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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를 찾아보자. 괜찮아, 아직 시간은 있어」
숲으로 돌아가는 토오사카.
「……………………」
하지만. 세이버는 먼 곳을 본 채로, 한 발짝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세이버? 뭐 하는 거야, 빨리 안 하면 이리야스필에게----」
오한이 달렸다.
한 번 맛 봤다면 잊을 수가 없다.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기척조차 아직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몸을 덮쳐오는 중압은, 틀림없이 녀석의 것이다.
----후후, 찾았다----
숲에 울리는 소녀의 목소리.
안개 저편.
멀리 떨어진 숲에서, 무언가 검은 것이 일직선으로 향해 온다.
----기다리고 있어. 지금 당장 죽여줄 테니까----
……하늘이 보이는 광장에 있기 때문일까.
마치 하늘에서 들여다 본 이리야가 얘기하는 듯한, 그런 착각에 사로잡혔다.
「이런, 저 녀석 벌써 시로를 찾아냈어……!?
안 좋아, 여기는 시계가 너무 넓어----잠깐, 뭐야 이 스피드, 이러서야 2분도 안 걸려……!」
허둥지둥 당황하는 토오사카.
「잠깐, 뭘 한가롭게 있는 거야, 둘 다……!
여기는 안 좋다고 하고 있잖아, 빨리 장소를 바꾸지 않으면……!」
토오사카는 우리들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그것도 이미 늦었겠지.
「----됐어. 여기서 싸우자, 토오사카.
셋이서 싸울 수 있는 것만으로 요행이야. 이 이상은 바랄 수 없어」
「바보, 그게 곤란하다니까……! 여기는 폭이 너무 넓어……! 세이버만으로는 버서커를 막을 수 없고, 아무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너도 버서커의 간격에 들어가잖아……!」
「토오사카가 걱정해 주는 건 알겠어. 하지만 위험한 건 모두 마찬가지야. 거기에, 이렇게 되면 퇴로 같은 거 없잖아」
「으……그건, 그렇, 지만」
「세이버도 알았지. 여기서 버서커를 영격하자」
세이버는 조용히 끄덕인다.
「저, 정말……! 알았어, 간단히 당하면 화낼 거야……!」
납득해 준 건지, 토오사카는 안개에 몸을 섞었다.
행동으로 옮기면, 저 녀석은 정말로 잽싸다.
광장에서 벗어나, 숲에 숨으면서 요령 좋게 나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온다. 세이버. 준비는 됐어?」
「……당신도. 싸움이 시작되면, 결코 여기서 앞으로는 나가지 않도록 하세요. 무슨 일이 있든지, 버서커를 여기에는 다가가게 놔 두지 않겠어요」
강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세이버는 그렇게 대답한다.
……안개가 흔들린다.
아침 안개 속.
검은 어둠이 스며 나오는 듯이, 광전사가 하얀 소녀에게 이끌려서 출현했다.
「의외네, 틀림없이 마지막까지 도망쳐 다닐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벌써 단념한 거야, 오빠?」
……이리야와의 거리는 40미터 정도겠지.
우리들은 광장 끝과 끝에서 대치하고 있는 형상이다.
「……흐응, 세이버는 나았네. 그렇구나, 그래서 도망치는 건 그만 둔 거네.
……아까운데. 그런 걸로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귀엽지만----
----유감이야. 시로는 여기서 죽는걸」
킥킥 하는 웃음소리가 숲에 울린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곁의 세이버는, 지금이라도 튀어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살기를 띠고 있었다.
「정말. 시시해, 꽤나 말이 없어졌네. 혹시 죽는 건 무서워? 그럼 그런 건 아깝잖아? 지금 목숨을 구걸하면, 나도 용서해 주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토오사카는 나무를 다 올라갔나.
만약 저 녀석이 진을 친다고 하면, 광장 중심 부근이겠지. 마침 나뭇가지가 겹쳐져 있는 거기라면, 사람 한 명이 위에 올라가 있어도 부러지지도 않고 눈치 채이지도 않는다.
「……그래. 끝까지 그런 태도구나. 그럼 이제 떠드는 건 여기까지야. 린과 다 함께 죽여 주----
----잠깐. 린은 어떻게 했어, 시로」
이리야의 말투가 바뀐다.
……과연 버서커의 마스터라고나 할까.
보아 넘길 수 없는 것, 보아 넘겨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토오사카는 여기에는 없어. 그 녀석과 우리들은 진작에 헤어졌다」
「따로 행동을 취한 거야? 그래, 세이버를 데리고 있는 시로는 거치적거리지. 린 혼자라면, 더 멀리 도망칠 수 있어」
「……그런 거지. 그 녀석인 걸 감안하면, 이미 진작에 숲을 나갔겠지. 지금부터 쫓아도 늦었어」
「----그럴까. 이 숲은 아인츠베른의 결계야. 누가 들어와서, 누가 나갔는지 정도는 알아. 그 뒤로 밖으로 나간 인간은 한 사람도 없어. 린은 아직 숲에 있다는 거지. 찾아내는 건 이 뒤라도 충분해」
「--------」
……다행이다.
