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아이의 그림을 보고 많은 울볼의 유부남녀들의 반응에 힘입어 이제 5년남짓 육아를 해온 어찌보면 아직 초보인 엄마로서 내가 해온 육아방식중 나름 잘했다고 생각하는것, 잘못했다고생각하는것을 나열해볼까합니다. 앞으로 아이를 키울예정일분들이 참고해주시면 아주 고맙구요.. 제 교육의 뚜렷한 목표는 '자율'입니다. 아이에게 많이 해주시고싶은분들에겐 적당한 방법은 아닐것같아요..
현재 07년생 6세로 (시립)어린이집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주말에 교회문화센터에서하는 (교회는 다니지않습니다만 쿨럭) 클레이(색깔찰흙)수업 하나듣고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일반 어린이집은 '교육'은 하지않고 '보육"만하고있죠.. 한글공부를 따로시키지는 않습니다.
한글공부를 따로 돈내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요즘 엄마들 3살만되면 한글나라니 구몬이니 한글과 영어 학습지를 많이 시작하신는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저는 꼭 그렇게 할필요는 없다고생각합니다. 한번 테스트수업을 해본적이있는데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10분하더군요..
일주일에 10분... 과연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떤친구들은 그렇게라도 책상에 앉아있는 습관을 기르는거라고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선생님이 간후에 제가 앉아서 40분을 더했습니다. 아이가 10분하면 그때쯤 막 흥미를 느낄때인데 딱 짤라서 숙제내고 가버리면.. 그건 안하니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아무것도 안시켰습니다. 벽에 그 흔한 가나다 붙여놓는것도 안했습니다.
우리아이는 작년(5세) 봄쯤 한글을 다 떼었고 지금은 책을 술술 읽습니다. 아주어려운 이중받침말고는 모르는글자가 없습니다. 읽는것 95% 쓰는것 50% 정도 하는것같습니다.
1. 글자 익히기
저는 어린이집 친구들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외웁니다. 아이에게 친구이름을 중심으로 글자를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자음모음으로 모르고 거의 통글자로 외웁니다. "가"는 알아도 "강"은 모르죠
"가"에 "ㅇ"이 받쳐지면 "강"이 되는것을 모릅니다. 하지만 3,4살한테 자음모음을 가르치기는 쉽지않습니다.
어린이집에가면 거의모든 어린이집엔 신발장이 있고 칸칸별로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아이들은 글씨는 몰라도 그칸이 누구 신발이 들어가는지는 다들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아들이 처음 시작한건 글자를 보면 "어?? 이거 심하은할때 '하'짜다" 였습니다.
그후론 차를타고갈때 간판이나, 주위에 책들 전단지들을 볼때 같은반아이들 (모두 19명)의 이름이 들어간 글씨가 나올때마다 같이 얘기했습니다. 단어를 몰라도 그중 하나만 알아가던 아이가 점차 "알게된다는것"의 기쁨을 깨달아갔습니다.
2. 끝말잇기
아주 흔한방법이지만 아이들 어휘력이나 상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물론 귀찮습니다. 졸립기도하구요.. 처음엔 끝말잇기를 하자고했는데 첫말을 가지고 말할때도있고 가운데말을 가지고 말하기도하더군요.. 하지만 일주일쯤 하다보니 저를 이길때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들을 많이 생각하고 말합니다. 어느땐 정말 나의 머리가 너무 굳어서 이정도 단어밖에 생각이 안나는구나 자책까지 할때도 있었습니다. ㅎㅎ
한번 해보세요...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가 튀어나와서 깔깔 웃음이 터져버릴때가 많을거예요
주의할점 : 아이들이 아는 단어를 주로 사용해주세요 모르는단어를 말하면 그거 설명해주다 날샙니다. 가끔은 유치원반친구 이름이나 선생님 이름, 평소 좋아하는 만화캐릭터이름등을 넣어주면 좋아하더군요
3. 스피드퀴즈
이것도 역시 굉장히 귀찮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거예요
우연히 SBS 붕어빵을 보다가... 자기도 하고싶다고 해서 한번 해봤습니다.. 이게아주 사람을 귀찮게하네요
자기가 문제를 설명하기도하고, 바꿔서 맞추기도하고, 그러다가 어제는 직접 문제를 내더군요
문제를 내려다보니 모르는 글자가 있어서 지 아빠한테 도움을 받았습니다.
