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을 골 득실 차로 간신히 통과한 이탈리아는 2회전에서 놀랍게도 브라질을 꺾고 승승장구하여 마침내 세 번째로 우승컵을 안았다.
브라질은 지코, 소크라테스, 팔카오, 에데르 같은 선수들이 계속되는 공세를 펼쳤으나 결국 파올로 로시의 해트 트릭으로 3-2로 패하고 말았다. 반면에 이탈리아는 결승전까지 진출하여 서독을 3-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로시는 6득점으로 최다득점 선수의 자리에 올랐다.
1982 FIFA 월드컵™ 수상결과
로시, 이탈리아 축구 부활의 일등 공신
대회 초반 힘겨운 출발을 보였던 이탈리아는 뛰어난 스트라이커 파올로 로시의 맹활약에 힘입어 세 번째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또한 축구 역사에 길이 기억될 만한 두 번의 명승부, 브라질 대 이탈리아의 경기와 프랑스 대 서독의 준결승 경기로 유명하다.
FIFA는 12회 월드컵 대회 개최지로 스페인을 선정했으며 스페인은 월드컵 사상 가장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이 대회부터 본선 진출팀이 16팀에서 24팀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새 규정에 따라 유럽 13팀, 남미 3팀, 아프리카 2팀,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2팀, 북중미 카리브해 지역(CONCACAF) 2팀에 각각 본선 진출 티켓이 배정되었고 그밖에 개최국인 스페인과 지난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가 본선에 참가했다. 또한 토너먼트 방식도 일부 수정하여 개별적이었던 세 단계를 통합하는 새로운 형태를 도입했다. 즉, 1회전은 네 팀씩 여섯 개조로 진행하여 각 조의 1, 2위팀이 2회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뒤이어 2회전에서는 세 팀씩 네 개조로 진행하여 각 조의 1위팀에 준결승 진출 자격을 주었다. 그런 다음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각각 치르는 방식이었다.
월드컵 뒷이야기
6월 16일, 히혼의 '엘 몰리논' 경기장은 사상 최고의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혜성같이 나타난 알제리가 독일과의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경쟁하기 좋아하는 북유럽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담하게 무너지는 대신 숨겨놓은 인재들을 기용하여 마침내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벨루오미의 골은 이 아프리카 팀에게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독일을 눌러 이기는 기쁨을 안겨 주었다.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는 참가 선수의 연령을 제한하지 않는다. 북아일랜드 포워드인 노만 화이트사이드는 만 17살의 나이로 사라고사에서 열린 유고슬라비아와의 경기에 출전하여 지금까지 가장 나이 어린 출전 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최고령 선수는 1994년, 만 42세때 러시아와의 경기에 출전한 카메룬의 전설, 로저 밀라이다. 화이트사이드와는 거의 25년의 나이 차이가 난다.
월드컵에서 큰 점수차로 승리를 거두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아서 대개 한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이러한 압승의 기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1982년에도 헝가리가 엘살바도르를 10-1로 이긴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헝가리는 1954년 한국과의 경기에서 9-0으로 압승한 기록을 스스로 깼다. 한국과의 경기 기록은 1974년 유고슬라비아가 9-0으로 자이레를 이긴 경기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독보적인 기록이었다.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 24개팀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1974년과 1978년 대회에 연이어 결승에 진출했던 네덜란드는 미셸 이달고 감독이 이끄는 막강한 프랑스팀에 패해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반면에 프랑스는 무서운 기세로 본선 2회전까지 진출했다.
본선 1회전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 팀이 예상 외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독이 알제리에 2-1로 패한 뒤 오스트리아를 누르고 간신히 2회전에 진출했으며 이탈리아도 골 득실 차로 카메룬을 제치고 2회전에 진출한 것이다.
세비야에서의 명승부
그러나 이렇게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는 대회가 진행됨에 따라 경기 감각을 되찾으며 2회전 경기에서는 무서운 기세로 전승을 거두었다. 반면에 잉글랜드와 브라질은 부진을 보였는데, 특히 브라질은 놀랍게도 이탈리아에 패하고 말았다.
준결승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기력을 되찾은 파올로 로시의 두 골에 힘입어 폴란드를 상대로 내내 큰 전력차를 보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승리했다. 그러나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었다. 서독과 프랑스가 격돌하여 짜릿하면서도 치열한 경기를 펼쳐 잊지 못할 최고의 명승부를 선사했으며 프랑스는 패배의 아픔을 영원히 간직하게 된 것이다. 서독이 리트바르스키의 선제골로 리드해 나갔다. 그러나 프랑스의 플라티니가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서는 반대로 프랑스가 3-1로 리드해 나갔지만 서독이 반격에 나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프랑스가 지고 말았다.
강호 '스콰드라 아주라'(이탈리아)는 결승전에서 그들의 영웅 파올로 로시가 터뜨린 골에 힘입어 서독을 3-1로 가볍게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팀의 주장이며 40세의 노장 골키퍼였던 디노 조프는 스페인 국왕 후안 카를로스로부터 우승컵을 받았으며 이탈리아는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을 차지하는 두 번째 국가가 되었다.
공식 FIFA 월드컵™ 수상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