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59]
사무직 종사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잡기로는 당시 고스톱과 바둑을 들 수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두 가지 다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 두고 말았다. 고스톱은 판이 끝난 다음 점수 계산을 해야 하는 데, 나는 복잡한 계산인 경우 아주 귀찮은 생각이 들었고 싫증을 느꼈다. 왜냐하면, 나는 원래부터 수리적이고 계산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간순간 판단을 빨리 하여 게임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야 하는 데, 나는 속도가 늦어 사람들을 지루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스톱은 나에게는 생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또한 귀중한 시간을 사소한 것에 너무 낭비한다는 생각도 들어 일찍 그만 두게 되었다. 한 때는 고스톱이 국민 오락으로 부상해서 각 직장마다 고스톱 열풍이 불었던 적도 있었다. 계산이 빠른 은행원들이 특히 고스톱을 좋아했다. 직원들은 은행 숙직실이나 퇴근 후 음식점에서, 호텔 사우나 방, 여관방까지 자리 잡고 앉아 고스톱 삼매경(三昧境)에 빠지기도 했다.
내 친구들도 젊었을 때는 만나면 고스톱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더니 빈도가 약해지고 대신 골프나 헬스, 등산 등 건강 관련 취미활동으로 옮겨갔다.
내가 바둑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시간의 아까움도 있었지만, 상대방에게 지고 났을 때 화가 나는 것을 제어하기가 힘든 것이었다. 어떤 성질 급한 사람은 싸움 바둑에서 대마가 잡혀 대패하자 바둑판을 엎어버리고 상대방과 대판 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그래서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고 정신수양의 훈련장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승부욕이 강해, 질 때마다 마음의 평정을 기하기가 너무 어려웠고, 복잡한 수의 계산이 흥미를 떨어뜨려 일찍 그만두게 되었다. 그러나 두뇌구조가 다른 나의 장형(長兄)은 어릴 때부터 바둑을 좋아해서 대학 시절 때 아마 5단의 경지에 이르렀다.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취미활동들은 나하고는 인연이 닿지 않았고, 나에게 이제 남은 유일한 취미는 음악 감상과 독서,유투브시청, 산책, 글쓰기 외에는 없다. 그러나 독서의 즐거움은 그 어떤 취미생활에서도 도저히 맛볼 수 없는, 말할 수 없는 기쁨과 감동을 가져다주고 있다.
[에피소드160]
어느 날 구로공단지점의 김재수대리와 함께 업무 시간 중 섭외 핑계를 대고 전날 과음한 피로를 풀려고 근처 목욕탕에 들어갔다. 따뜻한 탕 속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샤워를 시원하게 한 다음 기분 좋게 목욕을 끝냈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문에서 부산상고를 나오고 한국은행 출신인 L지점장이 들어오고 있었다. 업무 시간에 사우나를 하다가 지점장과 마주친다는 것이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황급하게 화장실에 숨었다. 그런데 만약 지점장도 화장실에 들렀으면 우리는 꼼짝없이 마주칠 뻔했다. 다행히 지점장이 탕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우리는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L 지점장은 젊었을 때 동네 씨름선수였다. 그는 젊은 행원들과 힘자랑으로 팔씨름을 하기도 했다. 그는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그만의 독특한 로봇 춤을 추어 좌중을 즐겁게 했다. 그는 길을 걸어가면서 내 앞에서 7방을 연속으로 방귀를 낀 적이 있기도 했다.
[에피소드161]
지점 여직원 중에 K라는 직원이 있었다. K는 몸가짐이 단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공단에 배회하는 한 불량배 남자를 사귀었다. 그 불량배는 K가 은행여직원인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남자였다. 그 남자는 K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 K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졌다. K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가 요구하는 오토바이까지 사다 주었다. 그 후 남자는 수시로 돈을 요구했고 남자에게 빠진 K는 마침내 해서는 안 되는 은행의 고객 돈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은 액수의 돈을 빼다가 점차 액수가 커졌다. 그러다가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마침내 범법 사실이 적발되었다. 그러나 은행 측에서는 대외적인 공신력과 여직원의 장래를 참작하여 형사고소는 피한 채 뒷수습을 하였다.
