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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경 38년이나 입산을 통제하다 최근에서야 개방을 하였다고 장안에 소문이 짜아 허니 돌더니
우리 느림보 산악회도 이번 합천 가야산 산행은 어쩔 수 없이 리무진 한대를 추가로 배차하는 즐거운 비명에
잠시 몸부림을 쳐 보는 호사를 누려 보는 가 보다.
아직은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오리역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뵙는 새로운 느림보 전사님들을 뵈면서 늘상 만났던
동네 주민들 처럼 스스럼 없는 인사를 나눠 본다.
오늘 하루 같은 목적지를 향해서 동일한 공간에서 왼종일 함께 할, 추구하는 취미와 성향이 비슷한 우리네들은 아무래도
어느 생에선가는 한 솥의 밥을 먹으며 살을 맞대고 살았었을 지도 모를 소중한 인연 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냥 보면 마냥 즐거울 따름이다.
느림보 리무진이 고속도로를 막 벗어 나기 바쁘게 제법은 고도가 높아 보이는 산세들이, 청정한 공기와 더불어 보는 이들의
폐부를 시원스레 뚫어 버린다.
합천 가야산은 해발고도 즉 표고가 1430M로 표기되는 국내에선 상당히 높은 범주에 드는 산이지만 우리들이 산행을 시작하는
가야산 백운지구는 이미 고도가 상당히 높은 지점이라 6~700 고지를 오르면서 힘이 들었던 경험을 생각하며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모시고 사는 예팬네가 쩐을 낙낙하게 주지 않는 통에 고도가 표기 되는 시계를 아직 구입하지 몬해서 백운지구의 해발고도가 얼마
였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우리 느림보에서 고도가 표기되는 시계를 소지하신 분은 강 대장님, 우보님,배 고문님,관주님...
산행을 하다 보면 우선 떠 오르는 것이 목적지 산의 해발고도를 늘상 거론 하면서도 그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잠시
외람되게 지면을 할애해 봅니다.
해발고도는 우리나라의 경우엔 인천 앞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중간점 즉 평균해수면을 0 으로 산정하고 600 고지라고 표기되는
산봉오리는 정확히 평균해수면에서 600M를 올라 온 지점이라고 보면 아주 간단하다.
평균해수면에서 일정한 높이까지 어떤 기준 높이를 따 온 것을 수준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인천에 있는 인하공업전문대
구내에 이 수준점이 설치되어 있다.
모든 수준 즉 고도를 측정하는 측량의 기본 원점이 되는 곳이다.
가야산이 가까워 오면서 청정한 산세와 더불어 아직 수확이 끝나지 않은 뽀알간 사과들이 참으로 탐스럽게 달려 있는 좋은
경관에도 불구하고 도로변에 어지럽게 산재해 있는 식당이나 숙박업소, 아니 떡공장(?)의 흉물스런 간판들이 볼상 스럽다.
우리나라는 포천을 가든 경남 통영을 가든 음식점들의 메뉴는 천편일률적이다.
닭도리탕,도토리묵,파전 아니면 민물 매운탕,도리뱅뱅이,어죽 그도 아니면 촌두부,순두부 등등인데 아마도 이러한 메뉴에
식상한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져 함이겠지만 의례 관행처럼 갖다 붙이는 접두사가 촌,재래식,토종 등등이다.
지방으로 출장을 다니다 우연히 본 젬나는 간판이 몇 개 생각난다.
홀인원이라는 모텔과 채 한블럭을 지나지 않아서 나타 나는 추억 만들기란 모텔이 사람을 괜스래 피식 웃게 만들어 버리는데
아무래도 압권은 어느 시골길에서 얼핏 본 켄터키 촌닭집이란 통닭집이다.
중심 상권 도로변이면 우리들이 늘 만날 수 있는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집과 그 가게 앞에 서 있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나비
넥타이를 매고 굵은 테 안경을 쓰신 할아버지를 만날 수가 있는데 이 할아버지는 미국의 켄터키 주 어느 한적한 도로변에서
요즘 말하는 휴계식당을 하면서 근근히 생활을 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낭패를 만난다.