쓰고싶은 글자가 있는데 모를때는 같이 도와주시고요 꼭 타이머를 맞춰놓고 하는게 좋습니다.
어휘력향상이나 글씨공부 아이와의 대화면에서 참 좋았던것같습니다.
4. 책읽어주기
고등학교때 반에서 항상 1등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뭘해도 항상 1등이었죠.. 그친구가 말해서 그런지 그말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애가 스스로 책읽어달라고 왔을때는 절대 거절하지말고 100권을 들고와도 무조건 다읽어줘라, 그때 피곤하다 이따읽어줄께 좀이따 등등의 핑계로 돌려보내면 애는 책에 흥미를 잃게된다" 왠지 이말이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제가 맞벌이라 항상 애한테 미안한맘이 있어 제 스스로 이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연달아 5권이상 읽으면 정말 미칠것같아요. 하지만 아이가 가져오는책은 절대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주실때는 기계처럼 읽어주지마세요. 아무리 피곤해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오버하면서.. 아이가 책 자체를 좋아할수있도록.. 그리고 책을 읽다가 얘가 모르는 단어같으면 물어보세요 이게 뭔지알아?? 모른다고하면 단어 설명을 해주고 넘어가세요...
책을 읽어라 읽어라 노래를 부르고 100만원짜리 전집을 사봐야 소용없습니다. 아이는 좋아하는책은 100번도 읽습니다. 책 읽어줄께~ 라고 먼저 하지 못한다면 아이가 스스로 가져오는책은 무조건 읽어주세요 그게 가장 중요한것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글자공부는 스스로 하게되는것같습니다. (지금은 제가 책읽다가 글씨 틀리면 지적합니다 ㅡ.ㅡ)
5. 4번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책을살때는 전집보단 (물론 전집이 권수로치면 싸긴하죠) 그때그때 좋은책을 골라서 사주는게 좋은것같습니다. 저는 한달에 두세권정도씩 꾸준하게 책을 사주는 편인데 그때그때 택배를 받는 그 기분도 좋을뿐더러.. 올때 새책을 읽어보고싶어하는 맘도 생깁니다. 한꺼번에 100권에 꽂혀있다면 물론 놔두면 다 읽겠지만.. 흥미면에서는 조금 떨어질것같기도합니다. 너무 많아서 읽기가 막막하기도 할수있구요.. 물론 조금더크면 전집을 한권씩 읽어나가는 기쁨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건 4,5,6세 아이들입니다. 어린이들한테는 강요보다 독서=즐거움이라는게 더 중요할것같습니다.
주의할점 : 엄마아빠가 책읽는모습을 많이 보여주세요.. 쉬운말이긴한데.. 저도 결혼후 거의 끊었던 독서를 다시하게된게 아이때문이었습니다. 말이쉽고 참 힘든일이지만 쉬운 책이라도 TV끄고 책읽는 시간을 조금씩 가져보는것이...좋은것같습니다.
6.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캐릭터의 책... 이런거 사기 돈아깝죠.. 정통동화가 아니라 맘에 썩 내키지않더라도 파워레인저책, 뽀로로책, 바쿠간책, (여자애들은 뭘좋아하는지몰라서 ㅡ.ㅡ) 이런것도 가끔은 사주세요.. 책 내용보다는 우선 흥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다는것에 재미와 흥미를 길러주세요
어제 제가 킥킥이라고웃었더니.. 어??? 그거 잠자리 웃음소린데?? 하더라구요
잠자리?? 잠자리가 이렇게웃어??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한반도의공룡책 2편을 가져와서 몇페이지를 막~ 넘기더니.. 여기요 여기 "킥킥"이라고 써있잖아요 라더라구요... 어느 책에 어느페이지에 어떤 글씨가나와있는지까지 외우는건 아이들에게 어려운일이 아니라고합니다.
이렇게 쓰고나니.. 진짜 별로 대단한것도 하나없네요
다들 아는말인것같기도하구요
저는 참.. 고민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있고 아이에게 자율적으로하자... 하면서도
내가 나중에 어떻게될지... 주위사람들말에 흔들리지않을지 너무나 걱정되기도 합니다.
다른아이들이 다하는데.. 우리아이만 안하면 아무래도 뒤쳐지지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죠..
마음속으로는 대안학교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이대로 그냥 둬도 될지..
항상 부모 마음속은 고민뿐이죠... 저같은 맞벌이부모는 더더더욱 그럴테구요..
첫댓글 알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