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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금 06:55 헬스 8 (월308.연3887.연간운동일수268일)
(연간 풀참가 29회. 41개월 연속 주거리 월300초과. 대회166회중 풀121회완주)
이제 금년도 마라톤일지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2008,2009년 만큼은 못했지만 그런대로 열심히 달려온 2010년이었다.
작은 부상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올 한해 동안 큰부상 없이 꾸준히 달릴 수 있어서 행운이 함께 한 올해라고 하겠다.
특히 나에게는 풀마라톤 100회 달성 말고도 큰딸 내외가 학위 받고 공백 없이 미국 유수대학의 강단에 섰고, 둘째딸의
혼사문제로 걱정했는데 잘 풀려서 금년은 어느 해보다 기분 좋았던 해로 기억된다.
그러나 나이먹으면서 체력이 저하됨을 실감했고 앞으로 체력저하가 더 가속화 될텐데 잘 극복해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
또 마라톤을 하는 중요한 이유가 건강관리라고 볼 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스트레스 받지 않게 지금까지와 다른 패턴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우선은 내년부터는 아무 목표가 없이 형편대로 마라톤을 하려고 한다.
주거리도 안 따지고, 풀 횟수도 안 따지고, 월초 월말주도 안 따지고 그냥 사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일수와 운동시간은 비슷하거나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이것은 술을 덜 마시는 것과 일치하기 때문에 특별히 노력할 사항은 아니다.
하여간 융통성 있게 살다보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고 노화도 지연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강달 회원님들! 2010년에도 저를 밀고 끌어주셔서 대과 없이 운동 많이 하고 잘 살았습니다.
새해 辛卯年에도 변함 없는 지도편달 부탁드리고요, 새해에는 회원님들 모두가 더 건강하시고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오늘 섣달 그믐날 밤에 좋은 꿈 꾸시기 바랍니다.)
12/30 목 18:50 헬스 10 (월300.연3879)
드디어 300을 채웠다.
나 자신하고의 약속 지키기가 이처럼 힘든가 실감했다.
자신 없으면 나를 포함하여 누구하고도 함부로 어떤 약속도 하지 말아야 한다.
헬스장에 사람이 많아 더 못하고 왔는데 주거리가 300으로 꼭 맞아 이상하게 보인다.
내일 아침 조금 더 달려서 끄트머리를 만들어야겠다.
12/30 목
어제 술 때문에 아침운동을 못하고 오후에나 하려고 한다.
어제는 우리 학원 오너인 김오차 이사장과 사모님을 모시고 비싼 고기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내가 만든 명분은 2006년부터 시작된 내분이 어제 2010.12.29일자로 종료되었고 <골치 아팠던 5년간을
忘年하자>이다.
참으로 긴 세월을 이전투구 증오 무고 인신공격 회계감사 검찰조사 TV고발 민사소송 2중3중의 세무조사 등으로
친족간을 포함 인간관계의 파괴를 초래했고 100억이 넘는 세금 추징과 성장동력 저하로 기업의 존폐가 위태로웠고
지역사회의 신망을 잃어 난처한 입장에 처하는 등 상처 투성이인 5년이었다.
나는 당사자는 아니지만 모든 상황의 중심에 끼어들어야 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마라톤도 포기할 뻔 했는데 증오의 세계를 벗어나고 싶어서 더 악착같이 운동했고 마니아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지긋지긋한 상황이 최근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조정 권유를 받아들였고 어제 최종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이며 깊은 상처를 치유하려면 망각 밖에 없어서 忘年酒를 마신 것이다.
사람이 사는 목적이 분명 돈이 아닐텐데 돈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잃게 되고 평생 회한을 안고 살아야 하는
그들이 불쌍하기도 하다.
하여간 좋지 않은 일을 내년으로 넘기지 않고 해결되어서 나도 홀가분하다. 망년하자!
12/29 수 07:00 헬스 10 (월290.연3869)
오늘도 저녁 약속이 어떨지 몰라 지각이지만 헬스장에 가야 한다.
금년 12월은 다른 해보다 술도 많이 먹고 바쁘게 보내는 것 같다.
