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6 성지순례소감문.hwp
전남담양지방 성지순례팀 소감문
2015.3.5.
한재교회 손순용 장로
참으로 은혜로운 이스라엘 성지순례였습니다.
지난 2013년 1월 담양지역의 몇 분이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을 다녀오면서 ‘우리 지역의 젊은 목회자들과 연세 드신 장로님들이 하루라도 빨리 성지순례를 다녀오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간절하였습니다. 이후 2014년 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22개교를 중심으로 성지순례위원회가 구성되었고, 합동 측에서도 별도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당시 구호는 “목사님, 한 살이라도 젊어서 성지순례 다녀옵시다! 장로님·권사님, 살아 있는 동안에 우리 예수님 가신 길 걸어 봅시다!”였습니다. 2014년 7월에 설문조사가 이루어져 2015년 2월 또는 3월 중에 다녀오기로 하였으며, 이랜드 성지순례팀 황인규 과장의 1차, 2차 설명회, 그리고 자체 순례 준비모임 2차례 등 총 4차례의 모임을 거쳐 11명이 확정되었습니다. 담양지역 11명과 서울에서 모집된 11명 등 총22명이 순례의 길에 동행하였습니다.
담양지역은 농촌지역으로 미자립교회가 많아서 여행경비를 마련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기도 가운데 많은 분이 후원하여 주셔서 큰 무리 없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처음 만난 김두식 인솔자는 인상이 순하였으며, 순례기간 내내 겸손하게 저희들을 섬겨 주셨습니다. 일정에는 없었지만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심가 구경도 주선하여, 이스라엘의 젊은이들과 거리의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더욱 고마웠습니다.
6박7일간의 이스라엘 성지순례 일정은 텔아비브를 거쳐 예루살렘, 사해, 갈릴리, 상부 갈릴리, 가나, 나사렛, 베들레헴으로 이어졌습니다. 박학다식하며 열정적인 전병규 전도사 가이드를 만난 것도 감사하였습니다. 전도사님은 이스라엘에 10여년 거주해서 이스라엘의 지리는 물론, 고대사와 현대사, 구약과 신약성서, 언어·지리·문화 등에 밝아 유머에 지루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자녀들의 고향이 예수님의 고향과 같다고 은근히 자랑도 하였습니다.
2015.2.26(목) 오전 8시에 전송 나온 목사님의 기도로 담양을 출발하였습니다. 인천대교가 정말 길고 멋져 보였으며, 이후 담양 촌닭(?)들의 감탄은 계속 되었습니다. 15시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3시간 20분 비행 후 우리보다 7시간 늦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드디어 이스라엘 땅을 밟은 것이었습니다. 그랜드 호텔에서의 하룻밤은 평온하였습니다만, 코골이가 심한 짝을 만난 분은 탱크소리로 인한 6일간의 전쟁(?)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2015.2.27(금), 와디켈트 유대 광야를 향하였습니다. 지금은 우기 막바지여서 푸른 풀과 유채꽃을 닮은 겨자나무, 양귀비 꽃처럼 붉은 아네모네 등이 있었지만 건기에는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광야라고 합니다. 초등학교시절부터 배웠던 사해부영은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뜨고, 믿음이 없는 사람도 뜹니다. 12킬로그램의 아이도 뜨고, 120킬로그램의 뚱보도 뜨며, 누워도 뜨고, 서도 뜨는 곳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30%에 이르는 소금농도 때문이랍니다. 우리 마음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농도는 얼마나 될까?’하는 자문을 해 보았습니다. 교회에서 복음성가를 부를 때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쿰란 골짜기(구약성경 사본을 발견하였다는)를 보니 더욱 생생한 순례길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곳 뒤편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또 다른 구약사본을 찾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리고 갈릴리로 이동하여 펜션형 Nof Ginosar Hotel에 짐을 풀었습니다. 초저녁에 갈릴리 해변에서 바라다보는 이스라엘 마을은 불빛으로 가득하였는데, 불빛이 반짝반짝하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왜 반짝였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2015.2.28(토). 이스라엘로 보면 안식일이어서 조금은 한산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이 살아있는 베드로 수위권교회, 팔복을 의미하는 팔각형의 팔복교회, 오병이어 기적교회 등 예수님과 제자들의 흔적을 밟아보며 은혜를 받았습니다. 레바논과 시리아를 맞닿은 골란공원으로 가는 길 옆에는 지뢰지역 표시가 되어 있어 이 지역이 아직도 테러와 전쟁의 긴장이 숨겨진 나라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 전쟁의 공포가 살아있으며, 이슬람국가(IS)의 잔혹함이 지금도 계속되는 현실 속에 주님이 다스리는 평화로운 나라가 과연 언제나 이루어질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갈릴리 선상 예배 및 성찬식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파도가 조금 일었지만 모두 예수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마시면서 우리들 마음에 오신 주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너무 크신 한 여목사님의 기도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갈매기도 저희를 따라오며 자기들에게도 떡 좀 달라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래서 코리아 인심 좀 썼습니다.
