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茶馬古道를 따라서
* 책머리: 차향(茶香)따라 떠나는,‘구름의 남쪽나라’로의 초대장
제1부. 프롤로그
1-1. 새롭게 대두되는 문화의 키워드- ‘차마고도(茶馬古道)’
1-2. 차마고도의 주역들
1-3. 여러 갈레의 옛 길
1-4. “차는 남방의 아름다운 나무이니라.”
1-5. 차문화(茶文化)의 만개
제2부. ‘구름의 남쪽나라’, 운남성(雲南省)
2-1. 차의 고향은 서쌍판납주(西雙版納州:시솽빤나)
2-2. 또 하나의 이상향 멍빠라나시, 경홍시(景洪市:징홍)
2-3. 6대다산(六大茶山)이 산재한 맹랍(勐臘:멍라)와 맹해(勐海:멍하이)
2-4. 유서 깊은 차산지, 맹랍(勐臘:멍라)의 이무진(易武鎭:이우)
2-5. 차마고도의 남쪽루트, 남방 실크로드
제3부. 마방의 행렬은 북쪽으로, 북쪽으로
3-1. 일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도시, 곤명(昆明:쿤밍)
3-2. 보이차의 고향 보이현(普洱縣:푸얼)
3-3. 차나무의 대왕의 고향, 진원현(鎭沅縣:쩐웬)의 천가채(千家寨)마을
3-4. 애조 띤 고슬(古瑟)가락소리 들리는 위산고성(巍山古城)
3-5. 삼탑(三塔)그림자에 머문, 3백년 대리왕국(大理王國:따리)의 숨결
3-6. 토번(吐蕃:투뵈)의 직할 주둔지였던 검천(劍川:젠촨)
3-7. 꿈결 같은 환상의 수향, 여강고도(麗江古都:리쟝)
3-8.‘마음속의 해와 달’샹그리라 중전(中甸: 쭝덴)
3-9. 전설 가득한 가와게보(佧瓦格博,6740m) 설산 마을 덕흠(德欽:데첸)
3-10. 중생에게 내린 보살의 은혜, 란창강의 염정마을(鹽井:엔징)
3-11. 망강(芒康:마캄)에서 차마고도는 사방으로 갈라지니....
3-12. 또 하나의 샹그리라 아정(亞丁:야딩) 자연보호구 83페이지
제4부. 사천성에서 설역고원 티베트로
4-1. 사천성의 중심지 성도(成都:청뚜)
4-2. 중국 선차(禪茶)의 비조, 해동의 무상선사(無相禪師)
4-3. 도교의 성지 청성산(靑城山)의 고정차(고정茶)
4-4. 차마고도의 주관청,‘차마사(茶馬司) 유지
4-5. 몽정차의 신운(神韻)어린, 몽정산(蒙頂山)
4-6.‘강차대도(康茶大道)’의 시발점은 아안(雅安:야안)
4-7. 감제티베트족(甘孜藏族)자치주의 주도 강정(康定:깡딩)
4-8. 신도교(新都橋)에서 길은 남북으로…
4-9. 사고낭산(四姑娘山), 팬더곰의 자생지
4-10. 검남절도사(劍南節度使)의 주둔지였던, 송번(松番)
4-11. 선경 황룡(黃龍)과 구채구(九寨溝)
4-12. 전설적인 게싸르대왕의 고향, 차차초원(岔岔草原)
4-13. 티베트대장경의 산실 덕격인경원(德格印經院)
4-14. 캄지방의 군사요충지, 창도(昌都:참도)
4-15. 다시 남로를 따라 리당고성(理塘高城)으로
4-16. 춤과 노래로 유명한, 파당(巴塘)
제5부. 다시 대설산을 넘어 네팔로, 인도로…
5-1. 금사강(金沙江)을 건너 설역고원 티베트로…
5-2. 주봉성차(朱峰聖茶)의 고향 링트리(Nyingtri:林芝) 지방
5-3. 설역에서의 차의 집산지, 조캉사원의 바꼬라 광장
5-4. 티베트 차의 종류들
5-5. 티베트의 차문화사
5-6. 제2의 도시, 시가쩨(Shigatse:日喀則)의 마방들의 설화
** 부록
* 차마고도 관련 도서목록
책머리: 차향(茶香)에 묻혀 날라 온‘구름의 남쪽나라’의 초대장
시쳇말로, 요즘 부쩍‘차마고도’란 낮선 용어가‘뜨고’있다. 마치 갑자가 달려 나온 다크호스처럼, 비중 있는 문화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마치 지나간 한 세기 동안, 실크로드라는 말이 역마살을 타고난 나그네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듯이….
