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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그대 사랑 입니다.
그대들을 사랑하는 마음 듬뿍담아 10 월의 이른아침
가을색이 내려앉은 제천행 버스에 오른다.
평일 여명[黎明] 이라 여행객은 드문드문 이고 선잠 깨어난 눈꺼풀을
커피 한잔으로 치키운다.
가을을 이별코져 빗금으로 가을 을 떨어져 누운 빗물 밟으며 ,
하늘에서 바람 타고 내려온, 여름이 다 못탄 시월 뒷자리에서,
손가락이 베일것같이 팽팽히 당겨진 긴장의 끈을 오늘하루만 느슨히 풀어헤치고
가을 버스에 몸을 싣는다.
어둑한 신작로 갓길 뿌연 안개속을 졸고선 가로수는 투명한 줄기만 남아,
높푸른 10 월을 등뒤로 밀어낸다.
五色 으로 물든 버스 통로 건너편, 홀로앉은 엊갈리다 얼굴 반쯤 그만 봐버린,
지난밤 잠을 설친 약간은 나른한 여인네 얼굴에서 진한 관능을 읽고서,
스쳐 지나쳤던 기억속에 갈무리 된 여인이 문득 그리워진다.
무상으로 준 정의 자욱마다엔 무슨꽃 피었던가? 이름 잊은 여인아.
잠깐의 상념은 커피 한잔을 못다비우고 제천역을 내린다.
보고싶은 마음에 새벽을 숨차게 내달린 70 老年 둘이서 반색으로 반긴다.
耳順[ 이순] 지난, 벗으면 글한자 읽을수없는 70 동행인의 안경알을 닦아도
세월에 스치운 자욱 선연해, 눈밝기 시험하는 그대들,
곰삭아 깊은정 나이테 만큼 두텁다.
세친구, 허리 동강난 반도의 등줄기속살 헤집으려
죽장망혜 단표자[竹杖芒鞋 單瓢子] 로 길을 재촉하는데,
너무 유난떨은 탓인지 산꾼은 손가락 세일정도이고 셋이서 가을속을 호젓이 묻힌다.
광속으로 내닫는 시간, 눈깜빡이면 노란시간위 하얀시간이 덮히는 설상[雪上] 에 가상[加霜] 일테고,
찬란하도록 싱그럽고 푸르렀던 사연떨군 굵고 성긴 울음으로 凍土[동토] 를 살을것,
初老[초로] 의 나그네들 설익은 날들로 깊은 그리움 못다채운 마음으로,
그렇게 세월을 배웅하리라.
"하이원" 호텔, 마당은 휑하니 비었고 평상을 즐기려는 여행객 몇몇이서
담소를 나누고 선 은행나무 숲길따라
백운산 정상으로 걸쳐진 케이블카 에 몸을 얹는다.
계곡 계곡을 오르내리며 1200 여M 가 넘는 문명의 이기는,
발아래 누운 계곡 첩첩한 산중을 두둥실 바람 흔들며 산꼭대기 에 가쁜숨 토해낸다.
스키장, 골프장이 계곡마다 숨어있는 탓일까,
산정상에 회전찻집이 근사하게 자리잡았고, 마알간 기운 흠뻑 적셔진 커피 한잔으로,
이계곡, 건너편가을 온전히 감상하며 낙엽깔린 일망무제[一望無際] 를 얘기나눈다.
문득 "양희은" 씨의 "한계령" 노랫말이 흥얼거려진다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 산중:::::
::::::저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역사해설가 "신순탁" 박사가 재촉한다, 매봉산을 찾자고.
해발 1270 M 산정상, 바람의 언덕 이라 명명한 조상님의 지혜속을 바람은 날리는데,
정상마다에 풍력발전기는 거대한 날개를 노래한다, 스르렁 스르렁.
49 M 높이 철골구조물의 몸체는 어른 열명정도 아름의 긁기인데 1000 M 가 넘는 산정상에
이 거대함을 조립한 인간의 무궁무진을 생각한다.
정상비탈 드넓게 드러누운 고랭지 배추밭을 돌아보는 덤도 얻는구나.
