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기온이 내려가니 교실마다 춥다고 야단입니다.
다들 옷을 따뜻하게 입었고, 교실에 히터가 틀어져 있는데도 춥다고 하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다들 졸기 딱 좋은 온도로 교실을 유지해서인지 아침부터 조는 놈들만 부지기수입니다.
그러고 보니 교실의 난방기구인 난로도 참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처음 다닐 때는 조개탄 난로였습니다. 조개탄이 뭐냐고 물으니 조개가 타며 조개탄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예전엔 이 조개탄이 교실 난로의 연땔감이었습니다.
조개탄이 갈탄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온르 찾아보니 무연탄을 조개 모양으로 만든 땔감으로 나와 있습니다. 교실 난로에 미리 불쏘시개를 넣고 불을 붙인 뒤에 이 조개탄을 가져다가 그 위에 부으면 불이 붙어서 난로가 달아 오릅니다.
교실마다 부삽이 있었고 아침에 한 번 당번이 받아 온 양동이의 조개탄을 잘 넣고 때야 오후까지 온기가 유지될 수 있는데 한 번에 많이 넣고 때면 열이 많이 나긴 하지만 나중에는 다시 넣을 것이 없으니 오후에는 교실이 아주 추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처럼 잘 먹을 때도 아니고, 옷도 따뜻한 것이라고는 거의 없었고, 교실 벽이나 유리창이 단연 설게가 된 것이 아니어서 옛날 교실은 정말 추웠습니다. 게다가 학생들 숫자가 많다보니 난로 주변은 덥고 뒤나 앞, 귀퉁이는 발이 시려워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이런 조개탄도 몇 년이었고 제가 4학년인가 되어서는 탄가루에 마사토를 섞어서 물로 갠 것을 땔감으로 썼습니다. 학교 아저씨가 아침에 각 교실에 땔 만큼의 연탄가루를 진흙이 아닌 마사토와 섞어서 물에 개어 놓으면 당번이 가서 그것을 댱동이에 받아다가 교실 난로 불쏘시개 위에 넣고 쇠부재깽이로 구멍을 숭숭 뚫어서 그 탄이 타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건 오후에는 다시 공급이 되는 것이 아니어서 늦은 시간이면 그냥 썰렁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조개탄을 쓴 것 같고 고등학교 때도 같은 거였습니다. 그때는 다들 그것을 갈탄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갈탄은 부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것이라 우리가 사용했던 탄은 갈탄이 아닌 무연탄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톱밥을 가공해서 만든 나무 막대기 같은 것을 썼고, 1990년대에는 교실 뒤 벽에 개스난라고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교실 뒤편에 있다보니 앞의 아이들이 추워서 난리였고 교실 천장에 결로 현상이 생겨서 물이 줄줄 흐르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교실 천정에 개스난로가 설치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직접 교실에서 붙을 지피는 것이 아닌 전기히터가 들어와 냉난방을 겸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려 놓았다가 먹은 추억을 얘기하는데 저는 한 번도 난로 위에 밥을 올려 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찬밥을 먹었지 그거 올려놓겠다고 야단을 떨어 본 적이 정말 없습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조금만 더우면 에어컨, 조금만 추우면 히터를 켜달라고 아우성인데 예전에는 기온이 영하 3도 아래로 내려가야 난로를 피운다는 지침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