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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발인지 짐작이나 하시겠습니까...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발이 아닙니다. 사람의 발을 닮은 나무뿌리도 아니고 사람들 놀래켜 주자고 조작한 엽기사진 따위도 아닙니다. 명실공히 세계 발레계의 탑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입니다. 그 세련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발레리노들이 그녀의 파트너가 되기를 열망하는, 강수진 말입니다. 처음 이 사진을 보았을 때 심장이 어찌나 격렬히 뛰는지 한동안 두 손으로 심장을 지그시 누르고 있었답니다. 하마터면 또 눈물을 툭툭 떨굴 뻔 하였지요. 감동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예수가 어느 창녀의 발에 입 맞추었듯, 저도 그녀의 발등에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발레리나 발레리나 강수진의발 마치 신을 마주 한 듯, 경이로운 감격에 휩싸였던 것 이뤄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루 열아홉 시간씩... 1년에 천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아 떨어지도록... 말짱하던 발이 저 지경이 되도록... 그야말로 노력한 만큼 얻어낸 마땅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녀의 발을 한참 들여다 보고... 저를 들여다 봅니다. 너는 무엇을... 대체 얼마나... 했느냐... 그녀의 발이 저를 나무랍니다. 인정합니다. 엄살만 심했습니다. 욕심만 많았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 고은님 작가의 글 중에서... - |
첫댓글 바로 며칠전 국어시간에 아이들과 이 블로그를 찾았지요. '발'이라는 시를 읽고 느낀점을 쓰는 시간이었는데 강수진의 발을 소개해주고 고은님의 감상글을 읽어 주었더니 아이들도 숙연해지며 진실로 아름다운 발이라는 것을 인정하더군요. 그날 아이들이 쓴 느낀점은 거의 고은 시인님의 수준.......진실은 철없는 아이들도 숙연하게 만들더군요.
동감..........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내 손가락의 연골이 닳아서 통증이 시작되면서, 요즘 큰소리를 쳤는데...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예쁜손을 자랑하지 말라던 어느님의 글을 읽고도 정신을 못차렸던 거지... 근데..나는 연골이 닳도록 무슨 일을 했다는걸까? 이룬 일도 없으며 남길 것도 없는 나는 손가락이 왜 아프기만 한걸까...도대체 뭘 했다고...빨래? 설거지? 슬퍼...
낼 모레 50인데 이룬 것 없이 헛되이 지낸 세월은 아니겠지? 강수진의 발 못지 않게 아름다운 것이 또 너의 손이 아닐까? 세상에 없던 세아이를 이쁘게 키워낸 것도, 너의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에 쓰러지는 많은 친구들과 남편과 너를 아는 많은 이들.. 또.. 또...또 ... 모두에게 가장 아름다운 너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