이리야가 아는 건 숲에의 출입뿐이라면, 토오사카는 들키지 않았다.
라고 하기 보다는, 정말로 간단히 이쪽 말을 믿어버리고 있다.
……분명히 이리야는 냉혹한 마스터다.
하지만 그래도----그건, 다시 고칠 수 있는 냉혹함인 것이 아닌가.
「……이리야, 싸우기 전에 딱 한 번만 더 묻겠어.
마스터를 그만두고, 이런 싸움을 하는 걸 멈추는 건 불가능한 거야?」
「불가능해, 할아버님의 분부인걸.
버서커가 있는 한, 나는 아인츠베른의 마스터야. 이리야는 다른 마스터들을 죽이고, 성배를 가지고 돌아가지 않으면 안 돼」
「……거기에, 한 번만 더 묻는 건 이쪽이야.
나는 아인츠베른의 당주니까, 그런 말 2번은 안 해. ……하지만 시로가 대답을 바꾼다면, 제대로 들어줄 수도 있어……?」
……그건, 미약한 기대가 담긴 목소리였다.
하지만 곁에 세이버가 있는 이상, 나는 이리야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대답은 여전해. 나는 세이버의 마스터야. 네가 마스터를 그만두지 않는다고 한다면, 버서커를 쓰러뜨리고 그만두게 하겠어」
이리야와 버서커를 응시하며 단언한다.
그 순간.
광장의 공기가, 쩍 하고 소리를 내며 얼어붙었다.
「……그래. 그럼 진심으로 죽여 주겠어.
그 우쭐해진 마음과 함께, 산산이 부숴줄 거야, 시로……!」
「뭐----」
……뭐지, 저건.
이리야의 얼굴에 각인이 떠올라 있다.
----아니, 얼굴만이 아니다.
저건 몸 전체----떨어져 있어도 알 정도로, 우리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령주였다.
「----노는 건 끝이야. 미쳐버려, 헤라클레스」
어두운 목소리.
거기에 호응하는 듯이, 소녀의 등 뒤에 있던 거인이 울부짖었다.
땅을 흔드는 절규.
거인은 제정신을 잃는 듯이 외치며 몸부림치고----그 모든 능력이, 기형의 혹이 되어 증대해 간다.
「----그런. 지금까지는 이성을 빼앗고 있었을 뿐이고, 광화시키고 있지는 않았다는 건가……!?」
세이버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섞인다.
그녀가 전율하는 것도 당연하다.
전사의 역량 따위 잴 수 없는 나조차, 저것이 닿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아니까.
「가라……! 다가오는 것은 전부 죽여버려, 버서커……!」
그건 폭음이었다.
이미 곡성조차 되지 못하는 포효를 울리며, 검은 거인이 튀어 날아온다.
「윽----, 세이버……!」
응해서 달려나가는 은의 빛.
버서커는 광장의 중심에 착지한다.
날아 내려오는 거체와, 그 낙하지점을 향해서 일자로 질주하는 세이버.
----대지가 진동한다.
낙하하는 운석을 받아내듯이, 세이버는 버서커를 맞받아 쳤다.
----그것은, 신화의 재현이었다.
아침 안개에 싸인 숲 속, 두 그림자는 끊임없이 교차한다.
버서커는, 그저 압도적이었다.
베어내는 일격이 선풍이라면, 내리 휘두르는 일격은 폭포의 그것이다. 제대로 맞으면 세이버도 치명상에 이르겠지.
그걸 정면에서, 기 죽지 않고 최대의 힘으로 튕겨내는 세이버.
폭풍처럼 휘둘러지는 일격에 대해, 전신전령의 일격으로 튕겨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검과 함께 양단된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무수한 검극은, 실제로는, 세이버에게 있어서 일격 일격이 혼신의 검이었다.
끊이지 않는 검극 소리.
간격이 다르다.
속도가 다르다.
남겨진 체력이 너무 다르다.
세이버에게 허용되는 것은, 완전히 피할 수 없는 검풍에 검을 박아 세워서, 위력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갑옷 채로 양단되지 않도록 할 뿐이었다.
비유한다면, 버서커는 부서진 굴삭기다.
사방팔방으로 회전하는 칼날은, 다가가는 것 모두를 용서 없이 분쇄한다.
조금이라도 손을 뻗으면 그걸로 끝이다.
도망치는 것 따위 불가능하고, 칼날의 회전에 말려들어 피와 내장을 쏟아내겠지.
……그런 것에 맨몸인 인간은 대항할 수 없다.
