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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규상 동부택배 대표이사 | |||||||||||||||||||||||||||
“물류는 情이 있는 일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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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부터 물류를 시작했던 인물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물류에 흠뻑 빠져 오랫동안 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리스크 분석가가 물류를 맡기까지 지금은 전문가가 됐지만 사실 김규상 대표에게 ‘물류’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였다. 김 대표는 삼성물산에서 심사법무를 담당하는 임원으로 재직하며 회사의 리스크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일에 매달렸다. 맡는 업무마다 회사에 중요한 것들이었지만 그 안에 물류는 없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회사가 유통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물류를 접하게 됐다. 유통에서 물류는 필수적인 요소였고 HTH택배의 지분을 인수해 택배사업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그 현장에 김 대표가 있었다. “경험이 없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았고 리스크도 있었다. 그렇지만 택배는 계속 성장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고 분석한 내용을 계획서로 만들었다. 며칠 뒤에 택배사업을 맡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는 파견 형식으로 HTH택배를 맡았다. 어려운 것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작정 현장을 찾아가서 답을 구했다. 한 달에 1만 킬로미터를 넘게 달릴 때도 많았다. 옆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달랐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손으로 만지고 보고 느끼니 자연스럽게 일에 애착이 생겼다. 여러 사람들과 가까이,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물류는 정이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사업을 맡고 나서 후회해본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 마음이 지금까지 물류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허브터미널 구축하고 사업 정상화에 성공해 산업포장도 받았다. 어느 날 회사에서 돌아오라고 연락이 왔다. 막상 돌아가려니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복귀했다가 그 날짜로 퇴직하는 형식으로 계속 자리를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열정을 쏟으면 그 일에 정이 가는 것. 그는 그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현장’과 ‘스피드’ 김규상 대표가 동부택배를 맡은 지 1년 반 정도가 됐다. 그는 처음 동부택배를 맡았을 때 조금 답답한 인상을 받았다며 그때를 돌아봤다.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있었고 사업도 다소 정체 상태에 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직원들의 눈빛이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전보다 활기차고 자신감도 붙었다. “기업 분위기는 결국 임원과 직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야 임직원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조직에 유연성을 심는데 주력했고 현장을 방문할 때에도 별도의 브리핑을 생략했다. 대신 평소 대화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전환됐고 직원들 덕분에 나도 경영자로써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현장’과 ‘스피드’다. 현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변수가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객의 불만을 빨리 해결하면 결국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임원 회의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동부택배 임원진은 오전 회의가 없다. 대신 30분 정도 갖는 티타임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매주 월요일마다 1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전국 네트워크를 맡고 있는 담당자들과 화상으로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애로사항 같은 것들을 청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빠른 시간 내에 문제점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업무 추진력을 배가시키는 것이 그의 경영 기법이다. 내년은 사업영역이 본 궤도에 오르는 해 경기 불황이 가속화되면서 내수시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택배업계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규상 대표는 지금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불경기에도 택배사업은 꾸준히 성장한다고 본다. 내년쯤이면 재무를 비롯한 동부택배의 사업영역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품질만큼은 1등을 하겠다는 각오로 노력하고 있고 지금은 경쟁사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동부택배는 최근 물량 수주율이 높아졌다. 네트워크 조직의 안정화에 힘쓰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 균질화한 것을 고객이 알아봐주는 것 같다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동부택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단가를 낮추면 더 많은 물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업체들도 대부분 수용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2개월에 걸쳐 프로세스 혁신(PI : Process Innovation)을 진행했으며 단기와 중장기 과제를 선정하여 집중적인 IT시스템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택배기업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IT가 핵심역량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동부택배의 지난해 물동량은 20%가량 신장했으며 올해는 30%를 목표로 삼고 있다. “택배는 벽돌을 하나씩 쌓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 벽돌이 기둥이 되어야한다. 지난 1년 간 동부택배는 회사 규모에 맞춰 기반을 다졌고 또 새로운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고객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 남들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주력할 것이다.”
동부택배의 비전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소화물 물류 선도기업’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택배와 유통물류, 생활물류 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규상 대표는 비전을 실현함으로써 임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이를 같이 공유하는 동부택배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자신도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과거 100년 간 지속적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지금도 매년 5% 정도 성장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가진 DNA의 공통점은 기업 구성원이 열정을 가졌다는 것과 유연한 자세로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직원이 열정을 가지고 뛰는 기업이 망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러한 마음으로 나와 모든 임직원들이 하루하루를 임해줬으면 한다.” 인터뷰 말미에 은퇴계획을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김 대표가 들뜬 표정을 지었다. “평소 직원에게 이야기한 게 있는데, 내 은퇴 계획 중에는 택배도 있다. 우연히 현장에서 대기업 임원이 은퇴해서 부인과 택배하는 것을 봤다. 그 분들은 돈이 아쉬워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걸 보고 택배기사의 위상을 더 높이는데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었다. 난 가능한 오랫동안 물류업계에서 일하고 싶다. 그리고 동부택배가 반석 위에 설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지금 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