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판 DVD>
<신판 블루레이>
<베를린 필하모닉 유러피언 콘서트 2003>
마리아 주앙 피레스(피아노) & 베를린 필 연주 / 피에르 불레즈 지휘
라벨 <쿠프랭의 무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0번>
버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 프로덕션 노트 ===
불레즈와 피레스의 2003년 유로파콘체르트
매년 5월 1일 유럽의 명승지를 순회하는 유로파 콘체르트(Europakonzert)는 발트뷔네 콘체르트와 더불어 베를린 필을 대표하는 양대 이벤트로 수많은 음악애호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본 DVD에는 16세기에 건축된 장엄한 건축물인 포르투갈 리스본의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펼쳐졌었던 2003년의 유로파콘체르트 실황이 수록되었다.
지휘와 작곡 양 분야 모두에서 음악계의 큰 존경을 받고 있는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봉을 잡았던 이 날의 연주회에는 포르투갈이 배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레스가 참여하여 연주회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켰다. 베를린 필 단원들의 뛰어난 개인기가 빛을 발하는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과 라벨 특유의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빛나는 '쿠프랭의 무덤', 그리고 피레스의 정갈한 터치가 돋보이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0번이 함께 연주되었다.
마리아 주앙 피레스 Maria Joao Pires
1944년, 포르투갈 리스본 ~
4세에 공개무대에서 연주하고 5세에 첫 리사이틀, 7세에 모차르트의 협주곡 연주, 9세에 포르투갈의 ‘젊은 음악상’에 1등을 하는 등 일찍부터 천재성을 주목받았다. 1961년 17세 때 구르벤키안 재단의 장학금으로 뮌헨에 유학하여 그곳에서 엥겔과 슈미트를 사사하면서 그 재능을 본격적으로 꽃피웠다. 1970년 브뤼셀에서 열린 베토벤 탄생 200주년 기념 콩쿠르의 우승을 계기로 국제 무대로의 길이 열렸다. 단정한 스타일, 명쾌한 터치에서 오는 투명한 울림, 치밀하고 청결한 감각 등은 특히 모차르트에서 십분 발휘되며, 일본 컬럼비아의 『모차르트/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60년 베를린 음악 콩쿠르 제2위, 리스트 콘체르트상 제1위
1970년 베토벤 탄생 200주년 기념 콩쿠르 제1위
=== 작품해설 === <2010년 1월 11일 네이버캐스트 / 류태형 글>
명곡.명연주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모차르트가 남긴 피아노협주곡 중 24번과 더불어 단 두 곡 밖에 없는 단조 작품
1785년 작곡, 같은 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
[피아노 협주곡 20번]은 모차르트가 남긴 27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더불어 단 두곡 밖에 없는 단조 작품이자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 D단조는 [레퀴엠], [돈 조반니]를 들 수 있다. 누구나 어릴 적이나 어른이 되어서나 자신의 소유물을, 혹은 자신 자체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돈이든, 우정이든, 사랑이든 혹은 눈물을 흩뿌리며 길을 걷던 기억이든 간에 그런 깊은 상실감은 아마도 잊기 힘든 기억일 것이다. 모차르트의 단조곡들은 대개 엷은 미소를 띤 얼굴에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피아노 협주곡 20번]의 1악장은 그야말로 상실의 슬픔을 간직한 깊고 진솔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이 곡에서 모차르트는 과감하고, 대범하며, 타협할 줄 모르는 자신의 일면을 노출한다. 먹구름처럼 어두운 오케스트라의 색채와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한 분위기의 변화가 일품인 작품이기도 하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는 서로 협력하지만 곡 중간중간 라이벌끼리 벌이는 경쟁의식을 극적으로 펼쳐내기도 한다.
