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에서 다시 만난 오늘
여름의 중심에 들어선 안시는
햇살마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알프스에서 내려온 바람이
푸른 호수 위를 천천히 건너오자
마음속에 쌓였던 열기도 조금씩 식어갔다.
운하를 따라 걷는 사람들,
다리 위에 피어난 꽃들,
카페에 둘러앉아 웃음을 나누는 가족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느끼는게...🤔
우리는 거창한 행복을 기다리며 살지만
한여름의 수박 한 조각처럼
삶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대부분 작고 평범한 순간이라는 것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고
비슷한 길을 걷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지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지 않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꽃이 오늘은 보이고
무심히 지나쳤던 바람이
어느 날에는 깊은 위로가 된다.
안시 호숫가의 들꽃도 그러했다.
누가 돌보지 않아도
자신의 계절이 오면 묵묵히 피어나
지나가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사람의 인생도 다르지 않으리라.
때로는 뜨거운 날을 견뎌야 하고
때로는 비를 맞으며 걸어야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이 쌓여
마침내 나만의 꽃을 피운다.
여행은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라
익숙한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이다.
안시의 호수 앞에 서니 알 것 같았다.
인생은 같은 하루의 반복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이며,
우리는 오늘도 어제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있으며
내 안에도 피어나지 않은 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