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단이 23일 김성근 감독(60)을 전격 해임함에 따라 차기 감독이 누가 될 것인지 야구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단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 감독을 구단과의 마찰을 이유로 돌연 해임한 것으로 볼 때 후임 감독은 이미 내정되어 있을 공산이 크다.
후임 감독으로는 올시즌 한화 감독으로 활동했던 이광환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선동열 홍보위원,강병철 전 SK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광환 감독. 지난 92년부터 96년 전반기까지 LG 감독을 맡아 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는 등 ‘쌍둥이 전성시대’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6년여만의 LG 사령탑 복귀가 유력하다. 선수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자율야구’와 ‘신바람 야구’로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지도자상을 세웠고,이런 지휘 스타일이 LG의 팀컬러에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프로야구 원년인 지난 82년 OB 코치로 시작해 89~90년 OB 감독,92~96년 LG 감독,2001~2002년 한화 감독 등을 지냈다. LG 어윤태 사장(55)과는 고려대 1년 선후배 관계로 94년 우승 당시 단장이었던 어 사장과 절묘한 호흡을 과시하면서 ‘신바람 야구’ 돌풍을 일으켰다.
선동열 홍보위원에게는 그동안 끊임없이 LG 감독 영입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지난달 SK와의 감독직 협상이 무산된 뒤 “미국이나 일본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나겠다”고 선언해 LG 감독직을 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성근 감독의 해임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LG는 23일 ‘내년 시즌 운영과 관련한 협의과정에서 감독의 의견을 수용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는 구단의 존재 및 실체를 부정하는 행위로써 향후 구단의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판단하에 부득이 유감스런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해임사실을 알렸다. 지난해 5월 이광은 감독이 중도하차한 뒤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 감독은 지난해 1월 계약금 1억5000만원,연봉 1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어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도 감독이 교체된 것은 86년 김영덕,90년 정동진(이상 삼성) 감독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이로써 롯데 우용득 감독이 시즌 중 해임된 것을 비롯해 이광환(한화) 강병철(SK) 김성근(LG) 감독 등 올해 4명의 사령탑이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