술 때문에 기운이 없고 또 못 일어나곤 해서 300고지가 상당히 멀어 보였는데 이젠 다 왔다.
이제 금년도 3일을 남겨두고 있다. 뭐 특별히 정리할 것도 없고 그냥 무사히 잘 넘어가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12/28 화 19:00 헬스 8 (월280.연3859)
일요일 월요일 연속으로 취해버려서 어제와 오늘 아침에 일어나질 못했다.
이틀 빼먹는 것은 너무 심한 것 같아 퇴근하고 헬스장에 들어갔다.
어제밤 눈이 많이 내려 어디 가지를 못했는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빼곡하다.
런닝머신을 기웃거리다 간신히 자리를 잡았고 너무 오래 하면 미안할 것 같아 8키로로 끝낸다.
12/26 일 12:05 헬스 15 (월272.연3851)
오늘은 헬스장 휴뮤 한다더니 12시~4시까지만 운동을 하게 한다고 다시 공고를 했다.
특별한 일도 없고 잘 됐다싶어 헬스장에 갔는데 내가 3번째로 입장하는 상황이다.
조용하고 깨끗하고 시원하여(12도) 운동하기 좋은 분위기다.
이것저것 열심히 만지고 런닝머신 달리고 운동을 끝내려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헬스장이
꽉 차버렸다. 나처럼 특별한 일이 없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하여간 한바탕 빰빼고 나니 오늘 할 일을 한 것 같아 기분 좋다.
12/24 금 18:20 헬스 13 (월257.연3836)
오늘도 오후 운동을 감璿臼� 내일 분까지 주거리를 올렸다.
좀 힘들지만 내일은 쉰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안하다.
내일 성탄절대회를 신청하지 않은 것도 아주 잘한 결정이다.
김무언 이우찬 선배님은 성탄절대회를 뛰시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가시는지 모르겠다.
왜 내가 갑자기 신중해지는지, 그것이 좋은 현상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12/24 금 06:50 헬스 8 (월244.연3823)
예보대로 오늘 아침은 엄청 춥다.
엄동설한 새벽에 헬스장에 갈 수 있음도 행복이라 할 수 있다.
몸 조심하느라 움직이지 않거나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내 몸에 감사해야 한다.
오후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어제처럼 야간 운동을 해봐야겠다.
내일 모레 이틀 쉬고 다음 주 술 약속을 감안하면 틈새를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12/23 목 18:00 헬스 13 (월236.연3815)
주거리 관리를 위해 특단의 조치로 오늘은 한번 더 헬스장에 가기로 맘 먹었다.
오후 운동을 해보려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여 6시에 헬스장에 갔더니 비교적 한가하다.
몸상태도 아침보다 좋아져서 달릴만하다.
저녁 7시반이 넘어가니 사람들이 많이 들어닥치고 나는 운동을 끝낼 시간이 된다.
밤에는 항상 사람이 많아 꺼렸는데 조금 일찍 가면 지장이 없는 것 같다.
12/23 목 07:00 헬스 7 (월223.연3802)
하루 걸러서 술을 먹게되어 운동시간이 부족하고 운동의 질도 엉망이다.
어제 운동을 못했는데 오늘도 헬스장에 지각했고 몸이 무거워 속도도 못내는 저질 운동을 조금밖에 못했다.
이번 달까지만 300을 채워보려고 하는데 자꾸 브레이크가 걸린다.
25,26일은 헬스장이 휴무한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날씨가 따뜻하면 25일 도림천-안양천을 달리는 성탄절대회를 뛰어볼 생각을 해봤는데 영하 13도의 추위가 예상
된다는 예보를 듣고 포기했다. 너무 힘든 대회는 안 갈 생각이다.
12/21 화 05:50 헬스 13 (월216.연3795)
안개로 구름으로 추위로 습기로 매우 우울하고 우중충한 새벽이다.
한반도의 정세와 비슷하다.