가까이 가서 죽을 뿐이라면 도망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세이버는 회전 안에 몸을 두고, 물러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깎인다.
검이 불꽃을 튀기고, 갑옷 파편이 흘러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녀는 항상, 1초 뒤에는 즉사할 지도 모르는 소용돌이에 몸을 두고 있다.
「--------」
그것에, 그저 숨을 삼켰다.
태고.
용이라고 하는 마수에 맞선 영웅들은, 누구나가 그녀 같았음에 틀림없다.
전력이 다른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천재일우의 기회에 걸었다.
인간을 능가하는 거대한 폭력.
유일의 틈이 생길 때까지 그저 막고, 그리고----그런 기적 따위 일어나지 않고, 당연한 듯이 숨이 끊어진 많은 전사.
둘의 싸움은 그야말로 그것이다.
눈을 빼앗길 정도로 현란한 싸움은, 하지만.
매 일격에 상처 입어가는 세이버의 패배 밖에, 결말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웅혼한 외침이 대지를 흔든다.
버서커의 선풍은 대지를 찢고, 받아서 흘려내려는 세이버를 날려보낸다.
그 때마다 세이버의 갑옷은 이지러지고, 지면에 내동댕이쳐질 듯 하다가----땅에 무릎 꿇는 일 없이, 용맹하게 버서커에게로 돌진한다.
……그것도 이미 한계다.
세이버의 호흡은 흐트러지고, 몸의 움직임도 눈에 보이게 쇠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버서커에게 틈을 만든다, 라고 할 상황이 아니다.
아마도 앞으로 몇 합 뒤에, 세이버는 저 부검 앞에 양단된다----
「윽--------??」
꽉 쥔 손에는 활이 있다.
「후----!」
세이버가 튕겨나간 순간, 버서커에게로 내쏜다.
이런 건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주의를 끌 정도는----!
「뭐----」
버서커의 관자놀이에 적중한 화살은, 먼지만큼의 효과도 없었다.
주의 따위 돌릴 수도 없다.
거인은 쏘아진 화살을 막는 것도, 아니, 개의하지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버서커, 시로 따위 내버려 둬.
세이버를 죽인 뒤에, 얼마든지 요리할 수 있으니까」
이리야의 웃음소리가 숲에 울린다.
「윽, 제, 길……………………!」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눈앞에서 세이버가 힘이 다하려고 하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힘이 너무 부족하다.
내가 뭘 하든지 버서커에게는 통하지 않고, 거꾸로 세이버의 집중을 막을 뿐이잖아----!
----참격.
일격을 흘려낸 세이버의 발이, 복사뼈까지 지면에 가라앉는다.
되돌리는 칼날은 빠르며 무겁고.
머리 위에서 춤추는 부검은, 낙뢰와도 같이 세이버를 때린다.
순간적으로 몸을 비튼 세이버의 갑옷을 깎으면서, 강검은 지면을 쪼갠다.
「으으윽…………!」
이가 깨질 것 같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 건가.
세이버를 지키는 것도, 함께 싸우는 것도 불가능하다.
내게 가능한 것 따위 없다.
내게 가능한 것 따위, 어차피----
----그렇다면, 하다못해 이미지해라.
어차피. 너에게 가능한 것 따위, 어차피 그 정도 밖에 없으니까.
「--------」
그런 말을, 그 남자는, 했었다.
----외적 따위 필요 없다. 너에게 있어서 싸우는 상대라는 것은, 즉 자신의 이미지 외에 없다.
……그렇다. 그 녀석은 무슨 말을 했었나. 평소에 하던 짓궂은 말이 아니었다. 그 말에는, 지금 여기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무게가 있었다.
----아니, 그렇게 말한다면.
그 녀석의 말 전부가,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경종이었던 것은 아닐까.
세이버의 몸이 튕겨 날아간다.
지금 그건 흘려내기 위해서 한 도약이 아니다.
제대로 맞았다.
저 열풍 같은 참격이, 세이버의 옆구리에 직격했다.
여세를 가누지 못하는 세이버.
저려오는 손가락에 힘을 넣고, 기침하면서도 버서커에게로 돌아선다.
그, 세이버가 겨우 보인 틈을, 거인이 보아 넘길 리가 없다.
「----그만, 둬」
목소리 따위 닿지 않는다.
그런 걸 해도 헛수고이고, 아쳐의 흉내를 내서 활 따위 들어도 헛수고다.
아직 모르는 건가.
자신에게 무엇이 가능한가.
이 손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
대체 무엇이 있으면, 자신은 세이버를 구할 수 있는가.
활로는 안 된다. 창으로도 뚫지는 못하겠지. 적과 같은 무기니까 된다는 것도 아니다.
저 거인을.
저 바위산을 무너뜨리려면 검이다.