이런 신드롬은 아마도 몇몇 매스컴이 경쟁적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의 영향력에 의해서 일 것이다. 특히 KBS는 몇 년 동안의 준비 끝에 2007년 9월 5일부터 야심작인 6부작 <차마고도>를 방영하여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어서 차마고도 붐을 일으키는데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다.
한편 중국에서도 이‘차마고도’란 용어를 문화적 코드로 띠우려는 일련의 사건들이 한 동안 각종 매스컴에서 보도된 바 있었다. 이른바 <차마고도 북경조공 만리길(北京租貢)>이라는 프로젝트였다. 보이차(普洱茶:푸얼차)의 고향이며 집산지인 이무진(易武鎭:이우)을 출발해 곤명(昆明:쿤밍)을 거쳐 북경(北京:베이징)까지의 ‘보이관마대도(普洱官馬大道)’를 따라 운남성공산당 청년단원들이 옛 마방(馬幫)의 행렬을 재현하여 120필의 말에 보이차를 싣고서 무려 8개월간을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또 하나의 대장정(大長征)이었다. 말하자면 청나라 말년에 끊어진 조공행렬을 166년 만에 재현한 것이었다고 한다.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8개월 동안, 중국의 각종 매스컴에서는 마치 무슨 운동경기를 중계하듯이 그 전 과정을 경쟁적으로 보도를 하였다. 물론 올림픽을 앞두고 성화봉송의 예행연습을 겸한 목적이외에도 그간 중국의 개혁개방의 결과 부쩍 성장한 경제력에 편승한 전 국토의 외형적 발전상 등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숨은 목적도 있었고, 그 외에도 웰빙이란 녹색바람에 편승하여 보이차를 세계적인 음료로 키워서 외화를 벌어 보려는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이런 차마고도 신드롬은, 사실 중국의‘차마고도 띠우기’가 배후에서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공정(工程)이란 이름의 프로젝트이다. 중국의 이런 거국적이며 장기적인 정책은 먼저 학자들로 하여금 치밀한 이론을 개발하여 전초전을 편 뒤, 때가 무르익으면 그 다음에 당국이 나서면서 그 동안 숨겨온 모종의 목적을 수면위로 드러낸다. 그 선봉부대는 언제나 중국인이면서 중국인이 아닌, 이른바 56개 소수민족들 중에 위험요소가 잠재한 몇몇 민족들이다. 이들을 들러리로 내세워서 점차적으로 수위를 높여가며 목적을 달성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식민지화를 굳히려는 서남공정(西南)과 옛 고구려와 발해 땅이었던 만주벌판과 나아가 대동강 이북까지도, 중국화 하려는 동북공정(東北) 같은 것들이다. 그 일련의 사건 뒤에‘차마고도 공정’이 있는 것이다.
이 공정은 사실 한 학자에 의해 처음 기획되었다고 한다. 15년 전에 운남대학의 목제홍(木霽弘) 교수 일행은 최초로 이 길을 답사하여‘차마고도(茶馬古道)’라 명명하였는데, 이 아이디어를 중국당국이 사들여 운남성과 중앙당국의 합작에 의해 그 길을‘띠우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리하여 그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불허하던 차마고도의 무대를 국내외의 매스컴에게 공개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렸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예의 조공행렬을 재현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불과 15년이란 짧은 세월 만에 실크로드 버금가는 비중 있는 신조어(新造語)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차마고도’ 는 ‘차와 말과 소금(茶,馬,鹽)의 교역로’였다. 채소가 자라지 못하기에 비타민C 부족으로 괴혈병(壞血病)이란 치명적인 병에 노출되는 고원 위의 사람들이나 바닷가에서 수천 수만리 떨어져 있는 내륙 깊숙한 오지인 들에게는 차는 생존과 직결된 생필품 이였기에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사와야 하는 귀중품이었다. 그것은 소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정은 차나 소금을 ‘검은 금덩이(黑金子)’와 ‘작은 금덩이(小金)’라고 부르는 것을 봐도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하지만 멀고 먼 곳에 있는 산지에서 차와 소금을 구해오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익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일단의 모험가들이 그 역을 자청하고 나섰다. 바로 ‘마방(馬幫)’이란 이름의 상인조직이었다. 적당한 기동력을 갖춘 이들 대상(隊商)들은 차(茶)와 말(馬)과 소금(鹽)과 기타 생필품을 먼 곳에서부터 구해서 필요한 곳에 내려놓았다. 그렇기에 그것들은 비쌀 수밖에 없었기에 재미가 쏠쏠했다. 그래서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계속하다가 마침내 한 세대가 저물면 그 아들 대에까지 가업으로 계승되었다. 그렇게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 마방들의 땀과 피와 그리고 말발굽 자국에 의해 하나의 길이 생겨났다. 바로 ‘차마고도’란 이름의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고 그리고 슬픈 길이…
아시아 전도를 펴 놓고 중국대륙의 남부, 즉 운남성과 사천성과 티베트가 만나는 지점을 보라. 그곳에는 수많은 등고선이 빽빽하게 지나가는 지점이 있다. 히말라야의 동쪽 끝에서 세로로 뻗어 내린 험준한 횡단산맥(橫斷:헝두안) 사이로 메콩강(Mekong. R) 같은 큰 강이 3개씩이나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곳이다. 그 사이로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져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간 산길이 있다. 이 여러 갈레의 길은 차와 소금과 말뿐만 아니라 문화와 종교의 전파경로를 겸했기에 ‘남방실크로드’ 라고도 불렸다. 이 길 위로는 차와 소금만이 말 잔등에 얹혀 운반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각종 전차류(磚茶類), 중원의 도자기, 귀한 비단, 서적, 종이 등이, 다른 편에서는 향과 약제의 원료가 되는 귀한 사향, 동충하초(冬蟲夏草) 같은 설산의 한약재, 우수한 말, 야크와 양의 가죽, 털, 뿔, 야크털로 짠 튼튼한 카펫 등이 동서남북의 수요처를 찾아 말 잔등에 얹혀져 이동하였다.