북한은 자기들이 잘 살려고 노력해서 부자되고 쌀밥에 고깃국 먹도록 해야 하는데 막나니 같은 짓거리만 하면서
남한을 상대로 말끝마다 트집 잡고 땡깡만 부리는 집단임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제 우리 군의 포사격훈련에 진짜 커다란 국지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모든 국민들이 가슴 졸이며
지켜봤는데 다행히 그냥 넘어갔다. 그래도 그 집단은 정의롭지 못한 일도 하겠다고 공갈치고 나서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도발하는, 도발에 대해서만은 약속을 지키는 집단이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이다.
어제 미국에 있는 딸한테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한국은 이번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여론이나 뉴스가 야단이라고
한다. 잠을 자야 하는데 부모 걱정으로 잠을 못자고 뉴스만 본다고 한다.
정작 한국에서는 불안하면서도 설마하는 분위기인데 외국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다. 불안도 아니고 안심도 아닌 이상한 나라가 전쟁의 당사자인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한방 크게 쏘아버리고 싶은 북한도 우리들 이상으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남한이 어렵게 된다해서 북한이 이익보고 잘되고 좋아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12/19 일 10:00 여의도시민공원 42.195 (월203.연3782)
한강시민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3:15 (번호1605.풀121회.날씨좋음)
오늘은 엉뚱하게 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금요일 토달마클럽 박형양이 클럽에 배정된 배번호가 남았는데 달려 볼 생각 있으면 말하란다.
갑자기 어떻게? 어렵다는 생각도 들지만 날씨도 좋다하고 나의 주거리도 채우기가 어려워 '한다'고
대답해 버렸다.
그래놓고 그날 금요일 술약속은 지키느라 취하게 마셨고 어제 토요일은 하루종일 힘들게 보냈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대회 참가 준비를 하는데 온몸이 뻐근하고 무거워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꾸준히 달려주었기 때문에 달리다가 몸이 풀리면 어느 정도는 뛸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져본다.
09:20 박형양을 만나 배번호를 달고 주변을 보니 오늘도 알만한 마라토너가 많이도 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왔다갔다 하는데 누가 등 뒤에서 꽉 붙들고 놓아주지도 않고 누군지 말도 안한다.
한참을 실갱이하다 풀어줘서 보니 이우찬 선배님이다. 전혀 예측을 못한 상태에서 만나니 너무도 반갑다.
여러 날의 감기도 다 나갔고, 안색도 아주 건강하게 보여서 안심이 된다.
10시 정각 출발한다.
천천히를 마음속에 다짐하면서 무리 속을 달려나간다.
통계를 모르지만 상당히 많은 참가자들이 달리고 있고 대회 분위기도 그럴듯 하여 기분이 괜찮다.
흐리지만 포근한 날씨도 맘에 들었으나 중간중간 미끄러운 곳이 많아 조심스럽다.
지난번 건강마라톤과 코스가 똑 같아 우연히 연속으로 이길을 달리게 되어 묘한 상상이 일기도 한다.
지난번 허기와 저체온으로 고생을 했기에 오늘은 2시간 전에 밥을 가급적 많이 먹었고 아랫도리도
긴츄리닝을 입었는데 팬티 바람으로 뛰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나는 키로당 5분20초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나보다 느린 사람들이 앞서 가니까 이상하기도
했지만 어치피 속도낼 처지가 아니고 이사람 저사람 얘기하면서 편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천호대교 위 반환점을 1시간 53분에 반환하고 쵸코파이와 김밥을 몇개 먹고 다시 출발하려 하는데 김무언
선배님이 빠른 속도로 달려 오신다. 최근 무슨 방법으로 회춘하셨는지 2달 연속 sub4만 하신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인간이 어떻게 나이 들수록 마라톤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어떤 이론이 존재할까?
나는 오늘은 천천히 출발했으니까 막판에 어떨지 실험해보는 중이다.
내 몸상태가 안좋아 제대로 된 실험은 아니겠지만 역시 37키로 부터 힘이 빠진다.
그러나 많이 걷지 않고 비교적 꾸준히 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방법을 실험해봐야 한다.
골인하고 조금 있으니 김무언 선배님이 마지막 스퍼트를 하시며 빠르게 들어 오신다.
전후반 기록이 거의 똑같으시다. 하마터면 중간에 잡힐 뻔했다.
뒤이어 이우찬 선배님이 들어오시고 매점에서 주최측이 제공한 왕뚜껑 컵라면을 먹고 헤어졌다.