예리하고 현란, 날이 빠지는 것을 모르고, 단 일격으로 적을 베는 왕의 검.
예를 들자면 그렇다.
꿈에 본, 그녀에게 어울리는 황금의 검 같은.
구역질을 참아내면서, 그래도 세이버로부터 눈은 떼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세이버가 쓰러지는 순간을 보면 볼수록, 미쳐버릴 것 같다.
세이버와 버서커의 움직임은, 슬로모션처럼 느껴졌다.
스위치가 옆으로 주르륵 늘어서 있다.
기침하며, 한 순간 몸을 ㄱ자로 구부리는 세이버.
전신의 힘을 담아서 부검을 내리 휘두르는 버서커.
열을 짓듯이 차례차례로 격철이 올라가고.
그것은, 도미노를 무너뜨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일제히, 방아쇠가 당겨졌다.
「세이버…………!」
버서커의 부검이 세이버를 후려친다.
그건 치명상이다.
세이버의 몸은 허리부터 양단되어, 그 살점이 하늘에 날았다.
「아니----아니야……!?」
하늘에 날고 있는 것은 은의 갑옷뿐이다.
버서커가 후려친 것은 세이버의 갑옷뿐.
세이버는 일부러 틈을 만들고, 버서커에게 크게 휘두르게 하고----온존해 둔 모든 힘으로, 가장 빠르게 파고든 것이다……!
용솟음치는 검은 포효.
하지만, 완전히 품 안에 들어간 세이버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다.
그녀는 양손으로 검을 잡고, 더욱 깊숙이 거인에게로 파고들어, 혼신의 힘으로 버서커를 베어낸다----!
----믿어지지 않는다.
지면에 뿌리를 박은 듯 했던 거인이, 세이버의 일격에 몇 미터나 튕겨져 날아간다.
그리고 나서, 그대로.
「물러나, 세이버……!」
지체 없이, 진짜 공격이 내뿜어졌다.
----가능한 한 지근거리(至近距離)에서 쏠 생각인지.
토오사카는 아득한 머리 위 가지에서 뛰어내려, 낙하면서, 보석을 버서커에게로 던지고----
「, , ----!
전 재산 투입 적의 모습, 한 조각, 먼지 하나도 남김 없이……!
Stil, schieβt Beschieβen ErschieSsung----!」
날아 내려오는 얼음의 비.
그 중에도 3개, 창이 된 거대한 얼음덩어리에는, 저택 하나는 가볍게 날려버릴 정도의 마력이 압축되어 있다----!
「안 돼, 피해, 버서커……!」
정관(靜觀)하고 있던 이리야가 소리지른다.
그것이 어느 정도의 위기인지 깨달았겠지만, 이미 늦었다.
얼음의 창은 낙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쏘아진 그것은, 버서커를 꿰뚫으려고 “가속”하고 있는 것이다.
피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천재일우, 세이버의 결사의 일격과 완전히 호흡이 맞은 얼음 산탄.
그 위력에 이르러서는, 버서커를 가볍게 죽일 수 있는 마력이 있다----!
그러나.
크게 상공을 후려치는 부검의 궤적.
버서커는 세이버에게 눌리면서도, 순간적으로 한 손으로 다시 잡은 부검으로, 세 개의 얼음덩어리를 깨고 있었다.
----흘러나오는 선혈.
한 팔로 휘둘렀기 때문인지, 얼음덩어리는 완전히 부서지지 않고, 버서커의 한쪽 팔을 찢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얼음은 거인의 한쪽 팔에서 다시 동결해서, 그 움직임을 완전히 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부순 건 팔 하나뿐.
「뭐----」
세이버가 소리를 지른다.
----당연하다.
버서커의 나머지 한 팔은, 그대로, 낙하해 온 토오사카의 몸을 잡아버렸으니까.
「윽……!」
토오사카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버서커의 힘이라면, 토오사카를 꽉 쥐어 으스러뜨리는 것 따위 용이하겠지.
「토, 토오사카----!!!」
뛰었다.
거치적거려도 좋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도 관계 없다.
이대로, 토오사카를 으스러뜨리게 놔 둘 것 같냐----!
「린……!」
이제 설 힘도 없을 텐데, 세이버도 몸을 일으킨다.
「………………」
배를 압박 당해서 괴로운지, 토오사카는 고개를 숙인 채로 팔을 뻗는다.
----그리고.
「----흥.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빙긋, 하고 겁 없이 내뱉었다.
「!」
누구나가 숨을 삼켰다.
나도, 세이버도, 아마도 버서커조차 얼어붙었음에 틀림없다.
----사람이 나쁜 것도 정도가 있다.
저 녀석,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예측하고, 그걸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던 건가----!
버서커가 힘을 넣는다.
하지만, 그건 1초 차이로 너무 늦었다.
「죽였다……!」
뿜어지는 광탄(光彈).
