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2020년 9월 5일 리투아니아 모츠카바 기차역에 정렬된 미군 에이브람스 탱크. /AFP 연합뉴스© 제공: 조선일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열화우라늄탄(DU·Depleted Uranium)을 지원할 전망이다. 이 탄약은 밀도가 높아 장갑차를 뚫을 위력을 지녔는데, 화학적 독성이 강한 탓에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 2명이 확인한 문서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처음으로 열화우라늄이 포함된 철갑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다음주 공개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2억4000만~3억7500만달러(약 3100억~5000억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에 포함됐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탄약은 미국 에이브럼스 탱크와 호환 가능하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물품 내역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열화우라늄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이미 열화우라늄탄을 보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열화 우라늄탄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이 포탄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죽일 뿐만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고 암을 유발한다”며”(영국이 우라늄탄을 보낼 경우) 러시아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열화우라늄탄은 농축 우라늄을 추출하고 남은 폐기물인 열화우라늄을 활용해 만든 전차 포탄이다. 납보다 밀도가 1.7배 정도 높아서 탄약이 장갑판을 쉽게 관통하는 특징이 있다. 열화우라늄으로 만든 포탄은 탱크의 측면을 관통하고, 관통할 때 발생한 마찰열로 열화우라늄은 미세한 분말로 변해 폭발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같은 일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수십만 톤의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군은 이를 걸프전과 코소보 사태 때 이용한 바 있다.열화우라늄탄을 둘러싸고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다. 열화우라늄 먼지는 독성이 있어 섭취하거나 흡입하면 암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유해하다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구 유고슬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레바논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환경에 분산된 열화우라늄 잔류물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방사능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2022년 유엔환경프로그램(UEP) 보고서는 “폭발물에 사용되는 열화우라늄과 독성 물질은 피부 발진, 신부전, 암 발생 증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열화우라늄탄의 방사능보다도 화학적 독성이 더 심각한 이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