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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어디론가 떠나길 망설이는 이들에게
* 뉴욕에서 천백 일 동안 600만 원으로 살며 얻은 것
* 불안과 불확신 속에서 만나는 생의 감동! 영혼의 울림!
책 소개
낯선 어디론가 떠나길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익숙한 곳에서의 안위와 평온보다 낯선 곳에서의 불안을 바탕으로 성장할 때 비로소 인생에서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서른다섯 해의 노력 끝에 얻은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버리고 뉴욕행 편도 티켓 한 장과 현금 600만 원을 들고 떠난 작가는 정글 같은 뉴욕 한복판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치열하게 부딪히고 싸우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선다. 낯선 곳에서 살기 위한 작가만의 생존 투 두 리스트가 뭉클하며 신선하다. 우연과 불확신 속에서 만나는 생의 떨림과 감동, 정신과 영혼의 울림이 작가가 그린 뉴욕의 그림들과 함께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 익숙하고 평온한 삶보다 우연과 불확신의 생을 택하다!
작가는 생에 더 이상 어려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어느 날 모든 것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났다. 삶의 진정한 의미, 가치와 값어치를 깨달아가는 한 화가의 치열한 도전기, 그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가 이번 책에 담겼다. 가난과 불안이 행복보다 났다는 보장은 없지만 안락하고 안전한 삶의 길보다 화려한 뉴욕의 한가운데서 생의 정면과 맞부딪치며 만나는 영혼의 떨림은 이 책만의 또 다른 울림이 된다.
작가는 밖으로 나갈 차비조차 없는 낯선 곳에서 무서운 고독감에 혼자 울고 쓰러져있으면서도 무의식의 저편을 탐구한다. 내면의 빛을 찾아가며 일어서는 작가의 오롯한 정신이 그림과 문장에서 살아 번뜩인다. 이 책은 비단 뉴욕만이 아닌, 세상의 어느 낯선 곳으로 떠나거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안겨준다. 여행의 결말이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되돌아옴일지라도 그래서 더 가치 있고 값어치 있음을, 어느 날 쓸쓸함과 불안함이 생을 덮쳐도 그것을 어루만질 수 있을 힘을 얻을 것이라고. 이번 생을 더 열렬히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서른다섯 살 미혼의 여자. 당시 내 손에는 뉴욕행 편도 티켓과 현금 육백만 원이 전부였다. 익숙한 곳을 벗어날 용기는 시간과 돈을 담보로 하지만,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어도 나는 떠나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다음에 충분히 돈이 모이면’ 같은 말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었다. ‘나중에’와 ‘다음에’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남은 생을 입버릇으로만 중얼거리게 될 것 같았다. 나도 한 번쯤 뉴욕에 살고 싶었다고.
-프롤로그 중에서
▶ 낯선 정글 속 찾아낸 내 마음의 빈 곳
나 역시도 쉽고 편한 길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안다. 험난한 인생에 쉽고 편한 길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달콤하다. 내 무거운 짐을 다 대신 지어준다는 어느 종교 광고에 마음이 혹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인생을 살아내는 것은 오롯이 나 자신. 재력 좋은 보호자가 갈고닦아준 길이라도 장애물 없는 인생은 없다. 보호막이 사라져 내 심장이 칼바람 맞는 거 같아도, 그 고통 온전히 겪어 내 힘으로 이겨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낯설고 아픈 일을 견디면서 천천히 걸을 수만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언젠가 꽃피고 열매 맺지 않을까?
―〈어려운 쪽을 붙잡는 일〉 중에서
익숙한 곳을 떠나 보호막이 사라진 자신을 노출하는 일은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나를 낯선 곳에 두는 것은 꽃피는 생명력, 어려움에 저항하여 나를 성장시키는 일, 그것에서 생의 울림을 발견하고 온전히 ‘나’로 태어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불안을 인정하고 빈 곳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익힌다.
이거구나! 인생의 깨달음은 책상 앞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찰나의 순간에, 나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이렇게 시끄러운 맨해튼 한복판에도 소리 없이 오는 거구나. 이 답 하나 얻으러 내가 먼 길을 애쓰면서 왔구나! 그래 낯섦과 생경함, 그에 따른 두려움과 불안함 열렬히 감수할 만하다. 사하라사막에서 뉴욕까지 이토록 헤맬 만하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뉴욕이라는 낯선 정글을 홀로 헤매다가, 나의 아름다운 빈 곳 하나를 찾은 것 같다.