인근에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할아버지 가게는 하루 아침에 문을 닫게 되었는데 국내에서 아주 유사한 경우가 충북에 있는
전통을 자랑하는 수안보 온천이다.
똑같은 경우로 몇년 전에 우회도로가 새롭게 생기면서 상권이 박살나서 거의 슬럼화 되었다가 최근에 약간 경기가 살아 났다는
말을 들었는데 하루 아침에 생계를 잃어 버린 할아버지를 향해 모든 분들이 이미 환갑의 나이를 넘은 분이라 재기는 불가능
하다고 입방아를 찧을 무렵 아일랜드 계열의 어머님께서 어릴 적에 해 주시던 절묘한 맛의 닭요리를 어렵게 재현하여
식당에서 정식 메뉴로 등록하셨던 할아버지의 후라이드 치킨은 대박을 터뜨리게 되고 작금에는 세계적인 프렌챠이징 사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백운지구 주차장에 막 도착을 하니 반갑게도 거문도님께서 이미, 같이 근무하시는 여러 직원분들과 함께 일찌거니 당도를 하여
우리 느림보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건반사라고 합니껴? 아직 채 산행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거문도님의 얼굴을 뵈니 원한의 술 생각부터 나니 이 일을 어째야
좋을런지?
백운지구 주차장에 하차를 하기 바쁘게 우선 관례 행사처럼 단체 사진 촬영이 시연되었는데 환한 미소를 위하여 언제나 처럼
링컨 대장님이나 김 재석 대장님 같은 경우엔 윗도리를 잠시 들어 올려 배꼽을 보여 주시는 퍼포먼스를 자주 시연하시는데
요즘은 이룬 배꼽 구경도 지만하고 식상하여 웃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새로이 단체 사진 찍사로 등장하신 관주님의
경우엔 궁여지책으로 바지 지퍼를 언능 내렸다가 동시 팻션으로 황급히 올려서 여러 사람들이 와아 하고 폭소가 터지는 장면을
왕왕 연출하시는데 난 이런 순간이 닥치면 웃음은 고사하고 등줄기에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내 친구 봉학이란 넘이 지난 번 관악산 팔봉 능선에서 황급히 지퍼를 오르 내리다가 지퍼 헤드에 저엇 껍띠기가 물리는 통에
119 에 실려 가던 참혹한 장면이 자꾸만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관주님! 젊은 시절에 이미 포경 수술을 받으셨드래도 그 기계란게 본시 피스톤 운동이 주전공인 관계로 오랜 기간 사용하다 보면
표피가 상당 부분 늘어 나는 통에 황급히 지퍼를 오르 내리는 동작은 참으로 위험하고 무모한 동작이 틀림 없어 보입니다.
그런 일은 조수를 고용하셔도 갠찬을 것 같기도 합니다.
껍띠기가 지퍼에 물릴 우려가 조금도 없는 양귀비님이나 로즈님을 이번 기회에 강추합니다. 흐 흐.
배꼽 얘기가 나오니 지난 여름 설악산 오세암을 앞서 올라 가시던,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잠시 산행을 쉬고 계시는 곰순님께서
혹 읽어 보았냐고 운을 떼시던 오쇼라즈니쉬의 배꼽이란 책이 우선 생각나며 이곳 느림보에 와서 처음으로 친분을 갖게 되었던
주작님,곰순님 그리고 요즘 산행이 뜸하신 태백산님의 그리운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간다.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고들 하지만 구래도 사람의 정리란 것이 섭섭한 마음은 한량이 없다.
그 다음으로 배꼽하면 떠 오르는 분이 우리나라 국문학 그 중에서도 향가 연구의 대가이신 우리 느림보의 김 재석 대장님의
중동고등학교 선배이며 일본 와세다 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신 고 양 주동 박사가 연상된다.
