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은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날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천주교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정의구현 안동교구 사제단,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한미 FTA반대 시국미사가 안동교구 주교좌 교회인 목성동 성당에서 열린 날이었다. 협상이 타결된 마당이어서 자연스레 미사와 이후 이어진 촛불대행진, 문화공연 등은 <협상무효 투쟁>을 선언하는 형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주최측은 배인호 신부(상주 화령본당 주임)가 읽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서 가톨릭 농민회와 정의구현 사제단 소속의 신부들은 <교회나 항상 '시대의 징표'를 잘 읽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풀이해 줄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6항에 걸쳐 한미 FTA의 실체와 그것이 야기할 결과를 거듭 강조하고 FTA를 반대함을 선언했다.
'우리는 이 터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안동교구 사명선언문) 한미 FTA는 우리의 사명선언문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이 터에 하느님 나라를 일구는 일과는 정반대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 FTA는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정부가 체결하더라도 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하므로 우리들이 힘을 모으면 저지할 수 있습니다. 곧 다가올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드러내고 알려야 할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의 빛으로 한미 FTA 를 바로 읽고 모든 사람들에게 바르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곧 이 터에서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천주교에서 마련한 마당에 물론 안동 지역의 시민, 노동단체도 결합했다. 열린사회들 위한 안동시민연대, 참교육 학부모회 안동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안동 중등, 초등지회 등이 이 날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 시국미사는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열렸다.
▲ 주례 김재문 신부(교구 총대리)와 강론을 맡은 김시영(왼쪽) 신부와 성명서를 낭독한 배인호 신부(오른쪽).
▲ 미사포를 쓴 신자들. 분노는 그득하지만 기도는 경건하다.
▲ 한 수녀님의 묵상과 기도.
▲ 이날은 마침 이월 보름. 만월이 환하게 빛났다. 주교좌 성당의 소나무와 달.
▲ 성당을 나서는 행진단. 선두는 물론 사제들.
▲ 목성동 성당을 빠져나오는 촛불의 행렬.
▲ 시내 중심가를 지나는 행진단.
▲ 참교육학부모회도 동참했다.
▲ 문화공연장에서 문규현 신부와 김영식 신부(상주 옥산 본당 주임).
▲ 촛불 두 개. 이 가녀린 불빛이 광야를 태우리라...
▲ 문화공연장에서 수녀님들.
▲ 피켓 하나. NO FTA.
▲ 일인시위용 몸자보를 멘 참가자.
▲ 사제들이 시내 문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문화공연을 참관하고 있다
첫댓글 안동여고 국어교사 장호철 선생님이 어제 취재한 내용을 그의 블로그에서 길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