―〈내 마음의 빈 곳〉 중에서
내 마음의 빈 곳이 요동치고 발화하는 순간은 아주 특별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 두려움과 불안함 속에서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본 작가였기에 자신의 찰나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 순간을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 아름다움은 장면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서사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작가가 경험한 사하라사막이 그렇고 뉴욕이 그렇고 지금의 일상이 그렇다. 서사가 쌓이고 쌓여 빈 곳의 발견을 아름답게 만들어낸다. 자신의 빈 곳을 피하지 않고 함께 살아보자고 다짐해 낸다.
▶ 커피 한잔이 사치였고 행복이었던 달콤 씁쓸한 이야기
작가는 단돈 600만 원을 가지고 뉴욕으로 갔다. 당연히 그곳에서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작가는 커피 한잔의 행복을 아는 사람이었고 화분 하나의 기쁨으로 오늘을 즐길 줄 알았다. 어쩌면 작가가 중요시하는 빈 곳도 여기서 기인한 것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자신만의 삶을 만족하고 내면을 단단히 채우는 일이 작가만의 빈 곳과 함께 사는 방법이 아닐까.
나는 지금 여기서 내 삶이 좀 위태롭다고 해서 보이지도 않는 탈출구가 보인다고 말하는 소용없는 위로를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이 금액으로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더 근사한 일은 없으니. 그러면 또 견딜 만할 테니까. 커피가 내 불안의 시간을 달래주는 달콤한 눈속임일 뿐이라도, 달게 쉬고 또 씩씩하게 걸어가면 좀 더 멀리 갈 수 있을 테니까. 어차피 멀리 떠나온 여행길이니 대범하게 나만의 사치를 부려본 것이다. 그것이 고깟 커피 한잔이라도.
―〈사치, 고깟 커피 한잔〉 중에서
작가의 빈 곳은 허식과 욕망이 사라진 자리에서 발견된다. 작가는 경제적 안정보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었다. 안정감이라는 단어는 작가에게 크나큰 빈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생활을 통해 결국 불안은 어딜 가나 존재하는 것이며 그 불안을 어떻게 견디는지가 중요함을 알게 된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빈 곳은 불안함이다. 이 불안함은 경제적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내면을 단단히 만들어 불안함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빈 곳을 찾아내고 다시는 빈 곳에 침식되어 삶이 흔들리지 않을 굳센 심지를 다져낸다. 우리가 불안함에 흔들릴 때 이 책을 펼친다면 중심을 잡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 타국에서 집 구하는 방법과 로망을 실현해 줄 투 두 리스트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는 일은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장소와 공간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위험 요소로 작용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낯선 국가에서 집을 구하는 일은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하는 일이다. 내가 살아왔던 문화와 다르고 내가 만나온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익숙하지 않은 곳에 혼자 살아야 할 때 꼭 확인하는 게 있다. 바로 아이들이다. 특히 늦은 시간에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네가 좋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항상 들리는 곳은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의 이웃이 많은 곳이 좋은 이유다. 또 집을 보러 가는 길에 식물이나 꽃 화분이 많은 동네가 좋다. 집 안팎을 가꿀 수 있는 사람은 왠지 자신도 잘 가꾸며 살지 않을까 싶어 안심된다.
―〈내 집은 어디인가?〉 중에서
작가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화분이 놓인 집이 많아야 한다고 한다. 공격성이 적은 존재들로 가득하다면 내가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다. 작가가 기술한 정보는 우리가 안전하고 윤택한 타국 생활이 가능하도록 이끌 것이다.
