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7월 달에 친구랑 매일 피시방만 가다가
매일 피시방만 가는게 어느 날 너무 지겨운거야 그래서 뭔가 색다른게 없을까 하다가
케리비안 베이도 가고, 등산도 하고, 귀신의 집 같은 것도 가고 그랬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무서운거야
그 상태로 갑자기 공포물에 꽂혀서 공포 영화로 무서운 것들은 거의 전부 다운 받아서 보고 그랬는데
친구가 자기 근처에 문 닫은지 꽤 된 병원이 있다며 한 번 가보자고 한거야
너희들도 알다시피 곤지암 정신병원인가? 별거 아닌거 같은데 존나 무섭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공포도 제대로 한 번 느껴볼 겸 걔네 집 근처에 있는 폐병원으로 갔지
근데 막상 도착하니까 우리가 잊고 있던게 있었어 바로 문을 진심으로 닫았다는거지 시발ㅋㅋㅋㅋ
문은 암만 흔들어도 열리지 않고 그렇다고 창문도 열어놓은 게 아니고 말야
내가 포기한 채로 친구보고 그냥 가자고 했는데 이 미친새키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병원 뒤편에서 사다리를 가져오더라?
그러더니 2층 창문쪽에 놓고 올라가서 여는데 진짜 열리는거야
얘는 지 혼자 존나 신나가지고 언넝 들어오라고 하고 나는 아 시발 이거가지고 나중에 벌금 같은거 무는거 아냐?
라는 별 잡생각들로 머리속이 가득했지 하지만 내 친구의 성원에 못 이겨서 결국 들어갔지
병원 2층은 그냥 거미줄 같은게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시트는 다 벗겨놓고 침대만 가지런히 있었어
게다가 우리가 들어왔던 곳이 1인실 이었는지 공간 자체는 상당히 쾌적했어
수북히 쌓인 문고리를 열고 나가니 우리 앞으로 복도가 꽤 길게 있었는데
달빛이 조금 들어오고 복도 내에 휠체어하고 링거대가 있으니까 꽤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나더라고
병실의 문은 닫혀 있는 곳도 있고 안 닫혀 있는 곳도 있었는데 와 시발 이게 또 은근히 무섭더라ㅋㅋㅋ
뭔가 튀어나와서 우릴 덥칠꺼 같고 말야
우리는 복도를 지나 2층에서 엘레베이터가 가동이 안되니 비상계단을 통해서 4층으로 갔는데
비상계단 자체에 빛이 전혀 안들어오는거야 그래서 폰으로 나오는 빛만 의존해서 천천히 갔는데
한 3층쯤 가니까 3층 복도내에서 드르르르륵 소리가 들리더라
그 상태로 우린 걸음을 멈추고 폰을 껐지 솔직히 얼어붙었다는 표현이 맞아
그리곤 3층 비상계단 문을 천천히 열었는데 달빛으로 미세하게 보니까 링거대가 조금 움직이는거야
솔직히 그 때는 귀신은 없다 그저 경사가 져서 링거대가 움직이는 거다라고
무서움을 없애기위해 자기합리화를 했어
우리는 거슬리는 링거대를 구석으로 치우려고 그쪽으로 걸어갔는데 시발 이게 갑자기 좀 더 빠르게 움직이는 거야
그 때 내 머리속은 시발 진짜 귀신인가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진짜 그 자리에 얼음땡이었는데
내 친구가 그냥 유유히 가더니 3층 복도 끝 병실에다가 시발 ㅋ 하면서 쿨하게 링거대를 집어치워 놓더라고 ㅋㅋㅋ
내가 미친새끼야 이거 봐도 안 무섭냐 ㅋㅋㅋ 이러면서 어깨에 손을 놨는데 얘가 아무말도 없더라고
그래서 야 시발 얼어붙었냐ㅋㅋ 난 니 때문에 공포감이고 뭐고 시발 다 날라갔거든 하면서 얘 얼굴을 봤는데
진심 뭐라도 봤는지 얼굴이 완전 사색이 된거야 내가 왜그래 시발 그러니까
방금 병실 문을 열면서 링거대를 잡고 넣으면서 병실 안을 봤는데 어깨쯤 닿는 머리카락에 눈 한쪽이 없어서 피가 철철 흐르는 늙은 여자가
침대에 앉아서 나보고 이리오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는거야
