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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자립형 사립고 비교 | ||
구 분 |
사 립 고 교 |
자립형 사립고 |
학생선발 |
평준화 지역 : 학군별 배정 비평준화지역 : 학교별 선발 |
전국단위 선발 가능 국영수 지필고사 불허 |
교원자격 |
교원자격 필요 산학겸임교사, 강사 등 활용 |
학교장은 자격 불필요 산학겸임교사(교원정원의 1/3) 등 활용 |
교육과정 교과서 |
교육감 승인, 국정 검인정 교과서 사용 |
국민 공통 과정 외 자율 운영 |
수업일수 |
220일 이상 |
198일 이상 |
법인 전입금 |
수익용 기본 재산 수익의 80% 이상 |
학생 납입금 대비 8 : 2 이상 |
등록금 |
시․도 교육감 결정 |
일반고의 3배내 학교장 결정 |
장학생 비율 |
규정 없음 |
학생 15%이상 지급 의무화 |
재정 결함 보조 |
보조할 수 있음 |
없음 |
학교 평가 |
평가실시 가능 |
매년 평가 및 결과 발표회 개최 |
기존의 사학은 사학의 기본권이 철저히 무시되어 왔습니다. 학생선발, 교과목 편성, 등록금 책정 등의 자율권을 갖지 못함은 물론, 다른 일반 공립고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교원의 수를 늘리거나 학급당 학생의 수를 줄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국가가 재정지원과 학교운영 전반을 통제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몇몇 종교 단체가 세운 학교와 특수 목적고를 제외하고는 실상 사립과 공립간, 나아가 사립간에도 차별성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학 나름의 건학(建學) 이념을 가지고 그에 맞는 특성화된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사학의 존재가치는 그 근거를 상실한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는 자연스럽게, 그 동안 공교육의 근간이었던 고교평준화에 대한 비판으로 흐릅니다. 사회는 점점 다양화․전문화하면서 개별화․특성화된 교육내용과 함께 새로운 교육환경을 요구하는데, 획일적인 현 교육 시스템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발전의 사각지대에서 정체된 채 구태(舊態)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교교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제도권 교육 밖에 낙오되어 왔으며, 이로써 교육계는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과 함께 지금의 <학교 붕괴> 현상에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합니다.
평준화정책 하에서 사적 부담을 지더라도 차별화된 양질의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욕구는 어쩔 수 없이 사교육비의 증가를 불러왔고, 해마다 국내 교육제도를 불신하고 해외로 나서는 <교육 이민자>들의 확산을 초래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의 근본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학교는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여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욕구와 자질 및 적성에 부합하는 형식으로 특성화․다양화해야 하고, 교육소비자들은 이것을 직접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자립형 사립고가 도입되면 사립학교들간은 물론 일반 공립학교 또한 질적 수준을 향상하려는 경쟁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사립고로 지원될 재원이 공립고에 돌아가게 됨으로써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입니다.
교육의 균등이란 모든 이에게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하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 학생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질적 균등입니다. 교육부 측에서도 교육개혁 관련 대담을 통해, 향후 교육재정 투자에 지역 간 차이를 두어 자립할 수 있는 지역은 지원액을 줄이고, 어려운 지역은 늘이는 방식으로 「교육의 질적 균등」을 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립형 사립고는 「귀족 학교(貴族學校)」로서 사회적 위화감과 계층간 대립을 불러올 것입니다. <학생 15% 이상 장학금 지급>을 의무화한다고 하더라도 자립형 사립고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일부 특수 계층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오히려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0%의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하위 10%의 6.4배에 달하고 있고, 2000년도 서울대학교 신입생 부모의 직업분포를 보면 서울대 신입생의 49.8%를 경제활동인구의 9%에 불과한 관리직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유층의 자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서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는 것은 교육을 시장화(市場化)함으로써 <복지(福祉)>로서의 교육이념을 버리고 공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입시와 교육과정의 자율은 전국의 모든 공․사립학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할 사항이지, 선택된 소수의 사립학교만 누려야 할 사항은 결코 아니며, 공교육에 대한 구체적 대책 마련이 없는 상태에서 자립형 사립고를 당장 도입하는 것은 순서에 어긋납니다.
