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의 생명나무(잠언 3:18)

[주의 은혜]

  오늘은 잠언에 나타난 생명나무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잠언에서는 생명나무가 잠언 3:18, 11:30, 13:12, 15:4절에 소개됩니다. 요한계시록에서도 생명나무가 네 번 소개가 됩니다.

  먼저 잠언 3:18절을 보면 “지혜는 그 얻은 자에게 생명나무라 지혜를 가진 자는 복되도다”라고 말씀합니다. 지혜는 그 얻는 자에게 생명나무입니다. 창세기 3:22~24절에서 생명나무가 언급되고, 여기까지 계속 언급이 안 되다가, 잠언 3:18절에서 지혜를 통해 생명나무를 얻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창세기에 나타난 생명나무와 잠언에서 나타난 생명나무를 비교하여 보면, 창세기에서는 “생명나무”(에츠 하하임)에는 정관사가 있지만, 잠언 3:18절에서의 생명나무(에츠 하임)에는 정관사가 없습니다. 즉 “유일한 생명나무” 대신에 일반적으로 “생명을 제공하는 나무” 이미지를 제시합니다. 창세기의 생명나무는 “영원한 삶”을 약속하지만, 잠언 3:18절의 생명나무는 지혜로운 삶을 사는 자들에게 장수, 부귀, 즐거움, 평강의 삶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지혜가 생명의 길을 인도합니다. 지혜로운 삶을 사는 자에게 내세가 아니라 현세에서 생명, 즉 현세적 생명을 약속합니다. 잠언 3:13~20절(일명 지혜의 송가이다)에 언급된 많은 복을 줍니다. 잠언에서의 지혜는 “여호와 경외”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한다는 것은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나누는 삶을 지칭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 즉 지혜로운 삶을 영위함을 통하여 생명나무가 가져다주는 에덴의 기쁨과 평강의 삶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둘째로 잠언 11:30절을 보면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입니다. 여기서는 지혜가 안 나오고 의인이 주제입니다. 지혜자는 바로 의인입니다. 의인이 된다는 것은 모든 관계에서, 모든 삶에서 신실함입니다. 꾸준하게 의롭게 사는 삶입니다.

  의인이 생명나무입니다. 그러면 왜 열매가 나무입니까? 열매는 나무의 환유입니다.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태복음 7: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의의 열매들이 생명나무가 됩니다. 내가 의를 실천하고 살면 생명나무가 됩니다.

  내가 의를 실천하고 살면 생명나무가 되는데, 내 열매를 먹는 사람도 생명나무가 됩니다. 의인의 열매는 또 다른 생명나무를 심고 키웁니다. 잠언 11:25절을 보면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윤택하다”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비를 뿌리다”라는 의미입니다. 가톨릭성경을 보면 “축복해 주는 이는 자기도 흡족해지고 마실 물을 주는 이는 자신도 흠뻑 마시게 된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우리말성경을 보면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번영하고 남에게 물을 주는 사람은 자신도 목이 마르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 비를 뿌리면 우리도 단비를 마십니다. 잠언 11:28절을 보면 “의인은 푸른 잎사귀 같아서 번성하리라”라고 말씀합니다. 나무 이미지입니다.

  셋째로 잠언 13:12절을 보면 “소망이 더디 이루어지면 그것이 마음을 상하게 하거니와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곧 생명나무라”라고 말씀합니다.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이 곧 생명나무입니다. 잠언에서 “소망”와 “욕망”을 긍정하는 구절입니다. 잠언 11:23절을 보면 “의인의 소원(=욕망)은 오직 선하나”라고 말씀합니다. 나쁜 욕망도 있지만 선한 욕망도 있습니다. 그러면 선한 욕망이 무엇입니까? 나눠주는 삶을 의미합니다.

  잠언 13:12절을 보면 소망과 욕망이 지연되면 심신장애가 됩니다. 소망과 욕망은 심신을 보호하며 회복시키는 내면의 생명나무입니다. 하나님의 지혜, 즉 여호와 경외로서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나누는 삶,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흘러가는 삶에 대한 소원, 욕망이 내 내면에 있을 때, 생명나무가 되어 우리의 심신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역사가 일어날 줄 믿습니다.

  넷째로 잠언 15:4절을 보면 “온순한 혀는 곧 생명나무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온유한 혀가 곧 생명나무입니다. 잠언 15장은 “대답”의 지혜를 가르칩니다(1, 2, 7절). “온유한 대답”이 “치유하는 능력”입니다. “온순한”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마르페”는 “치료하다, 건강하다”를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시 돋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패역한 혀”는 거짓말과 왜곡된 말을 의미합니다.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라는 말은 “영혼(생명)을 깨뜨리다”의 의미입니다. 결국 언어생활에 생명과 죽음이 있습니다. 말을 잘해야 합니다.

  잠언에서의 생명나무는 언약 백성의 삶의 원리입니다. 하나님의 지혜로 우리의 성품을 예수님 닮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 조화롭게 사는 삶입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지혜롭게 살 때 생명력을 잃지 않습니다. 지혜, 의인, 소망(=욕망), 온유한 말이 생명나무이며, 생명나무의 열매입니다. 내가 지혜자, 의인의 삶을 실천함으로, 그 열매가 생명나무가 되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열매를 다른 사람이 먹고 생명 공동체를 만듭니다. 생명나무가 됩니다. 그렇기에 꾸준하게 모든 관계에서, 모든 삶에서 신실함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