내 친구가 좀 똘아이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 그런식의 농담조를 할 새끼는 아니거든
그걸 듣자마자 등줄기에서 뭔가 꿈틀거리듯이 소름이 쫙 끼치면서 감이 안좋은거야
내 친구는 제자리에 서서 가만히만 있고 나도 그걸 듣고 가만히 있긴 했지만 왠지 당장이라도 나가될 거 같은 느낌에
그냥 친구 손 잡고 비상계단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지
그렇게 2층으로 내려가서 우리가 처음에 들어왔던 병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와 시발 바람이 불어서 떨어진건지
아니면 아까 친구가 봤던 할매귀신의 농간인건지 사다리가 그냥 바닥에 쓰러져있는거야
하는 수 없이 1층으로 내려가서 문을 열 생각으로 다시 비상계단으로 갔는데 위층에서 툭, 툭, 툭 소리가 나며
누가 3층에서 계단으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내 친구는 그걸 듣고 아예 표정 자체가 굳어가지고
숨소리 하나 없이 가만히 있는데 나는 무조건 살아야 된다, 튀어야 된다라는 생각에 시발 일단 1층으로 친구 잡고 냅다 달렸지
계단 막 두 개씩 뛰면서 중간에 고꾸라지기도 하고 그렇게 1층 도착하자마자 비상계단 문을 열었는데
이게 시발 복도 자체가 아예 난장판이라서 뛸 수 있는 공간이 없는거야 그야말로 구조물 위로 점프해서 가야되는데
내 친구 새끼는 위에서 상황을 말했듯이 내가 끌어줘야 겨우 가는 새끼인데 이건 아예 그렇게 갈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잠깐 비상계단 문 바로 닫고 옆에 있던 책상으로 막아놓고 친구보고 좀 기다리라고 한 다음에
의자 치우고, 침상 치우고, 링거대 치우고, 휠체어 치우고, 사물함은 구석에 치우고..
그렇게 한 1분 치웠나?
막 비상계단 문이 팍! 팍! 팍!
치는데 시발 이게 뭔 일인가 진짜 시발 귀신인가 마음이 막 존나 드는거야
나는 친구 잡고 이제 뛰려고 하는데 이새끼가 거의 복도 끝까지 오더니 내 손을 뿌리치더라?
내가 시발 뭐해 안 튀어?!!!! 라고 말했지
근데 얘가 갑자기 씩 웃더니 아냐.. 너..가..아니...야.. 이러면서 다시 뒤로 가는거야
그래서 시발!!!!!!!! 지금 튀어야 된다고 개새끼야 라고 외쳤는데 묵묵히 비상계단쪽으로 걸어가대?
난 그냥 좆되로되라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막아놓은 비상계단에서 내 친구 소리가 들리는거야
xxx!!! 어딨어!!
라고 말야
그걸 듣자마자 시발 그럼 저 걸어가는 새끼는 뭐지?... 라고 한 3초 생각했나?
본능적으로 비상계단쪽에다가 외쳤어 2층 사다리 놓을게!!!! 빨리 튀어!! 라고
난 바로 바깥으로 나와서 쓰러져 있는 사다리를 다시 우리가 들어갔던 2층 창문에 세우고
몇 초뒤에 내 친구가 헉헉 거리며 사다리를 탔는데 얘가 내려오질 않는거야
얠 자세히 보니까 옷깃이 누가 끌는 듯이 병원 안쪽으로 향해 있는거야
그래서 난 빨리 그냥 옷 던져버리라고 빨리 던져!!! 시발 던지라고 그냥!! 라고 외치고
내 친구도 내 말을 듣고 깨달았는지 셔츠를 그냥 벗어버리고 내려왔어
우리는 결국 병원에서 나와가지고 시내쪽으로 뛰어가서 택시를 잡고 다시 집으로 향했는데
여기서 내 꿈이 깼음.. 와 진심 리얼해서 잠 좆나 설쳤는데...
그냥 겪었다구.. 꿈에서..
친구라는 게 있었다고 한 설정에서부터 꿈이라는 걸 알아챘어야 했는데.
첫댓글 이것도 병맛ㅋ
으잌ㅋㅋㅋ 반전이 엉뚱한곳에서
ㅋㅋㅋㅋ 와 상상조차 못한 반전이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