고교 교육이 다양화, 특성화된다 해도 그 연장선상으로서 대학은 아직 그것을 수용할 만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황도 문제입니다. 농어촌 특별전형, 특차 및 수시 모집, 학교장 추천 등 과거에 비해 대학입시 전형이 다양해졌다지만, 특성화고교나 대안학교에 대해서는 인색한 것 등, 아직은 대학 입시 전형의 다양한 시도가 일반화되지 않은 채 여전히 학력을 중심으로 대학간 서열이 확고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립형 사립고가 도입된다면 다양한 교육과 환경의 제공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다기보다는 「입시 명문고」로 변질될 확률이 클 것입니다. 학습과목을 특성화하여 심화교육을 실시하겠다던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수 목적고가 사실상 입시 명문고로 변질된 점이나, 현재 각 시도 교육청에서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제시하고 있는 <특성화된 교육과정>의 내용이 예․체능과정과 실업계 직업과정을 제외하면 기존의 문․이과를 대학 학부과정에 맞추어 세분화한 모양과 비슷하다는 점도, 자립형 사립고가 입시위주의 명문고등학교화 할 것이라는 근거로 제시됩니다.
고교 평준화가 학력 저하를 가져왔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동시에 그 동안 고교평준화는 과열입시와 과외열풍으로부터 초․중교육을 정상화시켰으며, 지역간, 계층간 격차의 완화에도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문제는 현 고교평준화정책의 지나친 경직성에 있는 것이지, 평준화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도의 완화를 통하여, 공사립을 막론하여 개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실업고, 인문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의 기존 교육제도를 충실히 활용하면 교육의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준별 학습도 교사 1인당 담당 학생수가 적으면 개인별 학습지도가 가능할 것이며, 차선책으로 우열반에 대한 인식도 새로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의 다양화, 개별화, 특성화는 공교육의 테두리 안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정부는 소수계층에 유리한 자립형 사립학교를 새로 신설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공교육제도를 활용하고 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교육개혁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가 고교 교육 정상화, 학생의 입시 부담 경감, 고액 과외 수요 억제를 위해 <수학 능력 시험>을 쉽게 출제하고, 본고사 폐지로 방향을 설정하자, 일부 대학에서는 새로운 입시 제도로서 「심층․구술 면접」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심층․구술 면접」에 대해 학생의 의견을 말해 보십시오.
무엇보다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과 종합적 판단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더욱 자세히 평가할 수 있는 제도라고 판단하여 찬성합니다. 또한 심층면접은 논술고사의 평가요소에 표현능력과 발표력까지 추가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학생을 선발할 때 소홀하게 다루었던 부분들을 심도 있게 검증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대학 나름대로 자체적인 새로운 평가방법을 마련했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고 객관적, 효과적인 전형도구를 개발하여 대학과 학과가 원하는 학생을 선별해낸다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것입니다.
셋째,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과외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층 면접은 학원에서 익힌 똑같은 내용과 기술적 요령을 익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고, 평소 폭넓은 독서와 교양, 토론 습관 등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를 통해 학생들이 평소에 사물과 현상에 대해 깊이 사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그 교육적 효과 역시 높이 평가될 것입니다.
불과 30분 남짓한 시간에 수험생의 실력을 깊이 있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입니다. 일부 교수들까지 한 학생의 지적 능력을 30분 안에 평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비쳤고, 면접 교수들의 주관적인 판단 차이 때문에 점수 차이가 적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측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제대로 확보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둘째 수험생 입시부담 가중입니다. 예전에는 수능을 우선으로 하고, 면접은 뒷전으로 미뤘는데, 이제는 1학기 시작부터 수능과 논술은 물론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수능, 내신, 논술, 면접까지 모든 것을 잘하는 <만능 학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입시 준비생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셋째, 학교교육이 더욱 부실해지고 심층면접을 위한 고액 신종 과외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습니다. 지금 수능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고교 교육을 감안할 때 면접에 대한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상, 학교수업은 학생들로부터 외면 당할 것이고, 이는 곧 과외와 직결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교육열, 경제력이 취약한 지방 및 서울 강북지역 학생과 경제적 여건이 월등한 강남지역 학생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이 더욱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앞섭니다.
지난 8월 13일. 서울대학교 정운찬 총장은 신입생 선발 방법으로, 현재의 성적 위주 선발 방식을 지양하고 「지역 할당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역 할당제」에 대해 학생의 의견을 말해 보십시오.
서울대학교는 매년 신입생들의 출신지역과 부모의 직업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갈수록 서울지역 및 부유층의 자녀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2001년도의 자료를 보면 지역별․계층별 편차가 매우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대도시와 광역시 출신이 77%를 차지하고, 읍․면 이하 출신은 3.2%에 불과했습니다. 부모의 직업을 보더라도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과 사업가, 기업체 간부 등을 합하면 52.8%로 절반이 넘는 반면, 농․어업은 3.5%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같은 불균등한 구조를 바로잡고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입학 기회를 주기 위해 지역할당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지역별 쿼터제를 해야 계층 이동이 가능해지고, 서울대에 각계각층의 사람이 모이면 사회통합을 위해 좋을 것」이라는 정 총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입니다. 직접적인 취지는 각계각층의 학생들을 한데 모아 풍부한 간접경험의 기회를 줄 것입니다.
