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기도의 마라톤
겨우내 전남대 운동장에서 쉬지 않고 달렸다.
모처럼 마라톤 기록 위해 대회 신청서를 냈다.
보성 녹차 마라톤 성공 개최 기원 10킬로 대회였다.
마라톤 경력 10년에 첫 대회라 설렜다.
목표 설정에 호 기록 꿈꾸며 더 집중하여 훈련에 임했다.
예민한 운동이라 몸을 가뿐하게 만들고 근력을 키웠다.
부담 없이 임할 대회지만 이틀간 뛰지 않고 체력을 쌓았다.
시합 전날, 어머니가 생고기 비빔밥을 챙겨 주셔서 힘이 났다.
대회 준비 위해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새벽 기도 후 서숙 죽 먹고 속을 편하게 다스렸다.
토요일 황금 같은 3시간을 냈다.
주일 준비 부담을 안고 보성 공설 운동장을 향했다.
화순을 지나자 짙은 안갯속에 오리무중이었다.
경광등 켠 경찰차가 나타나 안전거리를 두었다.
보성까지 에스코트 받은 기분이었다.
이른 도착에 해우소를 다녀왔다.
승용차 안에서 탈의하고 선크림을 발랐다.
유니폼에 맨살이 쓸리지 않게
군데군데 바셀린으로 문질렀다.
양말 스타킹 착용하고 머리띠를 둘렀다.
찬바람에 체온 유지 위해 우의를 걸쳤다.
가벼운 신발을 신고 경기장으로 갔다.
넓은 운동장에 150여 명 모였다.
접수처에서 1003번을 받아 가슴에 달았다.
유황크림과 녹차 기념품을 챙기고
가볍게 운동장을 돌며 몸을 풀었다.
출발 전 경품 추첨은 꽝이었다.
그림의 떡이지만 언제나 필요한 사람이
차지한 것 같아 감사할 일이었다.
출발선 타이머 숫자 0이 선명하게 보였다.
보성 지역 마라톤 협회 회장이
선두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따라붙었다.
구름 낀 날씨라 달리기 좋았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1킬로 4분 2초, 최고 속력은 3분 50초였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길,
용문천을 따라 주로에서 맛보는 쾌감이 남달랐다.
힘든 훈련을 이겨낸 결과라 기뻤다.
뿌듯하고 자신감이 생겨 반환점을
돌아올 것 같아 신기록 수립에 가슴이 부풀었다.
한순간 과욕과 과속에 옆구리 통증이 일어났다.
가끔 찾아온 증상에 속도를 줄이며 선두 그룹을 내줬다.
그래도 몸이 풀리자 괜찮았다.
사력을 다해 결승점 통과하여 46분을 찍었다.
예상보다 4분 늦은 기록이지만
여자 2등과 박수받고 들어섰다.
다리에 쥐가 났다.
잘 주물러 풀고 곰보빵과 음료를
간식으로 챙겨 귀갓길에 올랐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목표 설정으로 동기부여되면
힘든 상황 뛰어넘는 가능성을 익혔다.
봄철 기도회 기간 중이라 대회 포기할 마음도 가졌다.
하지만 여러 생각 속에 또 다른 한계를 극복하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고 싶었다.
열이틀간의 기도 마라톤을 이어가며
불가능에 가까운 기적을 꿈꿨다.
삶의 현장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며
난관을 극복한 모습은 결과야 어떻든
뭉근한 감동이 이어질 것이다.
목양 수필, 주보 작성, 설교 준비 시간이 밀렸다.
긴장감에 집중력이 생겼다.
밤잠을 설치며 소화시켰다.
어김없이 새벽 기도회,
오전 예배 위해 오치동, 두암동 코스 차량 운행을 나갔다.
예배 마치고 학습 문답 교육과
함께 나눈 점심 식사 교제를 나눴다.
쉴 시간 없이 기도회 참석할 분들을 모시러 갔다.
장로님 찬양으로 이어졌다.
난 말씀 증거와 합심 기도를 이끌었다.
날마다 참석한 분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간절히 사모하는 심령 가운데
독소가 빠지며 변화가 일어났다.
매일 열 명 이상 안수로 목이 잠겼다.
온몸이 땀에 젖었다.
마스크 부작용으로 얼굴 피부 트러블이 일어났다.
마지막 찬송 ‘예수의 이름으로 나는 일어서리라’
감동과 감격이 밀려왔다.
다음 시간을 기대하며 소 예배 실에 머물렀다.
기도하며 말씀을 익힐 때
한 시간 전부터 기도회를 준비한 분도 계셨다.
새로 참석한 분들로 영적 잔칫집 분위기였다.
하나님 베푸신 은혜의 도가니였다.
부흥 강사 모시고 부담스러운 말씀 듣는 것보다 나았다.
다음 날, 투병 중인 할머니 생각에
아내가 준비해 놓은 기저귀 깔개와 간식을 챙겨 갔다.
요양 보호사가 할머니 발 마사지하며 두 손을 모았다.
안수할 때 아멘 소리가 컸다.
돌아와 기도 중에 입원 환자의 전화를 받았다.
수술 시간 기억하며 문자를 보냈다.
‘내 상무님! 화창한 날,
병상에 계신 자체가 아픔이고 부담으로 여겨지지요.
위 용정 내시경 수술 시간이 다가옵니다.
의사 선생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온전하게 이루어지도록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이전보다 더 나은 몸으로 회복하여
여전한 일상의 삶 누리세요.’
‘예정보다 3시간 먼저 내시경 시티,
제거 시술하고 잘 끝나 지금 회복 대기 중입니다.
내일 출혈 여부 확인 내시경
한번 더하면 마무리될 것 같네요.
모두가 이 목사님 사랑과 관심 덕분이며
주님의 보살핌이라 여깁니다.
우리의 인연이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내 상무님! 좋은 아침입니다.
편한 밤 되셨는지요.
잠이 보약이라 밤중에
오늘 하루 쓸 체력을 공급받은 줄 압니다.
새벽에 쾌유를 바라며 기도드릴 때
지난날 기억하고 계신 성경 말씀이 스치더군요.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시편50:15)
수술에 대한 염려의 부담을 덜어내고
회복하는 과정에 이 말씀 되새기면 새 힘이 될 줄 믿습니다.
부디 출혈 흔적 사라지고 쾌차하셔서
이전보다 왕성한 활동 기대하며 기도로 지원합니다.’
‘이 목사님의 기도와 그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환난 날에 구원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무한한 사랑과 가르치심에 감복 드릴뿐입니다.
경과는 좋습니다.’
기도 기간에 크고 작은 일을 체험하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
말씀과 기도의 마라톤으로 모두 강건하길 바란다.
2023. 4. 1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