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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산행 [1박2일, 통영크루즈여행기]
○ 일시 : 8월16일(토) ~13일(일)
○ 여행일정
& 코스 :
-첫날[16일,토)] :
6. 20 ~ 영등포 출발(신세계백화점 앞), 6. 40 ~ 서울역 10번출구(남대문경찰서 앞)
7. 20 ~ 잠실역 4번출구(롯데마트 앞), 7. 50 ~ 죽전간이 정류장
8. 05 ~ 신갈 간이정류장 8. 30 ~ 버스 안, 아침조식(밥, 반찬 등 배식)
11. 30 ~ 12. 10 산청, 휴게소 점심 (로또 복권)
13. 40 ~ 14. 30 남해, 국림공원 보리암 탐방
15. 30 ~ 16. 30 남해, 독일마을 & 원예마을 탐방
18. 30 ~ 20. 30 통영, 활어시장 저녁(바다식당)
20. 50 ~ 숙소도착(호텔 휴/休, Hue)
-두쩨날[17일,일] :
07. 20 ~ 통영 휴호텔 출발
07. 40 ~ 통영 여객터미널 구내식당 아침
08. 20 ~ 10. 10 연대도 도착, 출렁다리, 만지도 해변걷기
11. 00 ~ 11. 30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 Luge체험
11. 40 ~ 12. 00 해저터널 걷기체험
12. 30 ~ 13. 30 한식부페 점심
13. 40 ~ 귀경
○ 참가자 : 26 명
강승구/김명옥, 김규수/신영아, 김형태/박홍영, 나영일/이문숙,
문춘식/위장숙, 서방현/이현숙, 송부진/오성희, 신재우/조금자,
이상태/주성미, 이성현/김숙자, 정수영/최영주, 최덕원/유춘엽,
김인호, 임건헌
<여행기>
매 년 산우회 회장의 머리 속을 무겁게 만들던 원거리산행 나들이 프로그램.
지난 달 청계산 산행 후 오찬 때 여러 회원들의 합의를 거쳐 결정된 통영나들이가 시작되던 날, 하루 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다.
남 태평양에서 발달한 태풍 탈림(TALIM)이 일본 규슈지방으로 상륙하여 동쪽으로 진행함에 따라 남해안 일대에 강풍과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에 나들이 짐을 싸는 산우회부인멤버들의 카톡방 소리가 뜨겁다. 아니다 다를까 이와 같은 회원들의 염려를 앞 장서 걱정하던 김인호 회장님의 늦은 밤, 긴급멧세지와 전화 벨소리........
“통영나들이는 계획데로 진행합니다, 우산 등을 꼭 준비하여 내일 아침, 버스 타는 장소에 늦지 않게 나오세요~~!!”
회장님의 엄명에 어쩌면 나들이 계획이 순연되면 더 좋지 않을까 꿈틀대던 생각을 말끔히 지워져 버리고, 폰의 기상얼람 벨을 새벽 4시에 야무지게 셋팅하한 후 이른 잠자리를 찾아 든다.
새벽 6시 경에 여의도를 출발한 통영 행 굿모닝관광여행사 버스가 신갈간이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 15분, 짐작 건데 약속한 탑승장에 뒤 늦게 도착한 한 두 사람을 기다리느라 늦어진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일거라~~.
방가 방가~~!!
마지막 탑승자인 우리부부를 유난히 화사한 모습의 낯 익은 산행벗 할아부지 할머니들이 버스 안 여기 저기서 반갑게 맞이한다.
엉~~ !!, 그런데, 태풍이 예고된 남녘 통영으로 가는 일상의 대형 단체관광버스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이 완전히 만원이라니?!
아~ 하~ 이 버스는 단체관광 버스지?
그러고나서 다시 둘러보니 버스 안 절반의 사람은 낮 설은 중년의 관광 참가자들이다.
마지막 탑승자를 태운 노련한 중년아줌마 가이드는 늘상 해온 계획된 일 처럼 능숙하게 아침밥상을 챙긴다. 밥 한 주걱에 콩나물과 단무지 몆 조각 그리고 복은 멸치 몆 마리 등이 올려진 손 바닥 만 한 스티로플 개별 밥상(?)에 이어 플 라스틱 숟가락 젓가락이 운전석 곁에 차려진 부엌(?)에서 순서데로 뒤로 전달되는 특별한 한식 아침밥으로 뒤늦게 허기진 배를 채우는 동안 관광버스는 목적지인 통영을 향해 달린다. 차창 밖으로 누렇게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들녘 풍광이 여행자의 마음을 깊은 생각으로 끌어들인다.
설거지가 끝난 가이드아줌마의 다소 침체된 목소리가 침묵을 깬다.
