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처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중 나무라는 책을 통해 작가에 대해 빠져들게 되면서 그 다음 책으로 파피용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며 다시 읽게 되었는데 더욱 더 나에게 짜릿함을 선사해준 책이다.
이 책의 시작은 항공 우주국에서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선별작업을 하는 이브 크라메르가 요트 챔피언으로서 화려한 삶을 살던 엘리자베트를 운전미숙으로 들이 박으면서 두 주인공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 후 계속해서 삶에 대한 절망감과 지구에 대해 회의를 느끼던 크라메르는 아버지가 구상하던 빛을 동력으로 하는 우주선을 만들어 지구를 떠나는 계획을 발견하여 추진하게 된다. 불가능하리라 생각되던 계획에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억만장자 가브리엘가담하게 되면서 급진전된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움직이는 도시’인 파피용을 만들고 선한 성품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14만 4천명을 태운 뒤 우주로 나가게 된다.
인간은 몇 백 년을 살순 없지만 번식을 통해 세대를 거쳐 우주를 여행하며,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목적으로 우주로 나오게 된 파피용도 기술의 문제, 돈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지구에서와 같이 전쟁이 일어나고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며, 인간의 폭력성이 들어나게 된다. 그럼으로 인해 법률이 생겨나고 종교 등이 생겨나며, 다시 우주선 안에서 인간은 지구에서의 굴레를 반복하고, 그렇게 작은 지구는 생명을 점차 잃어 가게 된다.
이 내용을 보면서 인간은 결국 악한 본성이 자리 잡고 있는 성악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파피용에서 표현 한 것처럼 선별된 인원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간은 쟁취하고 지배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파피용은 우여곡절 끝에 아드리앵-18, 엘리자베트-15 라는 남녀 한 쌍이 인간이 살기 적합한 행성에 도착하게 된다. 허나 엘리자베트가 임신을 한 채 뱀에 물려 죽게 되고, 혼자 남은 아드리앵은 인류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일념 하에 자신의 갈비뼈에서 골수를 빼내어 여자인 에야를 태어나게 하여 또 다시 인간의 종말이 아닌 시작을 맞이하게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마지막 결말에서 너무 성경책을 따라 가려다보니 억지스럽게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와 같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상상력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로 몇 번을 읽어도 짜릿함을 선사해주는 작가의 매력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아드리앵은
<애벌레야, 껍질을 벗어라, 나비로 탈바꿈해라. 나비야, 날개를 펴고 빛을 향해 날아라.> 라는 문구를 보며, 애벌레는 인류 자신이고, 인류는 탈바꿈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을 가진 인류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아드리앵의 생각처럼 인간의 발전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기대감이 나비(Papillon)에 새겨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