선배님들 입장은 모르겠고 나는 오후에 동생들과 식사 약속을 한 상태여서 한잔 할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느닷없이 대회 참가했고 밀렸던 마일리지도 채워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
12/17 금 06:00 헬스 14 (월161.연3740)
금년 겨울 처음으로 하얀 눈을 밟으며 새벽 길을 걷는다.
2~3cm밖에 안되는 눈이지만 남이 밟지 않은 곳을 골라서 발자국을 남겨 본다.
새로움을 좋아하는 성격인지 몰라도 춥거나 말거나 기분좋은 새벽이다.
어제는 TV에서 한강이 얼었다고 떠든다. 옛날 같으면 1m가 얼었을텐데 1cm를 거론하다니 말이 되는가?
지금은 날씨가 추운 것이 아니고 이북과 정치권이 지랄해서 세상이 추운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국민성이 정말 나쁘다.
멀리 삼국시대 부터 지역별로 편가르기 하고 쌈만 하던 버릇이 그대로 남아있고 조선시대 당파싸움 하던 버릇도
그대로 남아서 어느새 국민성으로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잘해서 훌륭해져야 하는데 남을 깎아내리고 죽여서 잘 살려고 하는 버릇도 그대로다.
전혀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으면서 기가 막히게 따라 하는 것을 보면 이미 본능화된 국민성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아마 나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큰 일이다.
12/16 목 07:00 헬스 7 (월147.연3726)
화요일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어제 운동을 빼먹었다.
오늘 늦게나마 운동을 나갔는데 아직까지도 술의 후유증으로 힘이 없고 간신히 7키로를 채웠다.
이제부터는 큰 술을 안먹어도 되니까 꾸준한 운동이 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저녁에 한번 더 나갔다 올까 생각 중이다.
12/14 화 05:50 헬스 15 (월140.연3719)
날씨가 추워졌다. 그러나 나는 땀범벅이 되어 하염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전생에 뜀박질하고 무슨 연이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솔직히 트레드밀에서 15키로는 지겨운 거리다.
그러나 술 때문에 빼먹을 일을 생각하면 줄일 수도 없다.
헬스장에서 스트레칭하고 화장실 보고 마일리지를 올리려면 2시간 이상 필요하여 6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면 피곤하고 잠이 부족하여 낮에 졸렵고 밤에 또 술먹고... 이러니 보통 정성이 아니면 어려운 것이다.
오늘은 우리집 김장하는 날이다.
전라도 보성에 사는 지인을 통해 절임배추 100kg을 구입하여 담근다는데 미국에도 좀 보내고 둘째한테도 좀 보내고
또 몇사람 나눠먹으면 많은 것도 아니라 한다.
마누라는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데 나는 저녁에 모임 끝나면 12시 다 되어 들어오게 되고 미안할 뿐이다.
다른 집도 비슷하다고 볼 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여성이 불공평하다.
12/13 월 06:00 헬스 14 (월125.연3704)
토요일은 시골놈들 동창회에서 즐겁게 취하게 마셨다.
국민학교 동창은 약 100명이 졸업했는데 현재 20명 정도가 세상을 떴고, 6명이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그외 대부분이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데 서울 경기 지역에만 37명이 살고 있다.
29년전 동창회란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어 모임을 계속하고 있는데 지금은 10명만 참여하고 있다.
한때는 15명 정도 하다가 이탈하는 사람이 생겼고 다른 사람도 문호를 개방하여 같이 만나자고 해도 나오지 않는다.
여자이기 때문에 못오고, 살기 힘들고 못배운 자격지심이 못 나오게 만든 것이다.
3년마다 모임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나오게 하여 총동창회를 하고 있는데 그때는 25명 정도가 모인다.
지금 모이는 10명 중에는 사업가 학교장출신 은행원출신 군출신 대기업출신 개인택시 용달차 등 다양하고
경제적인 수준도 차이가 많지만, 만나면 경우에 따라 욕도 하고 시끄러우면서 거리감이 없는, 말 그대로 깨복쟁이
친구인 것이다. 동창 중에는 아저씨와 조카 관계도 있고, 친 작은아버지와 조카 관계도 있다.