작가는 주거에 대한 팁(생존)과 로망을 실현해 줄 투 두 리스트(낭만)를 함께 제시해 준다. ‘날마다 기록하기, 주말마다 동네 산책하기, 길 가다 만난 사람에게 웃으며 인사하기,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말 걸어보기, 탱고 레슨 받아보기, 자전거로 출퇴근해 보기’ 이렇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고 소소한 행복들을 새롭고 낯선 공간에서 해보자는 것이다. 타국이기에 느낄 수 있는 낭만을 작가가 제시하는 투 두 리스트와 함께 누려보면 어떨까. 가장 유용한 유학 생활 팁은 직접 경험한 자만이 전달해 줄 수 있다. 작가는 살이 되고 삶이 되는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 소개
의자
의자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6년 뉴욕에 거주하면서 아우어 골든 아워(Our Golden Hour)가 진행하는 그림책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20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아동문학과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 석사를 마쳤다. 뉴욕에서의 일상이 담긴 그림은 로스앤젤레스의 프록시플레이스 갤러리 개관전에서 처음 소개되었으며, 이후 뉴욕과 서울에서 전시했다. 출간한 책으로는 《사막의 농부》, 《그림 좀 아는 고양이 루이》, 《캠핑 좀 하는 고양이 루이》가 있다. 어른을 위한 글 없는 그림책 《얼굴》이 2023년 출간되었다.
차례
Prologue 나도 한 번쯤 뉴욕에 살고 싶다 6
Chapter 1 Soul Wash
낯선 곳에 사는 것은, 내 영혼을 탈탈 털리는 일
Day 1 뉴욕으로 갑니다 17
Day 3 대책 없는 결심 20
Day 20 열려라 참깨! 25
Day 29 내 집은 어디인가? 26
Day 40 빨간 신호등 33
Day 45 Soul Wash 35
Day 55 허리케인 샌디 36
Day 59 흥미진진해질 거야 39
Day 69 램프 44
Day 70 물건도 인연이 있다 46
Day 77 기묘한 놀이동산 48
Day 81 아픈 날 51
Day 86 사람들 54
Day 98 눈물 나게 아름다운 풍경 57
Day 103 로망 실현 리스트 60
Day 110 차려준 밥상 64
Day 111 빈 접시 67
Day 125 이딴 거 싫다 69
Day 129 뉴욕은 안 되는 게 없구나! 71
Day 150 눈 버릇 73
Day 152 값어치와 가치 74
Day 156 욕망의 부적 81
Day 157 피아노 83
Day 158 뉴욕 지하철 85
Day 195 기다림의 다른 이름 86
Chapter 2 Surfing in New York
인생의 파도타기, 생존은 롤러코스터
Day 215 파도타기처럼 93
Day 228 뉴욕에서 돈 벌기 95
Day 239 네가 커피 한잔 사주면 만나주고 101
Day 248 사치, 고깟 커피 한잔 104
Day 252 두 번째 사치, 내가 가치 있게 키워줄게 107
Day 253 브라이언트 파크의 목요일 오후 113
Day 269 응원해 줄게 115
Day 277 낯선 희로애락 116
Day 279 비 121
Day 281 남의 살 123
Day 287 Elly’s Market 125
Day 290 아량 127
Day 293 어려운 쪽을 붙잡는 일 131
Day 294 여름 지하철 134
Day 295 주급 봉투 139
Day 303 불건전한 생각 141
Day 304 슬프고 간절하게 143
Day 313 영어처럼 안 되겠지? 146
Day 316 상식 없는 여자 148
Day 323 미련 배달 151
Day 327 안녕 세바스찬 153
Day 334 Who Cares? 154
Day 339 뉴요커들의 빈 마당 157
Chapter 3 An Empty Boat
맞서지 않고 사는 법
Day 344 빈 배 163
Day 345 Evolution 167
Day 347 한여름 밤의 꿈 169
Day 352 아무렴 어때 173
Day 356 줄리안에 대한 단상 176
Day 359 빈 곳으로 가고 싶다 179
Day 360 Encounter 181
Day 361 차곡차곡 계절이 간다 183
Day 362 눈에 불 186
Day 380 아플 땐 먹어야 해! 188
Day 385 신선한 고독 191
Day 386 위장 195
Day 408 역시 난 한국 사람이야 196
Day 411 우리의 만남이 경계를 넘는가? 199
Day 418 더 잘 사랑할 수 있을까 싶어서 200
Day 424 어느 나라든 훌륭한 점은 있다 203
Day 446 정신을 차려보자 207
Day 447 겸손한 연애 208
Day 461 만찬 209
Day 463 빈 방 213
Day 472 오늘부터 뉴요커! 214
Day 495 버려진 크리스마스 216
Day 500 줄리안에게 219
Day 528 I’m sorry 220
Day 630 뉴욕은 내 집인가? 222
Day 773 한차례의 소낙비 225
Day 800 냄비 닦기 227
Day 1127 내 마음의 빈 곳 229
Epilogue 낯선 곳에 대책 없이 사는 것은 낯선 이와 대책 없이 사랑하는 일 234
책 속으로
안전하고 확실해 보이는 현재는 오히려 내 성장의 걸림돌처럼 보였고, 우연과 불확신으로 가득한 곳에 나를 홀연히 던져두고 싶었다.
