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래포구 꽃게 가격과 주차 꿀팁, 3kg 2만원 꽃게 사본 후기
▲ 소래포구로 들어가기 전 월곶동 쪽에 주차하고, 구 소래철교를 건너 소래포구시장으로 들어가는 전체 경로입니다.
월곶동 공영주차장, 경기 시흥시 월곶동 520-159
이곳에 차를 세우면 복잡한 소래포구시장 주변까지 운전해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주차장에서 나와 소래해협을 따라 조금 걸으면 옛 수인선 철길이었던 구 소래철교가 나옵니다.
▲ 월곶동 주차장에서 구 소래철교를 건너면 바로 소래포구 쪽으로 연결됩니다.
차들이 뒤엉킨 도로를 피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철교를 건너는 맛도 제법 괜찮습니다.
예전에 협궤열차가 다니던 철길 위를 걸으며 소래해협을 내려다보다 보면 어느새 소래포구시장입니다.
소래포구에서 꽃게나 수산물을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시장 코앞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 주차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습니다.
'월곶에 차를 세우고, 구 소래철교를 걸어서 건넌다.'
이번에 이용해 보니 소래포구에 들어가는 꽤 편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철교를 건너자마자 오늘의 진짜 목적, 가을 꽃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소래포구와 월곶동 공영주차장 위치
소래포구시장과 월곶동 공영주차장은 소래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월곶동에 차를 세우고 구 소래철교를 건너 소래포구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 월곶동 공영주차장에서 구 소래철교로 가는 길
공영주차장에서 소래갯골 쪽으로 내려가 구 소래철교를 건너면 바로 소래포구시장으로 이어집니다.
밀물에는 서해 바닷물이 들어오고, 썰물에는 갯벌과 갯골이 훤히 드러납니다.
▲ 舊 소래철교 회상과 소래갯골
1937년부터 1994년까지 수인선 협궤열차가 달렸던 구 소래철교입니다.
지금은 난간과 보행용 발판이 잘 정비되어 누구나 편하게 건널 수 있고, 철길 흔적도 남아 있어 옛 수인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썰물 때라 소래갯골의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고, 갯벌 가장자리에는 가을빛으로 붉게 물든 칠면초로 보이는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긴가민가.
"이거 옛날 내가 건너던 협궤철 다리인데?"
소래철교를 바라보니 1990년 무렵의 기억 하나가 슬그머니 살아납니다.
그 무렵 저는 서른 살쯤.
권씨 성을 가진 친구 하나를 잘 만나, 아니 잘못 만났다고 해야 하나. ㅎㅎ
인천 토박이인 그 친구와 죽이 잘 맞아 허구한 날 위스키에 취해 돌아다니던 시절이었죠.
그날도 해장이나 할 겸 회 한 점 먹으러 소래포구를 찾아 한량 노릇 중이었습니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또 소주 몇 잔 들어가니 인천 토박이 친구가
"저길 여자하고 같이 건너야 사랑이 이루어져요." 하며 소래철교를 건너보라고 권합니다.
그 말에 객기가 발동해 바람 부는 소래철교를 넥타이 휘날리며 혼자 끝까지 건넜다가 다시 돌아왔죠.
요즘처럼 편하게 걷는 다리가 아니라, 당시에는 발밑이 뻥 뚫린 바다 위 철길을 조심조심 건너야 했던 시절입니다.
소래철교에는 예전부터 연인이 손을 잡고 함께 건너면 헤어지지 않는다느니, 사랑이 이루어진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혼자 건넜으니 지금도 이 모양 홀아비 신세인가 봅니다. ㅎㅎ
여튼, 옛날 생각은 여기까지.
이제 철교 건너 소래포구시장에 가을 꽃게 사러 갑니다.
▲ 소래포구 오른쪽에서 진행 중인 국가어항 소래포구항 건설공사 현장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어선들이 안전하게 배를 대고 수산물을 하역할 수 있도록 소형어선 부두, 물양장 735m와 어항부지를 확충하는 공사입니다.
이와 함께 소래포구 주변의 해양친수공간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썰물 때라 소래갯골과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고, 그 너머 오른쪽으로 공사 현장이 보입니다.
▲ 썰물에 드러난 소래갯골의 갯벌
물이 빠지자 갯벌 곳곳에 갈매기와 백로류가 모여 먹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썰물에 드러난 갯벌에는 작은 게와 갯지렁이 등 먹이가 풍부하고, 포구와 어선 주변에는 생선 찌꺼기도 있어 새들이 먹이를 구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천적을 살피기 쉽고, 먹이 활동을 하다가 쉬어가기에도 좋은 장소가 됩니다.
▲ 소래포구전통어시장에서 참돔과 도다리 세꼬시 35,000원, 제철 전어 7마리 5,000원, 합해서 40,000원에 골랐습니다.