중동고등은 대한민국에서 선 후배간의 유대관계나 군기(?)가 가장 학실한 명문학교인데 작금의 이 학교 출신으로 유명세를 타는
분이 한나라당의 김 무성 의원님이 대표적인 인물이시다.
입심 또한 엄청나게 좋으셨던 양 박사님은 여름이면 모시로 된 바지 저고리를 입고 강단에 섰던 가 본데 어느 날 칠판에 글을
쓰시면서 저고리 아래로 배꼽이 살짝 보이며 앞좌석에 앉았던 어떤 여학생이 깔깔 대자 당황한 양 박사께서 왈
어째서리 내 얼굴은 숱허게 보면서 웃지를 않더니 하필 내 배꼽을 보고선 웃는 사유가 따로 있냐고?
교수님 얼굴은 구면이지만 배꼽은 초면이라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크 크.
38년 만에 처음으로 가야산 만물상 코스를 개방하였다고 하여 우선 숫처녀 삼각 팬티 속처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답의
처녀림을 연상하며 나선 산행길은 한마디로 개떼처럼 몰려 든 인간 군상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방앗간에 들어 온 것 처럼 연신 피어 오르는 먼지를 양껏 뒤집어 쓰며 앞서 가는 어느 아줌마 엉덩이짝에 낯짜기를 바짝 드리 대고
가다 서다를 수 없이 반복하노라니 증말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개방한지 4개월 정도 되었다는 등산로는 반질거리기가 관악산이나 청계산은 장난도 아니다.
38년 전에 어떤 인간들이 이토록 심하게 등산로를 훼손시켰는지 아니면 단 4개월 만에 이다지도 혹심하게 절단을 내 버렸는지
도시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만 좌우간 환경 재앙에 관해선 호모사피언스를 따를 그 어떤 생물체도 단연 없다.
서장대에 올라 뒤를 돌아 보니 천하 절경 만물상에는 엿가락에 들러 붙은 불개미떼같은 인간 군상들이 우선 눈에 들어 온다.
단풍잎보다 숫자가 더 많아 보이는 사람 귀경 하느라 왼종일 시간을 다 보내다 보니 칠불봉이나 우두봉은 별반 흥미가 없어져
버려서 언능 내려 가서 쐐주나 진탕 먹을 요량으로 황급히 하산길을 서두른다.
가야산 해인사는 너무나도 유명한 팔만대장경으로 법보 사찰로 통칭되는데 근자에 와선 당대 최고의 선승이셨던 성철 스님이
주석하시면서 일명 가야산 호랑이라 불리우며 수 없이 많은 제자들을 참된 길로 이끌어 주시며 스스로가 수행승으로 모범을
보이는 실천행을 하심으로 만인이 귀감이 되셨던 일화가 유명한 곳이다.
일전에 안분지족님께서 다른 분의 사진을 수군포로 퍼 가신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성철 스님을 시봉하셨던 어느 스님이 쓰신
글에 이 수군포란 말의 해석이 나온다.
수군포는 대구 이하 영남 지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인데 영어로 삽을 뜻하는 말인 스쿠프가 수군포로 음역된 말이다.
우리 옛말에 산보다 호랭이가 더 크다는 말이 있다.
비록 높고 험준한 산세임에도 가야산은 그 유명세로 단단히 홍역을 앓고 있다.
본시 산중 도량이란 곳은 수행승들이 머무르면서 고요한 마음으로 공부에 진력하는 곳인데 몰려 드는 행락객이 만산을 훼손
시키곤 급기야 내려 와선 먹고 잘거리를 찾으니 사하촌엔 들어 서는 것이 대형 식당과 떡공장들로 난잡해 지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가 보다.
우리 모두가 환경 재앙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져 봄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너무도 간절했던 이번 합천 가야산
산행기를 마무리해 봅니다.
다음 주는 호남에서 돈이면 단연 여수이고 얼굴이라면 물어 볼 것도 없이 순천이라고 하듯이 단풍하면 첫째로 손 꼽히는 전북
정읍에 있는 백암산과 백양사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만추의 끝 무렵에서 그 고운 잎새들의 화려한 향연을 어쩌면 마지막으로 함께 할지도 모를 산행인 듯 합니다.