이런 모임을 오랜동안 내가 운영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제는 나이 들면서 결속력이 떨어짐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이얘들하고 만나면 주는대로 받아먹다가 나만 떡이 된다.
연말마다 송년회 겸해서 부부동반 만나는데 막판에는 나 혼자만 취하곤 하여 마누라한테 혼나기 일쑤다.
전에는 나보다 쎈 친구가 여러명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잘 마시는 상황이 되었다.
바보같은 술자랑이지만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다. 아니 한강달에서 마시면 그렇게 된다.
이 친구들하고 한잔 하고 있으면 어느새 세월이 멈춘 것 같고 돈도 명예도 별 것이 아니고 예의가 없어도 되고
말을 실수해도 되고 아무것도 조심할 필요가 없으니 그저 편안할 뿐이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
그래도 어제는 김장 준비를 도와주고 집안 정리도 하고 아주 가정적으로 하루를 보냈다.
오늘부터는 다시 내 길을 가고자 한다.
12/11 토 05:50 헬스 15 (월111.연3690)
술 때문에 어제도 운동을 빼먹었다.
1.5병 이내로만 먹으면 버틸 수 있는데 3병 언저리로 가면 어렵다.
오늘은 어제 것 보충하는 의미도 있고 오늘 또 거하게 마셔야 할텐데 내일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새벽 일찍 서둘렀다. 트레드밀에서의 15키로는 뻥튀긴다면 풀코스 만큼 힘들다.
대회를 안나가면 월300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술을 더 먹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300 이란 개념을 없애야겠다. 그럴려면 1월달에 200 이내로 뛰어서 미련의 싹을 없에야 한다.
300을 하는 것도 용기지만 300을 안하는 것도 용기다. 거의 다 해놓고 안하기도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복잡한 것은 뭐든지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쉬운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12/9 목 07:00 헬스 8 (월96.연3675)
어제는 밤까지 상당량의 눈이 내린 모양인데 거의 녹아버리고 길바닥은 꽁꽁 얼어 조심스럽다.
별 생각없이 아파트를 나서다 하마터면 오늘도 넘어질 뻔했다.
그래도 어제가 눈다운 눈으로만 따지면 올 겨울 첫눈이다.
도로가 막힐 것 같아 전철로 출근하는데 파란 하늘아래 하얀 눈이 얹어진 도봉산이 참 아름답다.
12월에 2번만 더 뛰어 30번을 채우려고 맘먹었는데 마누라가 극구 말린다.
가정적으로 할 일도 많고 모임도 많고 날씨도 안좋은데 제발 그러지 말란다.
마누라 말을 수용하고 보니 지난번 건강마라톤이 금년 마지막 대회가 되었다.
그래도 올해 28회를 했으니 보통 수준은 넘는다고 위안을 가져본다.
12/8 수 18:45 헬스 10 (월88.연3667)
어제밤 술 때문에 아침에는 못 일어나고 야간 운동을 시도한다.
오랜만에 야간에 헬스장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다.
전에는 러닝머신은 차지가 안 왔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어 의외다.
어제 나의 사무실을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있는 학원 건물 12층으로 이사했다.
이곳은 바로 불암산 밑이고 부근에서는 제일 높은 건물이어서 전망 좋고 공기 좋고 햇볕도 잘 들어 너무 밝다.
노원역 부근 지하에서 4~5년 지냈는데 우연히도 광명을 찾았다.
출퇴근 등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런 것 논할 입장도 아니고 일단 잘 됐다.
오늘은 서류 정리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다.
12/7 화 06:15 헬스 13 (월78.연3657)
어제까지 푹 쉬었다. 감기도 거의 나갔다. 다시 새롭게 출발하자!
날씨가 많이 추운데도 헬스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새벽인데도 10개 러닝머신이 꽉 차서 자리가 없다.
러닝머신에서는 러닝을 해야지 시속 5~6키로로 걸을려고 돈내고 헬스장에 오는 사람이 태반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돈 액수를 늘린다는 의미지만 좀 광의로 해석하면 남보다 절약하는 것도 버는 것이고
같은 돈을 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버는 일일 것이다.