차마고도의 주역들인 이들 마방들은 먼 옛날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씨족이나 부락단위 또는 ‘상회(商會)’라는 카르텔의 형태로 대대로 그 일을 해왔다. 그러나 2천여 년 동안 말과 야크의 목에 달린 방울소리가 그치지 않았던 그 길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어왔다. 현대교통이 발달하기 시작한 뒤부터 전통적인 마방은 쇠락의 길을 걷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 한 후부터 서부대개발이란 거창한 프로젝트의 결과 도로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말방울 소리 대신 차와 소금을 비롯한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경적을 울리며 달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다행스런 것이 하나 있다면, 아직도 화물차가 오갈 수 없는 오지에서는 여전히 마방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면서 오늘도 길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마고도는 최근 매스컴에 의한 소개와 외국인의 여행개방 그리고 무엇보다 교통과 숙박여건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배낭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눈이 질리도록 인상적인 자연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고 독특하고 다양한 옷을 입은 원주민들과 만나 함께 먹고 마시며 그들의 생활을 직접 접해볼 수 있는 문화적 충격도 경험해볼 수도 있다. 바로 그런 것들이 획일화된 문화에 식상해 일탈을 꿈꾸는 나그네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한 조각 뜬 구름 같이 구름나그네가 되어 ‘차마고도’의 말발굽 자국을 따라 가는 것은, 황금물고기 같이 어안(魚眼)의 눈으로 수천 만 화소(畵素)의 무한정한 용량을 가진 우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인상적인 영상을 저장하는 작업, 바로 그것일 것이다.
자 이제 다시 흰 구름을 따라 길 떠날 때가 되었다. 만약 그대가 가지고 갈 수도 없는 아파트 평수 넓히는데 오롯이 이번 생을 바쳐서 후회하지 않을 확신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지금 배낭을 싸서 흰 구름이 흘러가는 구름 너머의 남쪽나라로 떠나지 않겠는가?
항상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역마살의 마니아들 앞에 삼가 이 책을 헌정한다.
2008년 초겨울 다시 새로운 길 떠날 새봄을 기다리며 홍천강 수리재에서 탈고하다.
<프로필>
다정(茶汀) 김규현은 성균관대학교, 해인불교전문대학, 중국의 중앙미술대학, 라싸의 티베트대학에서 수학하였고 30대에는 인사동에서 일찍이‘죽림다회(竹林茶會)’를 만들어 우리 차문화의 이론정립과 보급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 뒤 홍천강 수리재에 한국티베트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티베트문화전반에 걸친 연구를 하면서 저술에 몰두하고 있으며 현재 인터넷카페(//cafe.daum.net/tibetsociety)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에 「티베트의 신비와 명상」,「티베트 역사산책」,「티베트의 문화산책」,「혜초따라 5만리(상,하)」있으며,「바람의 땅, 티베트(상,하)」「잃어버린 왕국 샴발라(가칭)」이 있으며 번역서에「(도해본) 티베트 사자의 서」가 있다. 또한 2006년말 <KBS 역사기행 <당번고도를 가다>의 고문과 리포터로 제작에 참여하였고, 역시 KBS <차마고도>의 특별고문역할을 하였다.
|
첫댓글 차마고도의 탄생 과정과 함의를 상세하게 소개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당일 강연하시면서 김규현 선생님 책을 함께 판매하면 어떨지요?
듣고 싶은 강의인데... 아쉽네요. 그 날 다른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