모차르트가 남긴 협주곡 중 흔치않은 최초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
이 곡이 작곡된 1785년의 유럽 문화는 격렬하고 어두운 정서로 대변되는 ‘질풍노도’(Strum und Drang) 문학 운동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이 작품은 빈의 카지노인 멜그루베에서 열린 예약 연주회를 위해 작곡된 모차르트 최초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이다. 단조의 모차르트 음악은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베토벤의 고뇌어린 표정을 엷게나마 띠고 있다. 이 곡은 얼핏 베토벤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모차르트의 협주곡이기도 하다. 베토벤도 이 피아노 협주곡을 무척 좋아해 따로 카덴차를 작곡해서 남길 정도였으며, 베토벤 외에도 브람스, 훔멜, 부조니, 클라라 슈만과 같은 뛰어난 음악인들이 이 피아노 협주곡의 카덴차를 남겼다.
이 당시 모차르트의 생활은 매우 궁핍하기 짝이 없었다. 모차르트는 출판업자 호프마이스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급히 필요하니 약간의 돈을 빌려주었으면 합니다. 아무쪼록 빠른 시일 안에 도착했으면 합니다. 이런 폐를 당신은 너그러이 용서하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저도 당신의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저를 위해 편의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늘 쪼들리며 먹고살기 위해 뛰었던 모차르트의 펜 끝에서 나오는 음악은 왜 그리도 광휘롭고 한 점의 티도 없을까라는 의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작품의 초연은 1785년 2월 11일 이루어졌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부친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빈에 도착해 아들의 초연 연주회를 지켜보고 “볼프강 아마데우스의 음악 활동 중 가장 빛나는 연주회”라고 밝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악장 - 알레그로
모차르트 연구가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이 1악장에 대해 “마치 복수의 여신들이 지쳐 있지만, 여전히 큰 소리를 내며 매순간 다시 충돌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긴장감이 넘치는 악장이다. 위협적으로 상승하는 바순 소리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조용하지만 고뇌에 차 있으며, 끊임없이 강해지는 첼로와 베이스의 현악 선율이 이어진다. 이 제시부를 곧 피아노 솔로가 따라 잡으며 긴 악장 전체를 통해 발전해 나간다. 전개부에서는 약간 밝은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기쁨에 찬 분위기는 아니다. 팀파니는 카덴차 전의 코다에서의 긴장을 더 증대시킨다. 카덴차에 들어서면 여러 주제에 의해 조용한 여운을 남기면서 악장은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2악장 - 로망스
행복감에 넘치는 우아한 악상이 나타난다. 피아노의 명랑한 테마가 나타나며 후반부는 오케스트라가 멜로디와 반주를 번갈아가며 제시한다. 피아노는 높은 음과 낮은 음이 대화풍으로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다시 시적인 풍미를 자아낸다.
3악장 론도 - 알레그로 아사이
1악장의 극적인 성격이 다시 등장하며 급박한 느낌의 피아노 솔로로 시작된다. 근심 가득한 분위기의 선율이지만 피아노의 움직임이 빠르고 역동적이어서 미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어둡고 밝은 악상이 재빠르게 교차되면서 대화를 주고 받는 느낌, 미묘한 표정 변화를 타고 쉼없이 흘러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매력적이다. 화려한 카덴차가 펼쳐진 뒤에는 호른과 함께 발랄한 선율이 나타나게 된다. 피아노 솔로가 다시 앞의 주제부를 반복하면서 어두운 정서에서 밝은 느낌으로 전환되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화려하게 융합하며 곡을 끝맺는다.
추천음반
클라라 하스킬과 이고르 마르케비치가 협연한 연주(필립스)는 생을 굽어보는 피아노 노래 속에 고고한 기품이 서려 있다.
굴다와 아바도가 지휘한 빈필의 연주(DG)는 먹구름에서 뭉게구름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음영을 펼쳐내는 굴다의 피아노와 아바도의 수채화빛 반주가 잘 어울린다.
브렌델과 네빌 마리너의 협연(필립스)은 감정의 무게를 걷어낸 무색무취의 객관성으로 일관하지만 곡의 아름다움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품위있는 연주다.
우치다와 테이트의 협연(필립스)은 영롱하고 순수하면서도 무엇인가를 간절히 호소하는 듯한 매력이 있다.
첫댓글 금욜 2시30분 기대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25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