쓴 보석의 수는 넷.
이 이상 바랄 수 없는 지근거리에서의 연발은,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검은 광전사의 숨통을 끊었다.
아니.
그건 호쾌하게, 트집잡을 거리도 없이, 목숨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버서커의 머리가 날아간 것인지.
촤악, 하고, 10미터는 떨어져 있는 여기까지 피가 튀었다.
……에에, 뇌순가, 이거.
분명히 피가 아닌 것까지 섞여있는 건, 아무래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다고 할까.
……하지만 뭐, 너무 지나쳤다는 건 아니겠지.
상대는 그 괴물이다.
일격으로 머리를 날려버리지 않았으면, 그야말로 토오사카는 으스러져 있을 것이 틀림없다.
「----후우」
달려가던 발을 늦춘다.
토오사카는 버서커에게 쥐인 채지만, 승부는 났다.
버서커의 얼굴은 아직 흰 연기에 싸여 있다.
탁탁 하는 연기 나는 소리로 보건대, 대단한 폭발이었겠지만----
「----거짓말」
토오사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멍하니, 흰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잠깐.
기분 탓, 인가.
토오사카를 쥐고 있는 버서커의 손가락이, 아까보다 깊이 파고들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
토오사카는 그저 흰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것도 오래는 지속되지 않는다.
눈을 덮을 정도의 연기는 차차 엷어진다.
그 뒤에는.
분명히 목이 날아갔을 터인, 버서커의 얼굴이 있었다.
「----??아」
악귀 같은 시선에 위축되어, 토오사카는 말을 잃고 있다.
「……후후. 우후후, 아하하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울린다.
광장 끝에서 버서커를 다루고 있었던, 은의 마스터가 웃고 있다.
「다시 봤어요, 린. 설마 한 번이라도 버서커를 죽이다니.
하지만 안 됐군요?. 버서커는 그 정도로는 사라지지 않아. 왜냐하면 말야, 그 녀석은 열두 번 죽지 않으면 죽을 수 없는 몸이니까」
「……열두 번, 죽어……?」
이리야의 말에 중대한 비밀을 읽은 것인지.
아연해하고 있던 토오사카의 눈이, 약간의 후회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렇, 구나.
헤라클레스라고 안 시점에서, 그걸 짐작해야 했었어. 헤라클레스라고 하면 히드라의 활인데, 가지고 있는 건 그냥 바위였어.
……그러니까, 이 녀석의 보구는 물건이 아닌 거야. 영웅 헤라클레스의 심볼은, 그----」
「그래, 육체 그 자체가 헤라클레스의 보구인 거야.
너도 알고 있잖아, 헤라클레스의 열두 난행을. 그리스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열두 번이나 되는 모험을 극복하고, 그 보답으로 “불사”가 되었어.
이 의미, 너라면 알겠지?」
「………생명의 스톡……소생마술을 겹쳐 건, 거네」
「그래. 그래서 그 녀석은 간단히는 죽을 수 없어. 과거 자신이 극복한 만큼의 은 살아남아 버리는, 신들에게 걸린 불사의 저주.
그게 내 버서커의 보구, 이니까」
「알았어? 버서커는 지금 걸로 죽어버렸지만, 아직 5개의 목숨이 있어.
후후, 아까웠어, 린. 지금 그게 5배의 보석이었다면, 버서커는 사라졌을 텐데」
이리야의 목소리는, 잘 알아 들을 수 없다.
시계 끝에는, 버서커에게로 달려드는 세이버의 모습이 있었다.
「----린, 도망쳐요!」
달려드는 세이버.
토오사카도 어떻게든 버서커의 손가락을 떼어내려고 시도하지만, 전혀 풀리지 않는다.
거기에.
「좋아, 버서커. 그 녀석, 으스러뜨려」
불탄 안구가 토오사카를 노려본다.
「아----크아…………!」
토오사카의 비명.
깊게, 옆구리를 에는 듯이 파고들어 가는 거인의 손가락.
그 앞에 있는 것은, 벗어날 수 없는
무참하게 으스러지는, 토오사카의 모습이었다.
「--------」
달렸다.
상대가 무엇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따위 뱉어버렸다.
사고는, 이미 완전히 타 버렸다.
「----내버려둘 것 같으냐……!!」
버서커에게 베어 어가는 세이버.
보이지 않는 검은 무라도 자르듯이, 무방비한 버서커의 팔에 휘둘러진다.
그러나 효과는 없다.
검은 튕겨나가고, 버서커의 팔은 상처 입기는커녕, 토오사카를 으스러뜨리려고 하는 힘조차 빼지 않는다.
「윽----!」
움직이는 것만으로 괴로운 것인지.
세이버는 입술에서 피를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검을 휘두른다.