지점에 근무하였던 축구선수 출신인 나와 동갑인 남자직원 한 명도 일 년 전 본점부서에서 고객 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면직되었다. 은행은 직원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아주 관대한 직장이다. 그러나 돈을 다루는 업인 만큼 금전에 대한 잘못만큼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원칙이 무너지면 조직이 유지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첫댓글
맞습니다,
1990년대 전 후 한 때 고스톱 열풍이 분 적 있지요~~
심지어는 점심 먹고도, 단판 내기 해서 밥값 씌우고,,,
요즘은 전자 게임 탓인지 누가 화투 치잔 말 안 해서 넘 좋습니다^^~
ㅎ
한 때는 고스톱공화국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고스톱열풍이 전국적으로 불었죠ㅡ 고스톱으로 밤을 새는 사람들 중 허리가 부담이 되어 디스크가 걸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 병은 고스톱 디스크라고 명명되었죠ㅡ
저도 한때는 고스톱선수였어요
가장 길게 친 시간이 24시간 정도될거예요
어느날 화투장 대신 산으로 갈아탔어요
담배와의 이별 23년
소맥과의 이별 7년
고스톱과의 이별 20년 정도입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용어는?
맨땅에 헤띵구
집나간 가시나 아 배서 온다
님과 함께 쪽과 함께
오고가는 현찰속에 밝아오는 고도리질서
퇴근후 술퍼마시다가 함 째자!! 이러면
바로 군용담요 폈습니다
도가니 때문에 산도 장기도보도 다 끊었는데
아직도 인생에서 끊을게 있는지..
추억은 그래도 달콤하고 인생은 쓸쓸합니다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최곱니다!!
몸부림님도 젊었을 때 정말 대단한 스타였네요. 고스톱스타ㅡ ㅋ ㅋ. 아무튼 지금은 그 모든 잡기나 술에서 떠나셨으니 이제 평온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ㅡ
저는 고스톱은 안 해봤어요.
국민 오락에 문외한입니다. ^^
바둑도 못 둬요.
어릴 적 오목만 좀 둬봤습니다.
지금 제 취미는 팝송 부르기가 됐네요. ㅎㅎ
다저스님이 놀라운 기억력으로 올려주시는 그때 그 사람들 얘기는 늘 흥미롭습니다.
항아리님이 저의 글방의 제일 크고 소중한 고객입니다
오늘도 정성댓글 보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보통 점잖은 여성들은 고스톱을 안 치는 것 같습니다
고스톱은 돈이 왔다갔다하는 노름이라서 얌전한 여성들 컨셉하고는 안 맞죠~~~
고스톱은 놀이문화가 별로 없을 때의 국민오락이었습니다
정말 옛날에는 고스톱 많이 쳤는데
요즘에는 다 없어진것 같아요..
장례식장에서도
밤을 세워준다는 명목으로 고스톱 치고요.
저는 돈 잃으면 내돈 아까워서
못쳐요.ㅎㅎ
아이고 샤론님 말씀과는 달리 고스톱
잘 쳤을 것 같은데요~ㅎ ㅎ
시댁식구들이
명절때 우리집에 모이면 고스톱만 치고 저는 외며느리라
혼자서 손님대접만 해야해서
너무너무 싫어했습니다..ㅎ
저는 많은 돈을 날린 게ㅡ 고스톱이 아니고 카드였었죠
그리곤 바둑!!
같은 치수끼리 바둑판 밑에 많은 돈을 놓고 밤을 새우기도
그때 피운 담배가 하룻에 2갑
다저스님의 글을 읽으며
쓸펐던 과거사를 돌아봅니다
아이고 바다님 젊은 시절에 고생 많이 하셨군요. 고스톱보다 포카게임이 단위가 큰 노름이죠ㅡ바둑도 내기 바둑을 두셨군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