남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월 15,000원 내고 100,000원어치 운동을 해서 85,000원을 벌어야 한다.
그것이 가난한 사람이 사는 길이니까.
아무래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먹을 일이 많지만 옛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도 멀어지고 할 일도 적어지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그러니까 실속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달리기 뿐인 것이다.
12/4 토 12:00 여의도시민공원 42.195 (월65.연3644)
국민건강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7:59 (번호353.144등.풀120회.날씨좋음)
(하프기록 = 1:45:24)
오늘 대회는 묘하게도 한강달과 박자가 맞는 대회다.
오늘이 회칙에 정한 송년회 날인데 오늘 대회가 열리고 그것도 여의도에서, 또 그것도 12시에 열려 대회 끝나고 씻고
회식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11:20분쯤 대회장에 도착하여 대회 참가하는 8명의 회원과 격려차 오신 회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전혀 예상을 못했던 심춘무 선배님이 오셔서 풀코스를 뛰신다고 하신다.
반갑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여 뛰실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이라고 대답하신다.
오늘 대회를 위해 매월 300~400키로씩 절치부심 훈련하셨다는데 정말 대단하시다.
오늘 풀은 600명 정도이고 오후 2시에 출발하는하프 10키로까지 합하면 5,000명 정도라고 한다.
싸늘한 한강시민공원 이벤트광장은 수많은 텐트와 참가자 자봉들로 대회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오늘 날씨는 영하2도~영상8도 된다고 해서 추위는 무시해도 될 것 같아 펜티와 긴팔T로 나섰다.
12시 정각 출발이다. 다리가 무겁고 걱정이 태산이다.
실은 2~3일 전부터 편도선이 아프더니 콧물감기로 변했고 어떻게든 빨리 나아 보려고 약도 배로 먹었는데 효과도
없이 편두통에 열이 나서 으실으실 몸상태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대회를 포기할까 많이 고민하다가 어차피 여의도는 가야 하고 몸에 한바탕 자극을 줄 필요도 있어 참가를 결심했다.
한참 달리다 보면 몸도 풀리고 감기도 어디로 날아가 버리겠지...
나는 대체로 7키로쯤에서 몸이 가벼워지는데 오늘은 16키로 지나서야 몸이 풀린다.
계속 키로당 5분 속도로 가는데 오늘은 여러 상황으로 봐서 25키로 까지만 이 속도를 유지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중간 급수대에 몇가지 간식도 있는데 추워서 먹기 곤란하여 물만 조금씩 마시고 달린다.
그런데 29키로 지점에서 의정부 유병원이 힘들어 못 뛰겠다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다른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상하단다. 옆에서 말을 나누다 다시 같이 출발했는데 유병원이 다시 쳐진다.
최근만 해도 3시간10분대를 유지하는 사람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내가 이상해졌다.
갑자기 몸이 추워지고 식은 땀이 나고 어질어질 무기력 상태가 된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생각해 보니 그 이유는 허기와 저체온으로 생각된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걸을 수밖에 없고 30키로 급수대에서 간식을 기대했는데 없고 정말 큰 일이다.
물은 아무 소용이 없고 건데기를 먹어야 살겠는데 방법이 없다.
억지로 걷고 있는데 32키로쯤에서 전 토달마클럽회장 박형량이 연습 나왔다가 나를 발견하고 말을 붙인다.
나 죽겠다고 하소연했으나 그 친구도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35키로에는 간식이 있겠지 기대를 했는데 여기도 물만 준다. 이제 포기할 명분을 찾아 본다.
그런데 37키로 지점에서 같이 뛰다걷다 해 주던 박형량이 앞서 가더니 어떤 달림이가 들고 가는 파워젤 한개를 얻어온다.
죽어가는 사람 살리지고 사정을 한 것이다.
염치 없으나 고맙다고 인사하고 언제 꼭 값겠다고 말했으나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거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가는데 37.5키로 급수대를 만났다.
역시 아무것도 없어 실망 상태인데 박형량이 저 앞쪽에 먹을 것이 있다고 소리친다.
