉예서원 여름나들이
대회행사가 겹쳐서 함께 못했습니다.
멋진 소식 감사합니다.
정국정 원장님이 박사범님의 친구분이라서인지
일부로 계곡까지 안내해 주신것도 황송한데, 또 다시 수박 한통까지
차에 싣고 오셨네요.
그저 감사할 일.
저희집소식을 이곳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네요~
글 솜씨와 사진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다녀온지가 일주일이 넘었네요.
바둑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