2015.3.1(주일). 주일이어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설교를 맡으신 목사님은 교인들이 꼭 다녀오시라고 여비를 모아 주셔서 오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을 이렇게 모시는 교회는 행복하리라 여깁니다. 담양에서 우리 팀 11명이 특송을 하였는데, 추진위원장인 저는 더욱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서 잠깐 멈추기도 하였습니다. 가나 혼인잔치 기념교회, 마리아 수태고지 기념교회, 요셉의 가정교회, 회당교회를 구경하였습니다. 간 곳마다 기념교회여서 나중에 혼동이 올 것 같습니다만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므깃도에 올랐습니다. 아마겟돈이라고 하는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여서 전쟁의 흔적(텔이라고 함)이 24~26번의 텔이 나타나는 곳입니다. 바알 선지자 450명을 전멸시켰던 갈멜산의 엘리야는 구부러진 칼을 들고 있었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여야할 결단의 순간이오면 망설임이 없어야할 것입니다. 가이사랴에서의 지중해 파도는 우리나라 동해안의 파도처럼 높았으며, 반원형 야외극장에서는 기어이 끼(?)가 많으신 한 분 사모님이 무대 위에서 독창을 하였고, 구경 온 사람들은 코리아 무명가수의 사진 찍기에 바빴습니다.
2015.3.2(월) 감람산에서는 예루살렘을 보고 우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승천돔, 주기도문 교회, 예수님 눈물교회, 겟세마네 교회를 돌아보았는데, 여러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이 무리를 지어 가이드의 설명을 듣거나 예배를 드리는 등 진지함이 묻어났습니다. 통곡의 벽에는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벽을 향하여 몸을 흔들며 기도하고 있었고, 다른 한 편에서는 13세의 남자 아이들이 성년식을 맞이하여 악기를 불며 춤을 추고 사탕을 던지는 등 기쁨의 행사도 겹쳐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은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은 곳부터 장사지낸 곳까지 14개소를 기념하는 곳인데, 우리 성지팀은 간이 십자가를 지고 이 길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눈치를 보았지만 한사람씩 돌아가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참 엄숙한 순간이었고 내면의 울림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베들레헴은 이스라엘 중 팔레스타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어서 높은 장벽을 지나 군인들의 검열을 받은 후 들어가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교회와 목자들의 들판교회를 보면, 이곳은 석회암지역이어서 동굴이 많아 동굴을 집처럼 이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15.3.3(화) 마지막 날, 이스라엘 박물관을 구경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을 축조한 제2성전 미니어쳐를 보니 한 눈에 그 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해사본을 직접 보니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성경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기념품 판매처에서 후원해 주신 분들께 드릴 이스라엘 입체지도를 몽땅 싹쓸이 하였습니다. 설교하시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겼고, 예전에 못 사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소원을 풀었습니다. 오후에는 욥바를 거쳐 텔아비브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루한 입국 심사를 거치고 나니 피곤하였지만, 공항 면세점에서는 가족과 아는 분들에게 줄 선물 고르기와 못하는 영어로 계산하기 등 정신이 없었습니다.
2015.3.4(수). 이스라엘 갈 때는 13시간 20분이 걸렸는데, 오는 시간은 9시간 15분 걸렸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가 아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걸어가면 더 빨라지는 것처럼 지구의 자전 방향과 같게 비행을 하게 되니 빨라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여튼 빨랐습니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저는 울었습니다. 재작년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을 다녀오면서 ‘담양지역의 성지 미순례 목회자들이 한 살이라도 빨리 다녀오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고, 성지순례위원회를 만들어 1년여 준비하면서 마음 상한 일도 있었지만 많은 후원을 받게 되었고, 날씨부터 안전에 이르기까지 아무 어려움 없이 다녀오게 되니 감사함이 넘쳤습니다. 60세 회갑이 되어도 성지순례가 어려운 것이 농촌 현실인데 40대의 젊으신 목사님과 사모님도 함께 다녀왔으며, 앞으로 그 분들의 설교와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생생해질 것임을 알기에 감사했습니다. 내가 무엇이기에 들어 써 주시는 지 오히려 두려웠으며, 이후로도 아버지의 마음을 주사 겸손히 교회를 섬기게 해 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을 밟아보며, 구약시대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히 이스라엘의 역사·언어·문화에 박학다식한 전병규 전도사 가이드를 만나 신약과 구약, 현대의 이스라엘을 조망하여 본 것에 더욱 감사하였습니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성지순례를 가보자!’라는 표어로 진행된 이 순례 길. 교회와 개인의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분들께도 언젠가는 성지순례의 기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오며,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