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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산행기 (381m)
용봉산(381m)은 높이는 얼마 안되지만 매운맛이 도는 암릉이 일품인 충청남도의 작은 명산이다. 산이 명산이라는 이름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덩치가 커야 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을 실증해보이는 산이 용봉산이다. 용봉산의 남쪽끝은 홍성군 홍북면, 북쪽 끝으 예산군 덕산면에 있다. 덕산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온천의 고장이다. 따라서 용봉산 산행깃점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암릉을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천산행을 위해서다. 남쪽 산록인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이다. 이곳 용봉초등학교를 끼고 산길을 올라가면 미름암과 미륵석불이 보인다. 충청남도 지방문화재이다. 미륵불입상은 거석을 이용한 석불입상으로 향토적 취향이 두드러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미륵암뜰에서 물을 준비한 뒤 수직암벽을 돌아 30분 정도 암릉길과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가면 정상이다.
길가엔 단애와 기암이 연속되고 둥근 모양의 바위들이 중첩되어 암봉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능선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서방향으로 덕숭산이 보이고 그 뒤엔 가야산이 버티고 있다. 용봉산의 남쪽은 홍성읍과 삽교천유역의 넓은 예당평야이다. 용봉산은 높이가 낮은데 비하면 조망이 좋다. 정상에서 정상뒤의 369봉까지 20분 정도를 걸어가면 용봉사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난다. 이 길에는 마애석불이 있다. 보물 제355호인 마애석불은 용봉산의 품위를 더해준다.(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산행전 해프닝.... 내참!...별꼴도 반쪽이라드만!... 테니스를 하루라도 안치면 손에 무좀이라도 걸릴까 싶어 지극정성으로 코트장에서 살다시피 하던 인사들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금쪽같은 일요일 하루를 비워놓고 우리도 산행이나 한번 하자며 진즉부터 설레발을 치고 동참을 강력하게 요구 하더니 한 술 더떠 스폰(촌지 내지는 현물)도 사양하지 않는다고 성화를 부렸었다. 그러니까 내가 테니스 채를 손에 쥔지도 10년이나 되었건만 그동안 이런 일은 뜬금없는 일이라 나는 속으로 짜석들!...지까짓 것들이 산이 어떤 것인 줄 알기나 알고 하는 소린가 싶어 코웃음을 쳤었다. ㅋㅋㅋ... 빵과버터 : 그래 어느 산에 갈낀데?.... 송회장님 : 용봉산에 갔다가 간월도에서 횟꺼리로....!@#$$% 빵과버터 : (속으로 : 만만한게 홍어 거시기라드만!....용봉산은 두 번 이나 다녀왔는데 그래 산이 거기밖에 없드나?....짜석들 하고는!!....ㅋㅋㅋ) 어쨋든 산행을 한 번 가자는 회장님, 총무님의 기특(?)한 착상이 대견하여 아끼고 아꼈던 더덕주나 한 병 내놓자 싶어 늙은 나귀 옆구리에 꿰어차고 토요일 아침 코트장에 나갔것다.... 두어시간 테니스를 치고 땀을 흠뻑 쏟고 난 후... 집에 가서 딸네미하고 새우 넣고 라면이나 끓여 먹자 싶어 늙은 나귀에 올라타니 그 더덕주가 뒷자리에 얌전한 시악씨 처럼 오두마니 앉아 있는게 아닌가?.... 빵과버터 : (속으로 : 우짜지?....저 처자를 지금 선 보일까?....아니면 내일 선 보일까?...) 이렇게 갈등을 하다가 마침 회장님, 총무님도 동석해 있었으니 어디 한 번 그네들의 인내심도 시험해 볼 겸 그동안 노심초사 산행 준비에 애썼다 싶어 고마운 마음에 선을 보였던게 아뿔싸!...그만 산통을 깨 버린 것이다!!! 일요일....오늘은 아내가 교회 식사 당번이란다. 하루 종일 식당 봉사를 해야하니 부지런히 1부 예배를 마치고 코트장에 나가니 회원들이 희희낙낙거리며 모처럼의 산행에 즐거운 표정들이 역력하다 잠시후 유총무가 먹꺼리들을 락커룸 냉장고에서 꺼내 들고 나오니 그중에 빵빵한 몸매의 얌전한 더덕처자가 눈에 확 들어오는데 그 처자의 얼굴색이 어제처럼 화사하고 반지르르 윤이 나는게 아니라 소금에 절은 김장 배추처럼 쪼글쪼글하니 창백하기가 얼음짱 같으니 나는 그만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마는 것이다.... 빵과버터 : (속으로 : 아니?....저것들이 밤새 더덕처자를 어떻게 했길래?....) 잠시후... 쌍룡의 "떠벌이투"가 나타나더니 눈치 콧치는 조갯터에서 엿바꿔 먹었는지 어쨋는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대뜸 한다는 소리가 가관 아닐 수 없드라... 떠벌이투 : 하이고!!...