「아----시로……!?」
그 얼굴이, 녀석에게 달려드는 나를 보고 얼어붙는다.
「놔라, 이 자식아--------??!」
그저 몰두해서, 활로 등을 두들긴다.
거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등 뒤에 달려든 나 따위, 처음부터 안중에 없었던 건가.
「윽……!」
손가락이 저려온다.
때린 이쪽 손이 이상하게 되다니, 이 녀석, 무슨 몸, 이----!
「도망쳐요, 시로----!」
……에?
세이버의 목소리에 얼굴을 든다.
순간.
몸이, 나뭇잎처럼 날고 있었다.
「----, 커」
먼지처럼 굴러 떨어졌다.
----버서커는 얼어 붙어있던 검으로, 나를 후려친 것이다.
순간적으로 막은 활은 쉽게 깨지고, 이런 곳까지, 날려, 져, 서----
「커----아, 하----!!!」
격통에 몸부림친다.
부러진 건, 활 소리가 아니었나.
한쪽 팔이 거미 같이 구부러져 있다.
숨을 쉬면, 폐가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아파하고 있다.
「하……아, 욱……!」
밀려 올라오는 피 탓에, 제대로 호흡이 안 된다.
아아, 하지만 관계 없다.
어차피 숨을 쉬면 끝이나 마찬가지다.
호흡 따위, 지금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핫----하아, 하----!」
일어난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빨리, 저 녀석, 저 녀석을----
달렸다.
이번은 이쪽 차례다. 저 녀석 팔을 꺾고, 토오사카를 구할 뿐.
등에 눈이라도 달렸는지, 적은 벌레를 쫓듯이 검을 휘두른다.
피할 수 있다.
그런 얼어 붙은 팔로 휘두른 것, 쉽사리 맞을 것 같냐----!
「하----」
제길, 몸이 내려앉는다……!
한쪽 발에 스친 건가. 웃기고 있어, 닿지도 않아 처먹은 주제에, 사람 발을 부러뜨리지 말란 말이야----!
「바보 같은----이제 됐어요, 떨어지세요, 마스터……!」
그런 건 못 한다.
이런 일로 토오사카를 죽게 놔 둘 순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무기. 가능하면 날붙이가 좋겠어. 발 밑에는 파괴된 활의 잔해. 머리 위에는 버서커의 검이 닥쳐오고 있다. 파편을 줍는다. 떨어지는 검. 생각하고 있을 틈 따위 없다. 마력을 흘린다. 강화는 쉽게 성공했다. 하지만 검이 떨어졌다. 파편은 이번에야말로 산산조각이 되고, 피했다고 생각한 몸은 지면에 쓰러진다. 그러니까 이런 파편을 강화해 봐야 의미 따위 없었던 거다. 할 거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불가능한 일은 없을 터. 견본이 있다면 누구라도 흉내는 낼 수 있다. 즉 기본과 구성과 제작과 경험과 세월을 반복해서----
거인이 돌아본다.
토오사카 전에 시끄러운 방해꾼을 으스러뜨릴 생각이 든 건가.
「----」
쓰러진 몸을 일으켜서 거인을 노려본다.
공포 따위 없다. 사고는 이미 완전히 타 버렸다.
다만, 그 뒤에서.
자신의 소멸도 각오하고.
저 성검을 쓰겠다고 결의한 모습이, 망막에 새겨졌다.
바람이 풀려간다.
세이버의 손에는 황금의 검이 보이기 시작한다.
----쓰지 말라고.
결코 쓰지 말아달라고 했던, 그 검.
「--------」
끊어졌다.
그걸로, 간신히 에미야 시로를 잇고 있었던 최후의 선이 툭 끊어졌다.
「쓰지마, 세이버----!!!!!」
왼손이 불탄다.
령주가 하나 사라져 간다.
「아----어째서, 이제 이것밖에 없지 않습니까, 시로……!」
모른다.
그런 건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그걸 쓰면 네가 사라진다는 것뿐이다.
그런 건 용서할 수 없다.
토오사카를 구할 수 없는 자신도, 자유롭게 검을 쓰게 해 줄 수 없는 자신도 용서할 수 없다.
「큭……」
무릎을 꿇는 세이버.
……검을 해방한 것만으로 그렇잖아.
지금의 너한테 그 검은 쓸 수 없어.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가 그 검을 쓰지 못한다면, 내가, 쓸 수 있는 검을 준비해 주겠어----!
----현실에서 당해낼 수 없는 상대라면, 상상 속에서 이겨라.
자신이 이기지 못한다면, 이길 수 있는 걸 환상해라.
듣고 보면, 그런 건 당연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밖에 없다.
그렇다면 만들어라.
누구에도 지지 않는 것을 만들어라, 항상 최강의 이미지를 생각해라, 누구나 다 속이고, 자신조차 속일 수 있는, 최강의 모조품을 상상해라.