―〈나도 한 번쯤 뉴욕에서 살고 싶다〉 중에서
절실한 일이 있다면 한곳만 바라보는 대책 없이 도도한 결심을 해보자. 시간이 조금 걸리냐, 아주 많이 걸리냐의 문제일 뿐. 기다림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길은 열리게 되어있다.
―〈대책 없는 결심〉 중에서
인간에게 낯섦과 외로움은 때론 이롭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지적 호기심도 일깨우고, 그동안 외면했던 내 무의식의 저편을 한없이 탐구하게 하니까.
―〈허리케인 샌디〉 중에서
사람을 스펙과 능력으로 줄 세울 수는 있어도 그것이 함부로 사람의 가치고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값어치 없다고 가치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 시시한 노력이라는 건 없고, 하찮은 존재도 없다.
―〈값어치와 가치〉 중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다 보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꼭 있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면 “전 재능이 없어서요”라고 수줍게 말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너 몰랐어? 노력도 재능이야. 그거 아무나 못 해”라고 하면 꾹 참아온 눈물을 터트리곤 한다. 기특하고 안쓰러운 친구들에게 내가 꼭 보태는 말이 있다. “맞아. 너 천재 아니야. 백 점짜리 아니야. 그런데 너 그건 아니? 네가 가진 노력의 재능은 이미 구십 점이 넘는다는 거.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네 능력이 이미 상당하는 거.”
―〈기다림의 다른 이름〉 중에서
연애할 때마다 결국 그놈이 그놈이라도, 우리는 그 속에서 매번 새로운 나를 만난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싶은 낯선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연애는 나의 실체와 대면하는 일이다. 연애처럼 낯선 곳에 사는 것도 생소하고 낯선 나의 감정들과 날마다 마주하는 일이다. 달고 쓰고 눈물 나고 좋아 죽는 일이다. 그곳이 한국이든 뉴욕이든 아프리카든 우주든 달나라든 낯선 희로애락이 있는 곳에, 바로 거기에 내가 있다.
―〈낯선 희로애락〉 중에서
익숙한 곳을 떠나 보호막이 사라진 곳에 나를 온전히 노출하는 일은 무섭고 두렵다. 그렇지만 나를 낯선 곳에 두는 건 꽃피는 생명력, 어려움에 저항하며 대가를 치르는 일, 온전히 ‘나’로 태어나는 길이다.
―〈어려운 쪽을 붙잡는 일〉 중에서
진정 행복하다면 빛나지 않을 리 없다. 그 아름다운 빛이 새어 나오지 않을 리 없다.
―〈뉴요커들의 빈 마당〉 중에서
그래도 누군가가 뉴욕 생활이 어떤 의미였는지 묻는다면, 나는 ‘뉴욕’이라는 남자와 달콤 살벌한 연애를 아주 깊게 한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서로를 물고 빨면서 친밀하고 애틋하게 보낸 연인과의 시간이 모두 결혼과 출산이라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물 콧물 쏙 빼고, 나쁜 놈 나쁜 년 하면서 헤어지기 일쑤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연애는 왜 해?”라고 묻지 않는다. 뉴욕으로 떠날 때 내가 그랬다. 누군가 “뉴욕은 왜 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대책 없이 좋아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낯선 곳에 대책 없이 사는 것은 낯선 이와 대책 없이 사랑하는 일〉 중에서
성공이나 실패란 말로는 정의되지 않는 뉴욕 생활은 마치 이뤄지지 않는 첫사랑 같은 경험이었다. 환상도 기대도, 또 예상치 못한 힘듦과 어려움도 많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부끄럽고 미숙한 나 자신을 끊임없이 마주해야 했다. 그렇지만 나만을 위해 나를 온전히 내어준 소중한 시간. 그래서 나는 지금도 뉴욕이 그립다.
―〈낯선 곳에 대책 없이 사는 것은 낯선 이와 대책 없이 사랑하는 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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