그곳에는 부스러진 쵸코파이와 바나나 조각이 쪼끔 남아 있다.
그걸 집어먹고 있는데 노선배님이 지나가신다.
나는 옆에 쪼그려 앉아 그걸 몇조각 먹어도 간에 기별이 없어 더 먹으려 했더니 다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이제 살았다. 이제 4키로! 슬슬 속도를 올리니 체온도 올라가는 것 같다.
5시간에도 못 들어갈 것 같았는데 잘 하면 sub4도 가능하겠다. 기분좋은 희망이다.
4:57:59초! 아슬아슬 골인했다.
감기에 배고픔에 고생 죽도록 하고 8키로를 걸었지만 기분은 좋다.
골인 후 로얄사우나에서 쉬다가 시간여유가 있는 것 같아 잠시 누웠는데 깜빡 잠들었고 당황해서 급히 송년회 장소인
중경신선로 중국식당으로 갔는데 회원님 사모님들까지 모두 기다리고 계셔서 대단히 미안했다.
우리는 코스요리에 회장님의 일본양주 곽선배님의 진도홍주 등으로 얼큰해졌고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우리 회원과 가족들의 건강을 빌며 한순배 돌았더니 40~50도 독주에 정신이 아찔하다.
회원 모두가 독주에 겁을 먹으셨는지 2차 가자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마 한강달 처음으로 2차 없는 회식을 끝내고 윤본부장 대리운전 차로 집에 오게 되었다.
우리는 의정부에서 기어이 호프 2개씩으로 입가심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직 12시도 안됐고 정신도 말짱하니
마누라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다. 다음에 또 12시 열리는 대회 참가할 때는 6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10시에 2차로
또 먹고 와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배고프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식은 땀이 나고 무기력 상태가 되었던 적이
여러번 있는 사람이다. 탄수화물 저장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12/3 금 07:00 헬스 5 (월23.연3602)
오늘은 좀 쌀쌀하다. 그러나 헬스장은 항상 덥다.
내일을 위해 조금만 뛰는데도 땀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불확실의 연속이다.
신문이나 TV를 보면 대부분이 전쟁 관련 내용이다.
그런데 무기 종류나 성능, 작전계획 등 깊숙한 군사정보들이 여과없이 보도되고 있어 걱정이다.
한말로 간첩 안보내고 암호를 풀지 않아도 대한민국의 국방운영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무리 민주주의지만 국방업무까지 공개적으로 떠들어서야 말이 되는가?
청와대 국정원 국회 국방부 언론 방송 모두가 철부지들이다.
12/2 목 07:00 중랑 7 (월18.연3597)
포근하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중랑천으로 나간다.
동쪽 수락산 위에는 안개 구름 사이로 희멀건 그믐달이 떠 있다.
중랑천길을 달린 지도 10여일 넘었으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자전거 인라인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산책하는 사람도 극소수로 줄은 것이 변화다.
날씨만 좋다면 헬스장 보다는 확실히 여유롭고 가슴이 시원하다.
모처럼 춥지도 않고 달릴 만한데 토요일 대회를 위해 7호선 철교에서 반환한다.
12/1 수 06:45 헬스 11 (월11.연3590)
이제 진짜로 마지막 달이네.
금년 1년도 어정쩡 보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남들처럼 여행도 등산도 공부도 모든 것을 못하고, 포기하고 시간을 보냈다.
한 것이 있다면 술먹는 일과 달리기 뿐이다.
한 것이 없다는 것이지 게으르지는 않았기에 위안으로 삼자!
12월의 첫날도 헬스장에서 땀 흘렀다.
너무 더워서 반팔 반바지도 다 젖었다.
실장갑의 땀을 짜내고 다시 닦아낸다.
헬스장 지각해 놓고 11키로를 채우려니 몸은 힘들고 마음도 바쁘다.
이 나이에 이 정도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자.
내 몸에 감사하자.
첫댓글 감기몸살에도 불구하고 서브4로 뛰시는 그런 체력과 정열이 참 대단하십니다.아무쪼록 빠리 완쾌하시기를 빕니다.
안좋은 컨디션임에도 열정적인 힘으로 이겨내셨네요. 축하드리며 빠른회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