어려울 리는 없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원래부터 이 몸은,
그저 그것에만 특화된 마술회로로 이루어져있다!-------
「오----」
뛰어 일어난다.
전신은 발화한 것처럼 뜨겁고, 왼손은 그야말로 홍련(紅蓮)의 불꽃.
「아----그 검은, 저의……!?」
어리둥절해 하는 세이버의 목소리.
그 시선 끝에는, 이 손이 쥔 있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오----」
내가 아닌, 검 그 자체에 의사가 있는 것인지.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황금의 검은 빨려들 듯이, 멈추지 않고, 거인의 팔을 절단했다.
잡혀 있는 팔과 함께 토오사카는 낙하하고, 뽑아 낸 검은 유리처럼 깨어졌다.
전신의 피가 역류한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다.
검은 부러졌다.
그건 있을 수 없다. 그 검을 모조했다면, 깨어지는 일 따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깨진 것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이미지가, 그 검에 미치지 못했다.
향해지는 안광.
이번이야말로 나를 양단하겠다고, 강검이 휘둘러진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내 상대는 네가 아니야.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 싸워야 할 상대는 단 한 사람.
지금 그건 완벽이 아니었다.
깨질 리가 없는 검이 깨진 것은 상정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
복제할 거라면 모양만이 아니라, 그 제작자마저도 재현한다----!
「----」
주위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났다.
눈앞에서는 폭풍처럼 휘둘러지는 부검과, 그것을 완벽하게 막아내는 막 만들어낸 검이 보였다.
무아지경인지, 손에 든 검으로 검을 맞부딪치고 있다.
----그런 건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지금 해야 할 것은, 이걸 진짜로 마무리하는 것뿐.
----그것도 잘못이다.
에미야 시로는 격투에는 소질이 없어.
네 싸움은 정신의 싸움, 자신과의 싸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 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해야 할 것 따위 단순하다.
「-----투영, 개시」
정신을 집중한다.
도전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 단 하나의 실수도 타협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크으, 으, 아아아, 아----」
창조의 이념을 감정하고,
기본이 되는 골자를 상정하고,
구성된 재질을 복제하고,
제작에 이른 기술을 모방하고,
성장에 이른 경험에 공감하고,
축적된 세월을 재현하고,
모든 공정을 완전히 능가하여----
「크----아, 아아아아아아아…………!!!!」
여기에, 환상을 맺어 검을 이룬다----!
거인이 울부짖는다.
미친 듯이 부딪쳐오는 무수한 검풍을, 검은 전부 막아낸다……!
「윽…………!」
하지만 거기까지다.
날아간다.
의식이 돌아온 그 순간, 검은 모든 걸 나에게 맡긴 것인지.
지금까지 완전히 막아내고 있었던 검극에, 간단히 튕겨져 날아갔다.
「하----아」
팔의 감각 따위 없다. 손목은 반쯤 뜯어져서, 붉은 살이 보이고 있다.
「윽----큭…………!」
발과 허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근육이 단선되어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일어설 수 없다.
녀석을----버서커를 웃도는 검은 만들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만드는 자에 지나지 않는 자신에게는, 모처럼 만든 검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림자에 덮인다.
지금, 누구를 죽여야 하는지 알고 있는 거겠지.
튕겨나간 나를, 버서커는 돌풍처럼 추격하여,
그 강검을 내리쳤다.
튕겨나가는 강검.
「에----?」
어리둥절해 하는 나의 손은, 누군가의 손이 거들고 있었다.
열진(烈震)하는 대기.
거인은 전부 흔적도 남기지 않겠다고, 최대의 일격을 뿜어내 온다.
그, 직전.
「시로, 손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버서커가 돌풍이 되어 나를 덮쳤다면,
세이버는 질풍이 되어 나에게로 달려온 것인가.
달려온 세이버는, 빙글, 하고 나를 말아 넣듯이 몸을 돌리고--------
깨지는 바위의 검.
황금의 일섬은 거인의 부검을 꺾고, 기세가 쇠하지 않고 바위의 몸으로 베어 들어가고, 그리고----
……모양도 비슷하며, 그 능력도 비슷했던 것인지.
버서커의 몸 깊숙이 파고 든 황금의 검은, 거인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섬광으로 감쌌다.
----그것도 한 순간.
빛이 사라지고, 숲은 정숙에 싸인다.
「하----아」
몸의 힘이 빠져 간다.
그 정도로 뜨거웠던 몸이 식어 간다.
검은, 검신부터 모래가 되어 사라지려고 하고 있었다.
「--------」
그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다가선 채로 한 자루의 검을 쥐고 있었다.
숲의 광장에, 바람이 지나간다.
땅을 울리던 웅혼한 외침도, 대기를 가르고 있던 검풍도 이미 없다.