함께 동참하셔서 즐거운 시간들이 되셨으면 너무도 감사하겠습니다.
탄천변에서 불곡산 말똥가리 돌삐 드립니다.
첨언 ; 뒷풀이 시간에 우연히 합석하신 거문도님과 시나브로님께서 잠시 잠깐 족보책을 들먹였는데 반가웁게도 두 분은
호남지방에 가서 돈자랑 하지 말라는 여수 동향분들 이시더군요.
여수에선 오래 전부터 밀수가 흔히 이루어 졌던 곳이어서 아무래도 돈이 흔했던 가 봅니다.
그리고 두 분이 만나시니 정말 난생 처음 듣는 용어가 너무 많더군요.
그 중에서도 병어 중에 으뜸이 독병어라고 있다는데 거문도님 말씀에 의하면 독병어 맛을 볼려면 선장에게 따로 뇌물을 뿌려야
겨우 맛을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 독병어를 단 한점이라도 묵고 나면 다음날 한되 들이 물주전자를 걸어도 뻣뻣하게
버팅긴다고 하더만요.
우리 예팬네가 이룬 소문을 듣지 못했기 망정이지 만약에 풍문으로라도 귓전에 흘러 들어 가면 아예 여수항에서 진을 치고
독병어 구할려고 난리를 칠꺼구먼요.
우리 예팬네 인생 좌우명이 난 가진 것이라곤 돈 밖에 엄따 미나리깡에 용 났지롱 메롱 메롱인데 남자들 그시기에 좋다는 건
결코 돈을 아끼지 않는 못된 버릇이 있더만요. 그 바람에 박살 나는 건 오직 불쌍한 이 돌삐 밖에... 으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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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만개의 암봉이숨어있는 만물상...개방4개월만에 넘많이 훼손되어버린까닭은...아쉬울뿐입니다.
"독병어가아닌 돗병어"차가운 찬서리맞으며 피워난 동배추에 넓적하게 한점썰어 막된장에감아 쇄주한잔,
군침이돕니다.기대하세요 금년가기전에 선뵐께요 ㅋ ㅋ...!
재미있게 글 잘 읽었읍니다. 생물로서 사람은 종족보존과 개체유지라는 2가지 본능이 있읍니다. . 남자와 여자 서로 좋아하는것도 당연하고 맛있고 좋은 음식물 좋은 옷 필요하지만 그러나 술과 담배 별로 인 것같읍니다. 아직도 술이 계속 먹는것보니 마약인것 같읍니다. 가야산 좋은 산입니다 만물상아래 왼쪽 계곡에 심원사라는 절과 계곡이 있읍니다. 이 길을 택한 후 한참가다가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서상대 가야산 정상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백년사라는 절이 있읍니다. 입산금지 지역이라 조용하고 아름답고 길입니다.아마 성철스님 머물렀던 곳입니다.
다음 느림보 산행날..여수로 떠나신다는 거문도님께선 아마도 "독병언'지..
하는 횟감을 잡아 올리시는 모양인데..
우리의 돌삐작가님께서도 산행이니 하는건 팽개쳐불고
따라나서고 싶은 마음 가득일것입니다.
거문도님..괜한 바람 넣지 마시고
택배로 올리셔요.
탄천에 자리깔고 돌삐님 가야산 뒷얘기 마저 듣고 싶습니다.ㅎㅎ
괜한 돗병어 말을 끄집어내가지고설랑~~
가지산 병어 땜에 한번 해본 말입니다.
거문도킴님
남쪽 포구에서도 먹기 힘든 돗병어를 어찌 산 중에서 먹겠습니까.
20년 전 생각만 하고 실언을 했습니다.
괘념치 마시고 산에만 다닙시다.
돌빼님 내외분은 양념 딸이 필요할 거 같으니
따로 불러 내려서 하모랑 섞어 삼박사일로 먹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