"고객님들, 통영의 선박 측이 전해오는 소식에 의하면 오늘은 배가 뜨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래서 대안으로 남해 보리암으로 모시기 위해 이 버스는 남해로 갈 예정입니다. ~~~ !!”
아무렴,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지 차 내의 모든 고객님들,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먹구름이 흘러가는 창 밖의 하늘 만 내다 본다. 어짜피 태풍소식을 듣고 나선 여행길 아니 던가. 이 차를 타면서 차창 앞에 붙여진 안내판 글, “삼도숙박”이 떠오르며 세 개의 섬(욕지도, 수우도, 삼여도)을 탐방하는 1박2일 크루즈 선상투어 행운이 우리에겐 주어지지 않을 거란 예상과 함께,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는 동안 버스가 멈춘 곳은, 경남 산청의 어느 국도변 밥집 앞, 능숙한 가이드아줌마의 멘트가 고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바로 남해의 보리암으로 바로 갑니다. 점심을 먹는 이 식당을 주인은 수 년 전,
로또복권 1등에 당첨하여 얻은 돈으로 주유소와 식당을 구입하여 운영하는 집인 바,
지금도 수 많은 로또복권이 당첨되고 있아오니……”
미리 차려진 밥상에 놓여진 해물 된장찌개 백반, 전해오는 말 처럼 정말 깊은 맛이라곤 전혀 없는 경상도 음식이란 생각을 되새기며 서둘러 몆 숫가락의 밥을 우겨 넣고 나온다. 부지런한 산우회 할머니들은 맛 없는 점심은 드는 둥 마는 둥, 밥집 곁의 복권 가게에서 복권을 한 장씩을 손에 흔들며 소녀 같이 환하게 웃으며 나오는 모습이 정겹기 그지 없다.
맛 없는 점심을 되새기며 졸음과 함께 도착한 남해 보리암. 동 쪽으로는 통영반도를, 서쪽으로는 여수반도 사이에 점점히 해아릴 수 없이 많은 작은 섬들을 거느리고, 지금은 삼천포대교로 연결된 해상국립공원 남해섬, 그 남쪽해안에 위치한 금산(해발 701m) 정상남쪽 바위능선에 그림처럼 옹기종기 걸려있는 암자가 보리암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입구의 안내글을 보고 방현 할아부지가 던지는 말, “조선반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거나 관여하지 않은 사찰이 몆 이나 될꼬?” 아무튼, 네 시간을 버스에서 힘들게 참아내던 중년의 할아부지들에게는 다소 강한 태풍성 바람까지 불어오는 보리암의 정경이 산뜻한 청량제 같이 아름답고 시원한 모습으로 움추려든 몸과 마음을 풀어준다.
본래의 여행지 통영을 서쪽으로
비켜선 남해길을 되돌아 통영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여기 저기 해안에 설치된 연안죽방이 이 지역이
죽방멸치 고장이라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번쩨 방문 장소 남해 독일마을. 남해섬 동쪽 해안을 돌아 돌아 도착한 원예마을과 독일마을. 어떤
사연으로 이렇게 멀고 먼 남해섬 깊은 곳에 이런 독일마을이 생겼을까? 10여 년 전, 독특한 경력으로
우리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 지역 김두관 군수가 파독간호원으로 가족을 먹여 살렸던 누나를 회상하며 개발했다는 재독 파독광부 및 간호원 귀국동네다. 독일마을이 형성된 후, 동네 북쪽지역에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성한
원예마을은 불과 30여 가구가 모여있는 동네지만 가구 마다 구라파 각국의 가옥을 나타내는 독립가옥과
함께 꽃과 나무로 친자연적인 마을을 조성한 아름다운 동네로 자연을 사랑하는 은퇴자들이 꿈꾸는 로망이다.
섬 대신 육지를 돌아 온 첫날 여행길도 끝인가? 지는 해를 뒤로하고 통영으로 온다.
오늘 저녁은 개별식이라고? 관광버스는 통영활어시장 앞에 고객들을 내려 놓는다.
“활어시장이라?!”
김인호 회장님의 표정을 살피며 산을 좋아하는 할아부지 무리는 누가 말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인파가 북적이는 활어시장 골목으로 들어서고는…… 펄떡 펄떡 싱신한 활어가 튀는 플라스틱 통들이 늘어선 골목 중간 쯤에서 생선고장 여수 출신답게 목성 큰 방현/토마스 모어 할아버지가 흥정에 앞장선다.
“이놈, 큰 방어 한 마리, 저놈 농어 두마리, 글고 저 우럭 네마리……,
그러면 얼마라요?.” “어~ 허~ !, 넘 비싸~~ 그러지 말고, 5만원 빼자고.. 잉!
