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면이 벗겨지고 그을음이 생기는 등 훼손을 겪은 평남 수산리 고분벽화. 남북한에 남아있는 고구려 유적들의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COMOS 코리아제공 | |
남·북한 고구려 유적들이 관리 소홀로 훼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수천억원을 들여 집안(集安)·영안(寧安) 등지의 고구려·발해 유적을 정비하며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서 ‘중국 고구려사’를 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고구려 역사를 이어받았다는 우리는 한반도 내의 고구려 유적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옛 고구려 수도였던 ‘역사 도시’로서의 평양 전체를 새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현실에서 이런 문제들은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평양을 방문, 평양 동명왕릉과 평남 대동군 덕흥리 고분 등을 조사한 무니르 부시나키(Mounir Bouchenaki) 유네스코(UNESCO) 문화담당 사무차장보는 25일 “북한의 고구려 고분들에 습기가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시나키 사무차장보는 이날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공동주최로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고구려 고분의 보존과 관리’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도색 보존 전문가 로돌포 룬스포르드(Rodolfo Lujan Lunsford) 이탈리아 볼로냐대 교수는 “강서군 약수리 고분의 경우 주변에 인공 저수지를 만든 뒤부터 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고분 안의 습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결과 오히려 빗물이 더 큰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습도가 너무 많아 벽에 곰팡이가 생길 지경”이라고 말했다. 습도 전문가인 산드로 마사(Sandro Massa)씨는 “북한에서 고분 보존을 위해 사용했던 실리콘과 콘크리트가 오히려 훼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부시나키 사무차장보는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 (한국의) 경제적·기술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문화재청의 국정감사 요구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고구려 유적은 ▲서울 홍련봉·구의동·용마산 보루 등 11건 ▲경기 아차산 보루, 연천 호로고루, 파주 칠중성 등 32건 ▲강원 춘천시 방동리 고분 등 4건 등 모두 57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중 국가지정 문화재는 7건, 시·도 지정문화재는 13건에 불과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연천 호로고루성은 1994년 지표조사 이후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성벽을 쌓은 돌이 무너지고 있는 상태며, 서울 아차산 일대 20개소가 분포하는 고구려 유적은 헬기장·체육시설 등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또 올해 신라 문화권의 유적 정비 예산이 243억7100만원이었던 데 비해 고구려·고려 문화권의 정비사업 예산은 49억5700만원에 불과해 “아무리 남아있는 고구려와 고려 유적이 적다고 해도 예산 배정이 너무나 편중돼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첫댓글 정신상태가 ㅊㅊㅊ 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