기회 균등의 신장을 위한 적극적 차별 철폐 조처의 확대는 사실상 인류 역사의 미덕이자 진보입니다. 지역할당제의 사회통합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입시나 대학 서열이 초래하는 학력사회 및 학벌사회의 폐해를 겸허하게 인정한다면 서울대 총장의 「사회적 약자 배려」주장을 폄훼(貶毁)할 염치는 누구의 몫도 아닐 것입니다.
현행 농어촌 출신자 특별전형과의 관계조정이나 지방으로의 서울 학생 역류 가능성 등을 따지는 것 등은 일의 성사를 발목 잡는 지엽적인 비판일 뿐입니다. 더욱이 서울대 입학생들의 자질 하향을 걱정하는 것에는 기득권 세력의 기우(杞憂)와 오만(傲慢)까지 엿보입니다.
올해 농어촌 특별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처음 입학한 학생들의 1학기 성적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합니다. 그들 대부분이 교육 상인이나 입시 기술자들에 의한 사회․경제적 「가공(加工) 학력」없이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청사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지역할당제 입시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따지기 전에 현행 입시제도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먼저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주(李相周)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지난 8월 20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념적․이론적․사회적 현실로 볼 때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는 제도」라며 「교육은 인재 양성 기능과 함께 사회통합 기능도 있는 만큼 국립대인 서울대가 지역할당제를 통해 군별로 1․2명씩 300여명을 뽑아도 큰 무리는 없다고 본다」며,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서 반발한다면 지역할당제 모집인원만큼 정원을 늘려줄 의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 23일. 서울대의 지역할당제 도입 방안에 대해 주요 대학들이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외국어대 안병만(安秉萬) 신임 총장이 지역할당제에 의한 신입생 선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정책이 제대로 되려면 정확한 현실 진단의 바탕 위에서 선명한 목표를 설정하는 동시에 그를 달성할 효과적인 수단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역 할당제는, 서울대가 지난 7월 발표한 「2002학년도 신입생 특성 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서울대의 입학생이 대도시 출신과 중․상류층 등 특정 지역과 계층 출신에 집중되는 현상을 해소해보자는 취지일 것입니다.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서울의, 그것도 강남 지역의 부유층 출신 학생의 집중을 줄여보자는 뜻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대도시라고 하더라도 광역시는 학생 수에 비해 특별히 많은 신입생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차별(逆差別)이 생길 것이다」, 「악용의 우려가 있다」는 기왕의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지역할당제는 그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논란만 많고 실효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서울 강남 지역 학생들의 상대적 우위는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진학률이 높은 것은 비단 서울대만이 아니라,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일류대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어찌 보면 고교평준화가 빚어낸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지역할당제는 공교육의 형해화라는 상류의 오염원은 그대로 놓아둔 채 하류에서 오염된 강물의 극히 일부분을 정화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입니다. 국립대학인 서울대학이 한국 사회의 증대하는 계층 격차와 그 파급효과에 관심을 갖는 것은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지역할당제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소득층 대학교육 확대를 위한 영국 정부의 공립학교 및 지역 할당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8월 24일자)가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교육지원단체 서튼 트러스트에 따르면, 영국 상위 13개 명문대를 조사한 결과 상류층 입학 비율이 하류층의 25배에 달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대학 재정지원을 총괄하는 영국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는 2001년 명문가(名文家) 자녀가 많은 사립고 출신이 명문대를 독식하는 관행을 깨기 위해 「참여 확대를 위한 프리미엄」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각 대학의 공립학교 출신학생의 입학비율 달성치를 공시하고, 저소득층 거주지 출신 학생 입학시 5%씩 추가 재정지원을 하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리버풀 대학 앨런 스미서스(교육학) 교수는 「실력에 따라 선발되는 학생들이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고 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찾는데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우수 인재 양성에 실패한 공립학교 교장들에 보상하겠다는 정책은 교육의 질만 낮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옥스브리지」의 엘리트주의를 타파하는 것과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부모들이여, 자식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되, 다만 가난한 동네에 집을 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초․중․고생들의 여름방학과 더불어, 단기 어학연수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조기유학의 명암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습니다. 높은 교육열 속에 유학길에 오르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기에 조기 유학에 대한 염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기 유학의 열풍」에 대한 학생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