어잿밤 더덕처자의 호미걸이에 걸려 2차까지 갔드만 죽껏는디?... 빵과버터 : (속으로 : 머시라?....더덕처자를 어떻게 했길래?.....) 사실 이 더덕처자야 말로 꽃봉오리가 맺히기 전 초봄에 간벌한 잡목 더미를 헤치며 청미르 표독한 가시덩쿨을 마다하지 않고 생거진천 어름의 조용한 산골에서 얌전히 데려다가 밤낮 주야 정성을 들여 숙성되는 모양새를 지켜 보았으니 내가 이 처자에 대한 애정이 각별 했던터라?.... 사연은 이랬다. 한우 목장을 운영하는 학영 아우는 산행에 불참해서 미안하다며 삭힌 홍어가 한 마리 있는데 칼잽이 두 어 놈 필요하니 좀 거들어 달랬다고 전화가 왔단다. 그러면 칼만 들고 가든가 아니면 빈몸으로 가던가 하지 왜 얌전한 더덕처자는 데리고 가서 밤새 거덜을 낸단 말인가?....이런 쥑일 놈들 같으니!!...ㅋㅋㅋ 흐~미!!....그런데 쌍룡의 "떠벌이투"가 하는 말이 그눔의 삭힌 홍어가 느닺없이 나타나 더덕처자의 몸매가 어떻느니 하면서 부추기는 바람에 나의 금지옥엽 더덕처자를 거널 내 버렸으니?....내 눈에서는 핏발이 서고 싯퍼런 선불이 이글거리고 있었던 것은 자명한 일 아니겠는가?... ㅋㅋㅋ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놓는 것도 유분수지... 그래 얌전한 더덕처자를 그 지경으로 거덜 내놓고 흠집하나 안낸 것처럼 쌩소주를 부어 놓고 나는 모르쇠하며 고달을 빼고 앉아 있었드란 말이지?... 에레이~~ 이 쳐 쥑일 놈들아!...씨바스 리갈이라나 머시라나 하는 요사스런 서양여자도 옆에 있었드라 하드만 그래 그렇게 얌전하고 다소곳한 더덕처자를 오줌냄새 진동하는 삭힌 홍어를 주물렀던 그 드러븐 손으로 거덜을 냈단 말이지?... 내 저눔의 칼잽이들에게 당한 설분을 어이 갚을꼬?... 싶어 이를 갈었으니 산행이고 나발이고 눈에 보이는게 없었드라...ㅋㅋㅋ 그러나?... 역지사지라!....나라면?....어떻게 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푸하하!!!....
다녀온 길
테니스화에 추리닝, 남방사쓰에 청바지...우리들의 산행복장은 이렇게 민주적이고 자율적이니 3~4년전 나의 뒷모습을 보는것 같아 씁쓰레한 미소가 번진다....
용봉사에서 병풍바위를 바라보며
용봉산에서 이렇게 중무장한 산꾼을 보기는 쉽지 않더라...허기사 두 눈 박힌 원숭이가 한 눈 박힌 원숭이 동네에 살면 병신이라니?....ㅋㅋㅋ
용봉사를 내려다 보며
휴일날 용봉산은 올 곳이 못되더라...
아무리 세상이 고달프고 서러워도 제발 참으슈!....여우같은 마누라가 있고 토끼 같은 새끼들이 눈망울을 총총히 굴리고 있는데?...ㅋㅋㅋ
저렇게 높은 곳에서 목꺽기 운동하면 기분이 더 좋을라나?....대미산 부상이후 좋아하는 술도 산행중에는 이제 자제하는 편이다.
산위에 또 산(山)이 있더라...
최영장군 활터에서
최영장군 활터에서
최영장군 활터의 정자
홍성 상하리 용도사 미륵불
가시덤불 밑에 떨어진 홍시감을 주워 손등으로 대충 흙먼지를 닦아내고 맛을 보니... ㅋㅋㅋ
간월암이다...물이 들어오면 섬위에 절만 동그랗게 떠있고 출입은 쪽배를 타고 다닌단다.
일주문이라고 할 수도 없고?....간월암 들어가는 대문이라 할 수도 없고?....ㅋㅋㅋ
송림 사이의 간월암
ㅋㅋㅋ....뽑기?.... 그거 쉽지 않을껄요?.....
돌아오는 버스속의 고발 현장!!....정고문은 고문 당하는 중이고?... 정감사는 눈탱이에서 먹물이 터져 나올뻔 했꼬?....ㅋㅋㅋ 다수의 횡포(?)와 소수의 침묵(?)중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안전하게 산행을 마쳐서 참 다행입니다. 회장님, 총무님 고생하셨고 회원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화목하심이 항상 같이 하길 기원합니다.....(끝) |
첫댓글 "산이 명산이라는 이름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덩치가 커야 된다는 법은 없다." 라는 말... 전폭적으로 동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월출산을 축소해놓은 듯한, 산 전체가 마치 거대한 수석 전시장 같은 느낌이드네요. 산행도 그렇지만 에필로그가 더 재미있습니다. 문체가 한산의 풍류산객이신 진맹익님의 내음이 살짝... ^^
그랬지요!...수년전 부터 맹익님은 제가 교주님으로 모시고 있었지요...ㅋㅋㅋ
용봉산, 정말 멋진 산이로 군요.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님께서는 더덕처자 보자기 당하시고 결국 더덕처자 얼굴 영영 잊어 버리고 말았네요? "에구! 아까버라 처자 잃은 설음은 뭘로 달래 셨나요?^^ 잘 보았습니다. 정말....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그눔의 칼잽이들에 대한 원한을 잊지 못할꺼유!!...ㅋㅋㅋ
가야할 산은 늘어만 가고 에구 큰일입니다요 ㅎ 버터님의 구수한 산행기를 대하면 가고 잡은 욕심에 불만 지핌니다 ㅎ한 편의 수필을 보듯 멋지게 감상했습니다. 늘 안산 하세요^^
사실 부산에서 다녀오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단풍이 없고 산이 낮아 흠이지 암릉은 그런대로 보기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