회를 떠서 2층 양념가게로 올라가 상차림과 매운탕을 주문하고 소주 한 병까지 곁들였습니다.
2층에서 나온 비용은 모두 28,000원.
회와 전어 40,000원, 상차림과 매운탕, 소주 28,000원.
두 사람이 소래포구에서 회 한 상 제대로 먹은 총비용은 68,000원.
가을 꽃게 사러 왔다가 회 한 점에 소주 한잔, 매운탕까지 점심 한 상 거하게 먹고 갑니다. ㅎㅎ
▲ 꽃게는 배를 눌러보고 단단한 놈을 골라야 한다.
소래포구시장 안쪽 가게들을 둘러보니 꽃게는 1kg에 대략 2만원에서 2만3천원 정도였습니다.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kg에 두세 마리 정도 들어갑니다.
시장 밖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몰려 있는 노점에서는 1kg에 만원, 3kg에 2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싸다."
결국 3kg을 2만원에 샀습니다.
얼음까지 넣어 포장해 주길래 살아 있는 꽃게를 싸게 잘 샀다고 생각했죠.
옆에서는 분명 살아 움직이는 꽃게도 보였는데, 집에 와서 열어보니 제가 산 꽃게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꽃게 사는 법을 조금 알게 됐습니다.
꽃게는 배를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단단해야 살이 찬 게라고 합니다.
집에서 솔로 씻으며 배를 눌러보니 물렁물렁하고, 누르는 대로 쑥 들어갔다 나옵니다.
"아, 이건 속이 별로 없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살을 발라 먹는다기보다 국물만 우린 꼴이 됐습니다. ㅎㅎ
경매장에서 낙찰받아 P-Box에 담겨 나온 노점상 꽃게는 서로 물고 싸우지 못하도록 큰 집게 한쪽 끝을 잘라 손질하고 있더군요.
시장 안 가게에서는 꽃게를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하려고 수조에 넣어두는데,
강화도 출신 산림과 친구 말로는 수조에서 오래 지낸 꽃게는 계속 움직이고 먹이를 먹지 못해 살이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배에서 잡은 꽃게를 바로 톱밥에 넣어 박스 포장하면 움직임을 줄이고 잠든 듯한 상태로 있어 3일 이상 살아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물속에서 계속 움직이는 꽃게보다 톱밥 속에서 가만히 있는 꽃게가 살 빠짐도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쿠팡 톱밥 꽃게 가격을 보니 3kg에 4만원입니다.
왕복 기름값에 시간까지 생각하면,
"이럴 거면 꽃게 사러 소래포구까지 갈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ㅎㅎ
결국 이번에 배운 것은 하나입니다.
꽃게는 가격만 보고 덥석 살 게 아니라, 배를 눌러보고 단단한 놈을 골라야 한다.
저는 아무래도 게 체질은 아닌가 봅니다.
간장게장 양념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꽃게는 발라 먹기도 귀찮아서 굳이 찾아 먹지는 않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제철이라고 꽃게찜을 찾아 먹고, 다리 하나하나 발라가며 그 맛을 즐기는 분들을 보면,
"저 정도 정성은 있어야 미식가가 되는구나."
싶습니다. ㅎㅎ
첫댓글 추억의 협궤열차 .... 아마도 1980년대 총각 시절 친구들과 인천서 그 놈타고 소래로 갔던 기억이 나네
꽃게는 나도 그거 먹기 귀찮아서 꽃게탕 끓이면 국물만 먹는 스타일
얼마 전 대형마트에서 톱밥이 든 상자에 살아서 꿈틀거리는 놈 열 몇 마리를 사왔길래 그 놈 집게 잘라내고 깨끗히 닦으며 내가 그랬지
꽃게만은 집에서 먹지 말고 먹고 싶으면 나가서 사먹자
꽃게탕 딱 한 번 먹고 지금도 냉동실에 있을걸 라면 끓일 때나 넣어서 먹어야지
부실한 꽃게라 출퇴근하는 동안 상할까 봐 일단 푹 삶아 상품성을 유지해 뒀지요. ㅎㅎ
그런데 시간의 한계 때문에 결국 두 손으로 꽃게를 하나하나 분해해 살을 발라내는 생애 첫 경험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발라낸 꽃게살에 된장과 간 마늘 등을 넣고 다시 끓였는데, 제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보통 맛있는 게 아니더군요.
"이게 꽃게 맛이었나?"
꿈에도 못 잊을 맛이라고 하면 좀 과장이겠지만, 꽃게 발라 먹기 귀찮다는 사람이 만든 것치고는 제법 훌륭했습니다. ㅎㅎ
광인님도 협궤열차 타고 소래를 가셨군요.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소래포구는 방황하던 청춘들이 한번쯤 찾아가던 곳이고,
덜컹거리던 수인선 협궤열차와 소래철교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