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월초파일이니 공휴일입니다. 평일처럼 일찍 아침상차려 밥먹이고 마치 센터가는 것처럼 나선 다음, 걷기코스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려는 작전은 어째 조짐이 좋지 않습니다. 보통 아침에 쌀씻어 밥솥에 넣어놓으면 태균이 눈뜨자마자 밥솥 점검한 후 취사버튼 누루는 것이 일상인데 오늘은 절대 취사버튼을 누루지 않습니다.
이미 센터에서 내일은 휴일이라 하루 쉰다라고 공지했을 수도 있거나 태균이 달력보기 선수이니 이미 공휴일임을 감지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휴일모드로 장착하고 주말이 가까와지면 순례를 도는 유튜브영상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에버랜드 각 코너의 영상순례는 태균이의 오래된 주말행사입니다.
러스트밸리, 사파리월드, 아마존익스프레스, 퍼레이드, 불꽃놀이 등등 아예 없어진 지구촌마을은 가장 좋아하는 영상입니다. 배타고 지구촌마을 순례할 때 계속 듣던 그 노래는 자주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거의 30년 가까이 에버랜드 회원이었으니 태균이에게는 마음의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태균이 사춘기 때 경기하면서 강박이 하늘을 찔러댈 때, 그래도 에버랜드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떤 날 늦게 간데다가 여러 놀이기구들을 다 거치다보니 에버랜드 문닫을 시간이 되어버리고, 마지막에 들려야 하는 지구촌마을을 패싱해야 되었는데 그걸 허용하지 못하는 과격행동이 나오고야 말았으니...
이미 지구촌마을 배편을 움직이는 기계는 멈추었으니 탈 수가 없다는 제지에도 결국 물러서지 않는 태균이. 결국 알바생 두 명이 수동으로 배를 밀어서 지구촌을 돌았으니, 돌이켜봐도 아찔한 경험입니다. 수고비를 주는데도 극구 사양하던 그 알바생들이 아직도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태균이 주말근접 시간에 언제나 틀어대는 지구촌마을 테마송은 언제나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그처럼 아찔하고도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수 없이 겪고나니 우리 모자 지금의 안정과 차분함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상천외할지라도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부딪쳐 볼 일입니다. 그렇게 수 없이 부딪쳤기에 가능한 일일겁니다.
어제도 늘 그렇듯 집으로 돌아오고나서 태균이의 세바퀴 산책과 그 짬을 이용한 엄마의 고사리 채집과 네잎클로버 찾기, 그 장면들을 태균이가 사진으로 남겨줍니다. 그 짬새에도 무려 열 개이상의 네잎클로버를 찾았으니 저의 매의 눈이 제대로 작동되기 시작한 것인지, 수산리라는 이 동네가 원래 행운이 넘치는 곳인데 몰라보았던 것인지...
새로이 컨테이너터전의 집을 짓고있는 곳도 수산리이니, 잘못된 선택은 아니라는 계시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행운이 주어진다면 거기에 걸맞게 베풀고 마음을 나누고, 그리고 아픈 자식을 가진 부모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더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직 평일에 돌아오는 공휴일 개념이 없는 준이는 제가 어떤 언급도 없었으니 밥먹고 보충제먹고는 샤워한다고 옷벗고 들어가는데 태균이 아직 샤워시간 아니라고 말리고 난리도 아니네요 ㅎㅎ. 공휴일답게 느긋하게 하자는 메세지이니 이제 스스로 판단하고 세상에 대처하는 능력이 너무나 좋아져서 이 또한 기쁨이네요^^
어제 오후, 파란 하늘빛 아래에서 3바퀴를 해야된다고 손가락으로 말하며 열심히 도는 태균이, 아내의 출산때문에 오랫만에 출근한 주간보호센터 담당교사가 태균이 4-5kg는 살이 빠져보인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네요. 내장지방을 녹여준다는 CLA보충제 열심히 먹였더니 역쉬^^
첫댓글 네잎 클로버 진짜 놀랍네요.
설마 4잎 종자가 따로 있진 않을꺼구
그렇담 3잎은 섞여 있지 말아야 되구요.
우야등 행운은 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