조기 유학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느끼는 학교 교육의 현실에 대한 실망감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학을 택한 대부분의 학부모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하나같은 공통점은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의 교육환경이 모든 면에서 월등히 더 낫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이민이나 유학 온 아이들 역시도 대부분은 새로운 학교에 만족감을 표현합니다. 고학년 때 온 아이들의 경우는 영어 때문에 상당수가 고통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배우는 과목도 적으며 숙제도 없고, 또한 배우고 싶은 과목을 골라서 배울 수 있고, 암기 위주의 시험의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학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시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서 보다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 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바로 조기 유학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져오게 하는 매개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경험해야 했던 치열한 경쟁을 피부로 느끼지 않고 그런 만큼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감소됨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높은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조기 유학에 거는 또 다른 기대 중의 하나는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영어권 문화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력을 요구하는 사회적 풍토와는 달리, 우리 학교 교육의 현실에서는 아직 그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명문 외국 학교를 나오게 되었을 때 보장되는 사회적 성공에 대한 보상심리도 덧붙여 작용합니다. 이처럼, 좀더 어린 시기에, 아직 언어적 감각이 살아 있을 때에, 한시라도 빨리 영어와 영어권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조기 유학 이외의 방법으로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영어 학습에 관한 필요성이 조기 유학 열풍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조기 유학의 실패는 수업방식에 대한 부적응에 있습니다. 미국식 수업 진행은 프로젝트 방식인데 비해, 일방적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은 발표력과 창의력이 떨어져 프로젝트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또 미국 학교는 스스로 학습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상호존중이나 봉사정신을 중요시하는 수업방식에서 소외당하기 쉽습니다.
미국의 사교육 현실은 한국 뺨칩니다.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학군(學群) 찾아 이사(移徙)도 불사합니다. 학군이 어디냐에 따라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집값이 2배는 차이가 나는 건 보통입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일류 대학에 넣겠다고 과목마다 가정 교사를 붙여서 과외 공부를 시킵니다.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그 <다양(多樣)한> 활동 점수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애를 써야합니다. 여러 군데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어 선택(選擇)의 기회가 많다고합니다. 그러나 <여러 군데> 대학의 각기 다른 입학 기준을 알아보기 위해 엄마들은 학교마다 찾아다니며 머리가 터지게 정보(情報)를 구해야 합니다.
특히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주는 괴로움을 견디어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에세이나 역사 등 영어로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경우 현지인들을 따라 잡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일상생활에서도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소외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수업방식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자아 정체감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로 인해 현지에서 일탈행위를 하게 될 확률을 높여줍니다.
사람이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고 나면 한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역량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자아정체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아정체감의 형성이 한창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기입니다. 바로 이러한 자아 정체감이 형성될 청소년기에 필요한 일은 지속적인 가정과 사회의 보살핌입니다. 새로운 언어와 문화, 낯선 거처와 학교에 대한 적응을 위해서도 또한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부모와 사회의 관심일 것입니다. 그러한 시기에 부모와 떨어져 있거나, 동일시할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이국적 문화를 접하게 된다면,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우리는 선진국의 유행이나, 비판에 너무 약하고 무조건적으로 모방 내지는 맹종하려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또한 우리 학생이 미국의 일류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고 하면 국내 언론들은 취재에 법석을 떨고, 젊은 엄마들은 자식의 조기 유학을 위한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됩니다. 빚을 지는 한이 있더라도 학비는 대줄 테니 부디 공부만 잘하라는 식의 막연하고 감상적인 유학이 조기 유학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물론 한국의 공교육이 충분히 높은 양질의 교육적인 성과를 내어주지 못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사교육비에 투자하는 돈으로 유학을 보내겠다는 부모들의 심정에 감정적인 이해는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외국 것에 대한 맹종과 사대주의적 발상, 그리고 거기에 편승한 지나친 교육열이 동기가 된 조기 유학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하기에, 조기 유학의 동기와 목적, 학생의 장래,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경험이 많아질수록 이해력과 논리적 사고능력이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외국어 습득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교육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상충되는 현상을 설명해 보시오.
나이가 들어서도 외국어를 배울 수는 있지만, 훨씬 더 힘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실수의 두려움이 없고, 자의식이 강하지 않은 어린 시절이 외국어 습득의 황금기라는 것이 「결정적 시기 가설」의 요체입니다.
