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을 부를 때 / 송원근 / 다람
영화 [김복동]을 만든 작가는 영화를 만드는 중에 그렇게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를 봐야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전문 글쟁이의 솜씨는 아니다.
동일인을 취재하고 만들어진 김숨의 소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를 통해서는 머릿속에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진다. 집을 떠났을 때의 모습부터 군인을 받던 장면 하나하나가 떠오른다. 나의 가슴은 감정이 복받쳐 오르고 머릿속에서 가공된 육두문자들이 조립되곤 했다. 김숨의 글로 전해진 할머니는 "숭고함"이었다.
관객들에게 '희망'을 전해야 한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문제 해결을 위한 열망을 심어야 한다. 그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처절한 절규와 끔찍한 과거를 되짚는 영화가 아닌, 피해자를 넘어서 스스로 다른 피해자를 돌보고 안아주던 할머니를 그려야 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가 하겠다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 120
영화 [김복동]을 보지 않았으므로 영화감독이 영상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은 글을 통할 수밖에 없다. 영상에서 다 전하지 못한 그의 마음을 글로 표현했으리라. 영화를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가의 마음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군인들한테 끌려다닐 때,
나는 나를 찾지 않았어.
해방되고 다를 나를 찾을 때도,
나만 나를 찾지 않았어.
나 없이 살았어, 나 없이······. -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