"박정희" 전대통령 의 치산사업으로 터전을 잃은 화전민을 위해
온통 산비탈을 비워주었다는 일화를 듣고서 시대를 고뇌한 고독한 영웅의 거친 숨소리가
세월을 거스르며 귓전을 때린다.
영웅의 발자취를 뒤로하고 태백을 향하는 고개를 쉬다가 연하계곡을 노래한다.
초록물이 포말[泡沫]로 용트림 했을 여름의 사연을 품어내리며 초록지친 물든잎 띄우고,
가을하늘 섞어서 폭염의 세상사 지절이며 화강암벽에 하얀 물무늬로 여울져 흐른다.
건너편 바위벽 가을 다가도록 푸른낯으로 시치미 떼며 여름을 추억하는 잎, 아직도 엉기성기 하고
바위벽 가을은 옹색한 바람으로 빈집같이 스산한데 흐리터분 하지않고 정신이 맑게해준다
오래 곁에 두고싶은 연하계곡 과 아쉬운 작별은 허겁지겁 떠나는 가을 처럼
아쉬운 사연 남겨두고 태백으로 향한다.
굽이는 열두굽이, 고개는 구절[九折] 하고 양장[羊腸] 한데,
"권능성" 회장 탈것도 가쁜숨 내뿜으니 여기가 심수령 고개,
"신순탁" 박사 역사해설은 오히려 서늘한 가을속을 더운기운 펼쳐내는데 태백은 멀고도 멀더라.
그옛날 짚세기 단봇짐으로 오솔길 쏟아지는 햇빛 밟으며 넘나든 길,
오뉴월 보릿고개 가난한 무게지고 오르내린 한맻힌 발걸음도 헤아릴수 없었으리.
높은재 쉬어쉬어 넘으니 여기가 태백, 멀리서 온 나그네 셋이서 속살을 헤집는다.
황지, 3 개의 연못물은 미동도 없이 1300 리 낙동강 을 이으며
아득한 태고부터 오늘을 쉬임없이 흐르는구나.
자연 은 이렇듯 如如[여여 ]한데, 인간에게 무엇을 가르칠려 말이없는가
강물따라 모여살은 촌락의촌부들, 1300 리 젖줄은 그들의 삶의 터전,
알뜰히도 가꾼 그 발원지, 후예들이 선조들의 소중한 가르침을,
안일 하고 나태하게 다루는 이현실, 국민생명 담보한 공직자들,
그중요한 1300 리 발원지를 허접한 철구조물 방치한 현장에 소름이 돋는다.
황지 뒷골목, "황지 식육점", 지은지 오래된 2 층 고깃집에 자리잡고
태백준령 숨겨진 비경 헤집은 허기진 배를 채우련다.
막잡은 한우의 육즙 흐르는 갈비살 앞에두고 식욕 에 앞서 눈이부시는데
맥주도 한잔 곁들인다.
해박한 "신순탁"박사 의 구수한 입담은 석쇠위 고기가 넉넉히 익도록 끊이질 않고
세친구 칠십세월 을 한껒 풀어 헤친다.
식후경 은 민둥산 억새풀을 즐기려 서두른다.
은빛 융단 펼친 억새풀은 바람을 흔드는데 쓸어져누운 은물결은 그대로 장관이다
달빛아래 억새는 푸른옷으로 갈아입으리라.
내생각 거기두고 아우라지 뱃사공 흔적[痕跡] 찾아 정선으로 말머리를 돌린다.
정선길, 굽은등 너머길 호젓은한데 곳곳에 비경[秘境]이 수줍게 숨어
갈길 바쁜 나그네 옷소매를 잡이끈다.
정선군 화암[畵岩] 의 바위 조각조각 은 조물주의 오묘[奧妙] 하고 현현[玄玄] 함을
한껒 뽐내며 비렁으로 우뚝하다.
정선 소금강을 숨어있는 화암약수, 신선 이 갈증 풀으려 바위에 구멍내고 마신,
쌉쌉함에 얽힌 사연 읽으며 먼길온 나그네들 한바가지 신선주로 갈증 을 풀어낸다
금강산을 깎아 만든 소금강, 비렁 곳곳 바위속 단단히 뿌리내린 낙엽송들,
인간의 얇팍한 지식 희롱하며 겁[劫] 의 세월을 풍우에 바위 깎이듯 제모습 다듬었다.