「그것이 너의 검인가, 세이버」
불침(不沈)(한번도쓰러지지않은)이었던 거인은 부동이 되어, 자신을 쓰러뜨린 기사를 응시하며, 무거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Caliburn
「이것은 “승리할 황금의 검” ……왕을 선정하는 바위의 검. 영원히 잃어버린 나의 검.
하지만----」
「지금 그건 네 검이 아니지. 그것은 그 남자가 만들어 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세이버는 조용히 끄덕인다.
「필경은 가짜. 두 번 다시 존재할 수 없는 검이다.
하지만----」
버서커의 가슴이 열린다.
스륵, 하고.
빛에 갈린 상처부터, 모래와 작은 돌이 되어 무너져 간다.
「----그 환상도 얕볼 수 없군. 설마 단 일격으로, 이 몸을 일곱 번이나 멸하다니」
스러져가며 하는 말에, 감정을 싣는 일도 없다.
광전사는 최후까지 자신의 역할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 하얀 대기에 희미해지듯이, 그 존재를 무산시켰다.
현기증이 났다.
도를 지나친 마술의 대가겠지. 폭주한 혈액이 뇌를 압박하고, 과산소상태가 되어 있다.
……덤으로, 두개골을 여는 것 같은 두통.
적이 사라지고, 아픔을 마비시키고 있던 것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기증과 두통은, 지금까지 쌓여있던 외상을 갚는 것처럼 방류된다.
「----윽」
「시로……!?」
쓰러지려고 하는 몸을, 세이버가 받쳐 준다.
하지만, 세이버도 나한테 신경 쓰고 있을 여유 따위 없을 터.
「윽……아니, 괜찮아. 여기저기 뼈가 부러졌지만, 생명에는 지장 없어. 예의 자연치유도 되고 있고, 어떻게든 돼」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그 정도의 투영마술을 썼으니, 지금은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니, 하지만」
그 전에,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가 있다.
「…………」
「이리야스필……!」
경계하는 세이버.
이리야는 멍한 눈초리로, 버서커가 서 있었던 지면을 내려다 보고 있다.
「……마침 잘 됐군요. 무슨 작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쫓는 수고가 줄었습니다. 깨끗이, 여기서----」
「윽……! 안 돼, 세이버----이리야한테는 손을 대지 말, 아줘. 버서커가 없어졌으니, 이리야는」
남은 힘으로 세이버를 말린다.
우리들에게 주의가 미치지 않고 있는 건가.
이리야는 뚫어져라 지면을 바라본 뒤,
「……거짓말. 버서커, 죽어버렸어……?」
남겨진 어린애 같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리야」
세이버를 손으로 막으면서, 조용히 말을 건다.
그걸로 이쪽을 알아챘는지.
이리야는 멍하니 얼굴을 들고,
「아----아, 아………………!」
당돌하게.
스위치가 꺼진 인형처럼, 지면에 쓰러져 있었다.
「뭐----」
쓰러진 이유를 알지 못해, 쓰러진 소녀를 바라본다.
「윽……하, 헉, 쿨럭……!」
그것과 교대하듯이, 토오사카가 몸을 일으킨다.
버서커의 팔이 사라져서, 간신히 자유롭게 된 듯 하다.
「--------」
토오사카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긴장이 풀렸는지.
기우뚱, 하고 의식이 쓰러지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약한 소리를 내뱉고 있을 수는 없다.
버서커를 쓰러뜨렸다고는 해도, 여기는 아직 숲 속이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만신창이인 몸을 이끌고 숲을 빠져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벽녘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도시는 멀고, 무사한 동료도, 무사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넘어설 수 없을 거라 각오했던 밤.
최대의 적을 물리치고, 겨울 숲을 뒤로 한다.
첫댓글 와 감동적이내요...... 더잇나요??
나머진 내일차츰차츰쓸생각입니다.하루에 1일씩쓸생각인뎀;;어제는 휴식시간.오늘은 넘많아서 2분할로썻습니다.
네~
아~~ 2일전에 여기서 감동먹었던 기억이... 'ㅅ' 뿌우~
RN에서도 아쳐vs버서커의 장면은 추가되지않은모양이군요..
그건 네타떄문일듯....(여기서 주목해야할것은 네타를뜨지않게하려는 시로의모습을주시)한마디로 구라일수도....나왔을수도있다는거.......
제발 rn하신분들은 알려주지말아주삼^^(뭐,불어넣어도 상관은없습니다만........아니,불어주삼.
노래만 나오면 더 ㅋㅋㅋ
아쳐와 버서커의 싸움을 보고 싶었는데..ㅠㅠ흑흑
정그러시다면야 페이트루트 끝난뒤에써 드리겠소이다.(이거또 골머리썩겠구만,참고자료로 애니라던가 아쳐의심리상황이라던가 간파할수있는스킬이있어야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