안 하면 우리 다른 가개로 갈껴!?”
몇 차례의 엄포와 달래기 흥정 끝에 승리자 맹키로 회접시를 들고 흥겹게 인근 밥집으로 들어가는 할아부지들…… 싱글벙글 개선장군 처럼 만족한 표정들이다. 낮은 천정에 오래된 선풍기가 달린 시장 안 밥집 분위기가 시장한 할아부지들의 식욕을 돋구는 가운데 싱싱한 회를
안주로 순식 간에 푸른색의 빈 소주병이
밥상 한 켠에 줄을 선다.
“그런디 말여…… 통영하면 멍개인디, 멍게 맛도
못보고 갈 수는 없지 않응가?”
“어~~, 밥집 사장 아줌마!, 여기 싱싱헌 멍게 10만양너치 추가요?!!”
인호 회장의 표정을 살피며 목성 큰 방현/토마스모어 할아부지가 폭탄선언을 던진다.
다같이 고마움 박수 쨕~~ 쨕~ 쨕~ !, 방현/토마스모어 할아부지 쨩~~.
두 시간 남짓의 호쾌한 통영시장골목 만찬으로 어긋난 오늘의 통영섬크루즈여행기분을 말끔히 씻어주는 가운데 내일을 위한 잠자리 호텔로 이동한다.
두번째 날 아침,
여느 국내외 단체여행이 그러하듯 이 번 통영여행길도 늦은 저녁에 투숙하고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전형적인 뺑뺑이 단체여행이다. 다행히 아침 시간에는 가까운 섬인 연대도로 가는 배는 출항을 할 수 있다고?!.
아침 7시에 서둘러 손님을 태운 관광버스는 통영여객선터미널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을 한 후, 연대도행 배를 타는 포구로 내 달린다. 태풍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바뀐 다른 관광버스들도 모두 이곳으로 모인 듯, 연대도로 가는 포구의 여객선에는 1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승선하자 마자 배는 포구를 빠져 나간다. 불과 10분 후에 도착한 출렁다리로 연결된 자그만 두 개의 섬. 남쪽에 위치한 섬이 연대도, 북쪽에 있는 섬이 만지도, 작년에 두 개의 섬을 출렁다리로 연결했으며 이 출렁다리를 걷는 것이 오늘의 관광 하이라이트란다.
전국의 아름다운 산을 섭렵한 산우회 어르신들에게는 넘 싱거운 산행길이 아닐런지. 만재도 섬 주위를 단숨에 돌아 나온 할아부지들에겐 다소 싱거운 걷기길이다.
연대도/만재도 걷기를 마치고 돌아 나오는 여객선 상에서 보는 통영 앞바다는 크고 작은 섬이 옹기종기 널려있다. 말 그데로 섬 사이에 작은 수로 같이 펼쳐지는 바닷길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 막강 왜군을 혼란스럽게 만들 만 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원래 계획된 세 개의 섬 중 간신히 건진 만재도 섬 탐방으로 이 번 크루즈여행을 위로하며 이 번 여행길의 마지막 체험장소로 간다. 통영의 남쪽 미륵산 북쪽 능선에 개발된 Luge체험장이다. 스키장 맹키로 슬로프를 타고 산등성이로 올라가 그 곳에서 바퀴와 브레이크가 달린 썰매모양의 플라스틱카를 각자가 타고 밑으로 내려오는 놀이터체험장인 것이다. 어린이들 전용놀이터에 들이닥친 백발이 하얀 어르신들 모습이 계면적을 것도 갇 건 만, 왠 걸, Luge를 타고 단숨에 가파른 트랙을 빠른 속도로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들이 진짜 어린이 모습 같다.
“그 것 참, 젬 난디, 한 번 더 타고 싶당 !!”
산등성이에서 처음 Luge를 탈 때는 다소 걱정스런 표정이던 할머니들의 던지는 말을 아쉬움으로 남기며 이 번 통영크루즈여행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다.
무탈하게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한 9월 산행, 통영쿠르즈여행 참 행복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복되고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여행 후 고향에 벌초를 다녀오느라 김인호 회장께서 간곡히 부탁한 여행기가 많이 늦어진 점
큰 양해를 구합니다. <김규수 배상>
첫댓글 두리의 글을 읽을 때마다 "태백산맥"을 연상하게 되는데,
혹시 조정래와 동문수학한 건 아닌지?
향토 말씨를 질펀하게 사용한 자상하고 구수한
장면 묘사와 감정 표현은 그야 말로 일품이거든!
일찌기 문학 쪽으로 방향을 잡았더라면
지금 쯤 조정래를 뛰어넘어 대성했음 직한데---.
오호애재라!
- 구수한 규수의 여행기에 박수를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