각색[各色] 으로 치장한 물위에 뜬 비렁은 마치 한폭 "프레스코" 화를 펼쳤는데,
소금강 물속 에 또 하나의 비렁이 떠, 뱃놀이로 물속의 달[月]을 잡으렸던
"이태백" 을 헤아린다
화암약수 의 짜릿함을 뒤로하고 정선아리랑 탯줄 아우라지를 향한다.
골지천과 송천이 서로 어우러져 이름을 얻었다는 강 아우라지,
두개물이 만났다는 "두물머리"란 아름다운 이름도 지니고 흐른다
못다한 사랑과 이별의 전설을 안고 강가를 굽이선 처녀동상,
혼례 치르던날 타고있던 나룻배가 뒤집혀 가마와 함께 물속깊이 가라 앉았다는
새신부의 원혼을 달래려 동상으로 강가를 선 처녀상 은 오늘도 아우라지를 흐르는데
아우라지 동상을 비끼며 동강으로 마차머리를 돌린다.
아리랑의 고장 정선, 정선땅 곳곳에 들꽃처럼 피어, 꽃으로 지지않고 요원[遼原] 으로 피어나
한 으로 흘러온 노래 아리랑,
그러나 한 으로만 이름할수 없음은 슬픔의 노래나 한의 가락만은 결코아닌 단장의 설음마져
곰삭혀 녹여낸 마알간 정한수, 민족의 노래이다.
남도 판소리의 질펀한 해학이나 가락의 격함도 삭힌 달관의 노래인것이다.
::::::정선읍내 물레방아는 물살을 안고도는데
우리집에 서방님은 날안고 돌줄 모르나:::::
::::::물결은 출러덩 뱃머리는 울러덩
그대 당신은 어데로 갈려고 이 배에 올랐나:::::
정선 아리랑은 그 모두 여성들의 구전[口傳] 노동요로서 헤아릴수없단다.
정선휴계소에서 정선아리랑 "CD" 한장 얻어 그 마알간 소리를 들으며 동강을 흐른다.
뗏목이 떳다는 굽이굽이 동강은 맑디맑은 수정으로 억겁을 내리는데
물줄기에 씻키운 건너편 비렁은 그대로 한폭 "파노라마",
드문드문 낙엽은 천연색으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유유[悠悠]한 동강 태고부터 쉼없이 세월을 퍼나르는데
옛임은 자취없고 물안개만 피는구나.
하루의 여정이 피로한 老年의 머물곳 찾는 주름잡힌 얼굴에 가을 짧은해 가 처연히 드리운다.
인걸은 흔적없고 절벽을 철썩이는 빈물만 가득한데, 세월을 따라흘렀던 나그네의정은
천년후에 도타울터, 떠날시간잊어버린 세친구,
그날 정을 거기 그냥두고 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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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못읽고 저녁밥먹고 나머지볼겁니다 오년전 정선아우라지 갔다왔어요 살구익어가던 오월에요
지난 갈에 다녀온 걸 어제 일처럼 풀어 내니 치매걱정일랑은 안해도 되겠구먼
글구 어디 가서 카피해온 글이라고 트집 부릴지 모르니 이번에는 단디 단도리 하소.
꽤나 숨가쁜 일정 이었습니다.
숨겨진 비경 을 보물 찾기 하듯.
헤집는 산길 은.
살아온 세월 만큼 이나 힘 에
겨웠습니다.
"신순탁" 역사 해설가 의 채근 에
"권능성" 회장 은 달리는 애마 에
더욱 채찍질 이었습니다.
길 었던 여정 은 "연편누독" 을
만들어.
오히려 미안 할 따름 입니다.
어제 를 밀어 내고.
오늘 을 만든 "시간" 은
이미 무지막지 한 시간 의 모래 로
어제 를 묻으며 낡은 "시간" 으로
만들었습니다.
먼 훗날.
가끔씩 은 잊혀지질 않고
기억 속에 편린 으로 남아 있어도.
그건 추억 일 뿐입니다.
그리고 모든 추억 은 아름 답습니다.
삼가고. 삼가서. 옷 매무새
단정 히 "예" 를 갖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