1950년대 이래 외국어 학습의 최적기(最適期)를 찾기 위한 많은 연구와 실험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1967년 미국의 언어학자 에릭 레너버그 교수는「언어의 생물학적 기초」에서 인간의 언어 습득은 뇌(腦)나 발성기관의 발달 특성 때문에 사춘기가 지나면 어렵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또 MIT 언어학자 스티븐 핑커 교수는 6세부터 사춘기까지를 결정적 시기라고 했습니다. 결정적 시기가 언제인지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 동안 심리적․생리적․언어발달 측면에서 외국어 학습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10살 전후) 시작해야 효과적이라는 학설이 압도적이었던 셈입니다.
몇몇 소아 정신과 의사 및 아동 학자들이 조기 영어 교육, 특히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 교육을 「유아 정신 질환의 병인」으로 파악함에 따라 조기 영어교육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울대 이순형 교수(소비자아동학과)는 「기능과 학습 위주의 인지(認知) 교육은 효과가 없을 뿐더러 아이들에 대한 일종의 학대(虐待)」라며 「어린 묘목에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고사(枯死)하는 것처럼 조기 교육이 아이들의 성취 동기를 약화시킨다는 게 여러 사례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라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습니다.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아동학과)는 조기 외국어 교육 붐에 대해 「이른 시기에 과도(過度)하게 문자 교육에 노출된 아이일수록 학습 스트레스로 초등학교 진학 이후 학습 능력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교수(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는 조기 교육의 폐해를 낱낱이 지적한「느림보 학습법」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이 책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유아정신 질환에 대한 필자의 다양한 임상 사례가 실려있는데, 그 원인은 대부분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열이라는 것입니다. 지나친 조기 교육은 아이들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뿐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의 학습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신의진 교수는 「언어 능력은 듣기, 쓰기, 말하기, 독해, 문법 등 여러 영역에 걸친 종합적인 능력으로, 각 영역의 발달 시기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고 말합니다. 즉 발음 능력은 어려서 발달하지만, 단어 능력은 뇌(腦)의 측두엽이 발달하는 초등학교 때, 언어의 논리성은 초등 2-3학년이 넘어야 터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부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느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가설을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뇌의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 분야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 신경과학자인 앙겔라 프리데리치 박사는 「결정적 시기 가설」을 부정하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 아카데미 회보 최근호에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결정적 시기 가설」을 주장한 과학자들은 뇌 활동과 미국 이민자의 영어 실력을 분석하는 등의 실험에 주력했지만, 프리데리치 박사는 객관적 분석을 위해 <브론칸토>라는 인공 언어를 가르치고 뇌의 활동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뇌의 전기적 활동은 인공 언어를 처리할 때나 모국어를 할 때나 똑같은 패턴을 나타냄으로써, 지금까지 「결정적 시기 가설」에 따라 모국어와 나중에 배우는 외국어는 다른 방식으로 뇌에서 처리된다는 믿음이 완전히 부정되었습니다.
또 미국 스탠포드대 교육학자 겐지 하쿠다 교수는 인구 센서스를 활용해 중국과 스페인계(系)의 이민자의 이민 시기별 영어 능력을 조사했습니다. 최근 제출된 그의 논문에 따르면 일정 나이가 지나면 영어 능력이 뚝 떨어지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그는 「결정적 시기 가설」은 근거가 희박하며, 단지 나이가 들수록 완만하게 언어 습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맥길대 프레드 기니시 교수의 조사에서는 놀랍게도 어른이 된 뒤 이민한 사람의 3분의 1이 어려서 이민한 사람 또는 미국 본토인과 같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했습니다. 즉 외국어 습득 능력을 좌우하는 것은 나이 외에도 가정의 경제력, 인지 능력, 교육정도 등 사회적 요인인 것입니다.
뉴욕 시립대 지셀라 시아 교수는 아예 「결정적 시기 가설」대신에 「주요 사용 언어 교체 가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민 온 어린이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은 학교에서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반면, 어른은 모국어를 계속 쓰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영어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조사 결과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조기 영어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난 금액인 데 비해 막상 영어를 잘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적합(適合)한지 검증되지 않은, 외국에서 들여온 프로그램과 학습지,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억지 교수법, 무자격 외국인을 채용한 영어 유치원, 이 모든 것들이 실제로 조기 영어교육에는 거의 효과가 없고, 유아 교육 관련 사업자들의 배를 불리고, 부모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무용한 영어 학습에 내몰리며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아이들은 그만큼 특정 시기에 경험해야 할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잃는다는 것입니다. 즉, 조기영어교육은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몇 살부터 얼마만큼의 적합한 교육을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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