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문화강좌를 다녀와서

[원진호]

난  가능하면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강좌에는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황 의호,황 의천선생님의 '내 고장 바로알기 강좌'도 좋고, 외부에서 초청해서 오시는 전문가 분들의 강연도 좋다.

그들에게는 고수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좋다. 

오늘 들은 강연의 주인공도 그러했다. 고수의 냄새가 났다. 아니~ 고수다

실제로도 고수중에 상고수인  인간문화재 최 기영 대목장(목수의 우두머리,도편수)이시다.

 연세는 올해로 68세(이분은 육팔이라고 말씀하신다. 육팔 사십오이니 20년 나이를 깍아 먹어 좋다고 하신다.)이시고 51년동안 목수일을 하시고 계신다. 이 분이 우리나라 최고로 오래된 목조건물인 봉정사 극락전(1300년전)도 보수 해체하는 작업을 했고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에 있는  20미터 높이의 5층 목탑도 제작하였다. 그리고 죽어도 죽을 때까지 작업에 참여하고픈 것이 경주의 황룡사 9층 목탑의 재현이라고 하신다. 높이가 지금의 아파트 20층 높이 정도고 86미터 정도된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5층까지 스님들이 생활한 생활건축이라는 것이다. 그 기술은 지금도 흉내내기 어려운 것이라 한다."왜 그렇게 탑의 재현에 집착을 하는지?"에 대한 청중의 질문에 나뿐만 아니라 대목장 목수라면 그렇게 위대한 건축물에 욕심을 낼 만할 것이라 하면서 신라인이 그 탑을 짓고 삼국을 통일한 것 처럼 그 탑을 재현하면 남북이 통일되지 않겠냐고 되묻는다. 이때 터지는 청중들의 박수~~

 이 분의 강의는 시골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옛날 이야기하듯이 구수하다. 그러면서 개인사 이야기하다가 문화원 천장 물새는 것,곰팡이 냄새나는 것 이야기 하다가  두서가 없는 듯 하다. 하는 말 또 하는데도 청중은 집중하고 즐거워 한다. 그분의 강의에 장인이 갖는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순간순간 주제에 걸 맞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간단한 몇 마디가 책상물림들의 늘려서 하는 어려운 말 보다 더 쉽고 핵심을 찌른다.

 강연 제목이 '한옥의 미와 기능'인데 미와 관련해서 말씀하시는데, 한옥을 설계도면으로 미리 만들어 계획할 순 있지만 추녀의 선이나 지붕의 흘림등은 오직 목수의 느낌만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옥짓기는 예능의 분야가 된다는 것이다.  한옥의 기능에 대해서는, 한옥은 한마디로 인간의 맘을 정화하고 70노인을 회춘시키는 곳이란다. 소나무 기둥이 숨 쉬고 황토가 숨쉬고 옹기기와가 숨을 쉰다. 인간의 기운과 교감을 하면서 한옥은 주인을 편하게 하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는 명쾌한 설명이시다. 그런 거다 한옥은!

 한옥이 비싸다는 것에도 거침없이 말한다. 한옥의 건축비가 평당 1,200~2000만원이 들지만 그 집은 5백년 간다고 한다. 시멘트로 진 현대 가옥이 평당 5백이라면 수명은 50년 갈까? 그렇다면 평균년수 평당 비용은 한옥이 훨씬 싸다는 것이고 한옥을 지어야 목수들도 먹고 사는 거 아니냐하면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시면서 너스레를 떠신다. 이 분의 목수에 대한 자부심은 조선시대 궁궐내 의원과 더불어 종3품 당상관까지 갈수 있는 계층이 목수였다는 설명에 묻어 난다. 대목장께서는 먹고 살기 위해 한옥을 짓는 목수가 되었지만 진정으로 인간을 생각하고 짓게 된 것은 목수일 하고 30년이 지나서 라고 한다.

 대목장께서는 일본과 중국,그리고 우리나라의 한옥구조에 간단히 설명하고 작지만 웅장하게 보이는 우리나라 한옥을 작은 거인이라 칭하면서 그 우수성을 강조한다.

 대목장님과 같이 오신 이 지역 출신의 문화재청의 과장님은 즉석 인사에서 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국운이 융성해 지는 이 때에 문화적 가치를 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천에 들어 오는 충청수영청을 국가사적지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그 의의를 설명한다. 나도 내가 사는 보령지역이 해수욕장에 사람 많이 온다거나 공장이 많다는 걸로 자랑하고 싶지 않다. 문예와 체육이 발전하고 어울려 사는 인심이 좋은 그런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우리 책익는 마을의 활동도 크게는 이런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강좌는 2주마다 열릴 계획이고 한 번은 지역 강사(황의호,황의천선생님이 주로 하실 것 같다)와 외부 강사와 번갈아 하며 한다고 한다.  작년 인문학 페스티벌때 탑강의를 해 주신 류 호철교수님은 7월 28일에 오신다고 한다. 마을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덧붙여 한마디 한다면 문화원 건물이 이번 장마로 망가지고 있다. 강당에 들어서는 순간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고 천장에는 물이 새 얼룩져 있다. 사실 문화원에는 고명하시고 존경받을 만한 어른들이 많이 계시는데 수족이 되어 일할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이 점이 건물이 망가지는 것 보다 더 우려스럽다. 행사의 홍보나 섭외등에 있어 전혀 보령 시민과 함께 하지 못 함을 느낀다. 문화원은 소속 회원들을 위한 곳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자족적이여서는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지지를 받지 못 하면 현재의 문화원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앞으로 지역의 문화 활동력이 경쟁력의 지표가 될 것이다. 오천 수영청에 많은 문화 시민들이 자원 봉사로 나서 외지에서 관광오는 분들을 안내하고 해설해 주어야 할 텐데 이런 사업도 문화원이 주도적으로 해나가야지 않겠나?  외지에서 문화답사는 여행을 온 사람이 있으면  문화원에 가서 정보를 얻으시라고 자신있게 권해야 되지 않겠나?  문화해설사가 필요하면 즉각 매칭시켜줄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해 놔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역량있는 젊은 사람들이 문화원에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여 백제문화역사 재현단지내 건축된 오층목탑

(20미터 정도의 10층 높이라 한다.)

[겨냠(장윤성)]

한옥은 예술이군요. 그런데 저는 그 걸 알지 못하고 아파트가 더 편하다며 아파트를 좋아하는 아둔한 사람입니다.

[하여금(최은주)]

대목장님이 예산 출신이라는 이야기는 들은거 같은데.. 저도 한옥에서 살고 싶어요. 특히 옛집.

[바다(박현주)]

이런 좋은 강의가 있는 줄도 몰랐네요.. 한옥에 관심 있는데 못들어서 너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